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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가 꿈…미국 대표팀도 뿌리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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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나 스미스는 어머니가 한국인인 ‘하프 코리안’이다. 특별 귀화를 신청해 마지막으로 법무부 승인만 남겨둔 그는 전방위 활약으로 팀의 선두 경쟁을 이끌고 있다. [사진 용인 삼성생명]

“적응 끝났어요. 거침없이 달릴게요.”

여자프로농구(WKBL) 용인 삼성생명의 상승세를 이끄는 ‘하프 코리안’ 가드 키아나 스미스(26·1m78㎝)는 올 시즌 전망을 묻는 질문에 거침 없이 답했다. WKBL 입단 후 세 번째 시즌을 맞지만, 스미스가 풀타임을 소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 무대 데뷔 시즌이었던 2022~23시즌 부상으로 전반기만 뛰고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엔 후반기에 뒤늦게 합류했다. 시작부터 함께 한 올 시즌 삼성생명은 선두 경쟁 중이다. 스미스는 득점, 패스, 경기 조율 등을 도맡으며 ‘올라운더’로 활약 중이다. “지난 두 시즌은 부상 탓에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에야 말로 내 진가를 보여줄 때”라 언급한 그는 “팀의 우승은 물론 최우수선수(MVP)까지 휩쓸겠다. 나를 믿고 한국행을 허락해주신 부모님 앞에서 당당한 딸이 될 자신이 있다”며 당찬 목표를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태어나 모레노밸리에서 성장한 스미스는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가 한국인인 하프 코리안이다. 아버지는 미 대학스포츠협회(NCAA) 워싱턴대의 존 스미스(56) 코치다. 미국의 한 대형 은행에서 일하는 어머니 켈리 스미스(54·한국명 최원선)씨는 일곱 살이던 1978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건너가 정착한 교포다. 그는 집안의 ‘농구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삼촌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LA 스파크스 코치를 지냈다. 할아버지는 밀워키 벅스 소속으로 미국프로농구(NBA) 코트를 누볐다.

스미스 자신도 2017년 미국 고교 농구 톱클래스 선수 24명이 참여한 올스타전 ‘맥도널드 올아메리칸 게임’에 출전한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루이빌대에 진학해 2021~22시즌 NCAA 여자 농구 디비전1(1부)에서 평균 12.0점 2.7어시스트 1.0스틸로 활약하며 팀의 토너먼트 4강행을 이끌었다.

2022시즌엔 WNBA LA 스파크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 가슴앓이를 할 때 삼성생명이 러브콜을 보냈다. 스미스는 주저 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내가 한국에서 뛰는 건 엄마의 오랜 바람이었다”면서 “미국에서 새벽 2시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지구 반대편에서 내가 뛰는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부모님을 위해서도 한국에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WKBL과 스미스는 궁합이 좋다. 그는 미국 농구에서나 볼 법한 화려한 개인기와 한 차원 높은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단숨에 리그 정상급 가드 반열에 올랐다. 덕분에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바로 태극마크다. 스미스는 미국 3대3 농구대표팀 합류 제안을 받았지만, 규정상 미국 대표팀으로 뛰면 한국에서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거절했다. 대신 귀화 절차를 밟기로 했다. 현재 특별 귀화 마지막 절차인 법무부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를 누비는 게 꿈”이라면서 “마침 2028년 올림픽이 고향인 LA에서 열린다.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해 메달을 목에 걸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피부색이 다른 한국 국가대표’에 대한 일부의 편견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겠다. 내 몸에는 분명히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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