페르난데스 1619억 이적료, 이강인은 일단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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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데스 1619억 이적료, 이강인은 일단 잔류
그래픽=차준홍 기자 [email protected]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구단들이 지난달 겨울 이적시장에서 8억 파운드(1조2000억원) 가까운 거액을 지출했다. 종전 이적료 총합 최고액이던 2018년 4억3000만 파운드(653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유럽 축구계 내부에서조차 “미친 이적시장”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이적시장을 주도한 ‘큰 손’은 첼시다. 마감시간(현지시간 1월 31일 오후 11시) 직전 벤피카(포르투갈)의 중앙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22)를 데려오며 1억680만 파운드(1619억원)를 질렀다. 이전 EPL 개인 최고 이적료 기록인 2021년 잭 그릴리시(맨체스터시티)의 1516억원을 뛰어넘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리오넬 메시와 함께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영 플레이어상까지 수상하며 몸값이 폭등했다.
첼시가 영입한 엔소 페르난데스. 사진 첼시 인스타그램
앞서 첼시는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윙어 미하일로 무드리크(22·우크라이나)를 1342억원에 데려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공격수 주앙 펠릭스(포르투갈)도 임대 영입했다.
올 시즌 리그 10위(8승5무7패)에 그치자 첼시는 겨울이적시장 기간 중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1월에만 8명을 영입하며 5000억원을 썼다. 중심에는 토드 보엘리(50·미국) 구단주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침공 이후 러시아 출신 로만 아브라모비치 전 구단주가 경영권을 내려놓자 보엘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5월 6조3000억원에 첼시를 인수했다. 보엘리는 엘드리지 인더스트리 창립자이자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지분 20%를 보유한 스포츠 재벌(개인 자산 4조~6조원 추정)이다.
미국 사업가 출신인 토드 보엘리 첼시 구단주. 로이터=연합뉴스
첼시는 막대한 금액을 쓰고도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한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피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규정상 모든 구단은 직전 시즌 수입 이상의 돈을 선수 영입에 쓸 수 없는데, 첼시는 ‘초장기 계약’이라는 이색 방법으로 관련 규정을 피해갔다. 페르난데스와 8년 반, 무드리크와 7년 반, 브누아 바디아실과 7년 반 계약했다.
거액의 이적료를 들이고도 계약 기간을 늘려 연간 부담액을 낮춘, 일종의 편법이다. 예를 들어 무드리크와 이적료 8800만 파운드에 서명했지만 계약기간이 7년 반에 이르는 만큼 FFP에 제출하는 회계 장부 상의 부담액은 연간 1100만 파운드에 불과하다.
축구 재정 전문가 키어런 맥과이어는 첼시의 전략에 대해 “양날의 검”이라 꼬집었다. 해당 규정의 허점을 영리하게 이용한 건 맞지만, 해당 방식으로 영입한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인해 부진할 경우 장기 계약이 외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첼시는 산하 유스팀 출신 선수들을 비싸게 팔고, 전력에서 배제된 연봉 높은 선수들은 다른 팀으로 보냈다. 올겨울 미드필더 조르지뉴를 아스널에 183억원에 팔았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포로.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경쟁 팀들도 전력 보강을 위해 ‘쩐의 전쟁’을 불사했다. 리그 선두 아스널은 브라이턴 공격수 레안드로 트로사르(벨기에)를 409억원에 데려왔다.
손흥민(31)의 소속팀인 5위 토트넘은 스포르팅(포르투갈)의 오른쪽 윙백 페드로 포로(23·스페인)를 데려왔다. 임대 영입 후 올여름 600억원에 완전 이적하는 조건이다. 스리백을 쓰는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전술상 양쪽 윙백이 중요한데, 올 시즌 3골-11도움을 올린 포로가 가세하며 측면 보강에 성공했다. 반면 부진한 윙백 맷 도허티와 제드 스펜스를 각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렌(프랑스)으로 보냈다. 앞서 토트넘은 손흥민의 포지션에 비야레알(스페인) 윙어 아르나우트 단주마(네덜란드)를 영입했다.
핵심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부상으로 이탈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중앙 미드필더 마르셀 자비처를 임대 영입했다. 리버풀은 카타르월드컵에서 활약한 에인트호번(네덜란드) 공격수 코디 각포를 682억원에 영입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브라이턴 등 EPL 구단 중심으로 이적설이 돌던 마요르카(스페인)의 이강인(22)은 올겨울엔 잔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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