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포지션 고민-미래 자원 확인, 유럽-중동 일정 잡아 떠난 홍명보 '과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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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가장 고민하고 필요한 위치의 선수와 미래 자원 발굴이라는 숙제를 안고 유럽으로 떠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홍 감독은 17일 유럽으로 떠났다. 현장에서 직접 봐야 알 수 있는 선수들의 기량 점검과 더불어 대표팀에 대한 의지 등을 면담을 통해 확인하기 위해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요르단 원정을 2-0으로 이기고 이라크와의 홈 4차전을 3-2로 승리하면서 3승1무, 승점 10점으로 1위에 오르며 안팎의 압박과 위기에서 한숨 돌린 홍 감독이다.
물론 승리했다고 홍 감독에게 100%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여전히 홍 감독에게 '불공정'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고 '20억 원 봉사'라는 조롱도 존재한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을 성토했다가 하루아침에 말을 바꿔 수락한 과정에 대해 여전히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다.
다만, 국회 현안 질의에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어도 위법한 행위가 발견되지 않았고 축구협회가 홍 감독에게 맡아 달라고 읍소한 자세가 잡혔던 이상 그 스스로도 억울함을 표현하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았다.
결국, 벤치 위에서 전술, 전략으로 말하는 것이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고 일단 중요한 2연전을 승리로 극복했다. 본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승점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홍 감독의 행선지는 다양하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유럽과 중동을 도는 일정으로 알고 있다. 중동을 먼저 가고 유럽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대표팀에 계속 불려 왔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의 경기 관전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일정이 바뀔 경우 추가될 가능성은 있다"라고 답했다. 포르투갈 출신 주앙 아로소 코치도 일부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홍 감독의 생각이 반영된 일정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A매치에 꾸준히 나서는 선수에 대해서는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어린 선수들을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라고 한 바 있다. 2년 뒤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겨냥, 점진적 세대교체를 하면서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를 줄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은 것이다.
가장 먼저 2003년생 중앙 공격수 이영준(그라스호퍼)을 확인한다. 이영준은 여름 이적 시장 수원FC에서 스위스 그라스호퍼로 이적했다. 김천 상무에서 병역 의무도 이행해 부담이 사라졌다. 리그 5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그라스호퍼를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일 취리히와의 취리히 더비를 관전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도 이영준이 뛸 수 있는 자리는 이번 2연전에서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등이 모두 골을 넣은 바 있다. 주민규(울산 HD)가 침묵하자 후배들이 골맛을 본 것이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언제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할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영준까지 본다는 것은 대안의 대안 마련으로 전력 극대화를 노리겠다는 홍 감독의 의지가 엿보인다.
'작은' 정우영(우니온 베를린)도 관찰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면 공격수와 2선 공격수 모두 소화 가능한 정우영은 이번에는 호출되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올 수 있는 자원이다. 그라스호퍼와 경기 일정이 겹쳐 면담으로 대체할 수 있다.
축구협회 국정감사 증인이나 참고인 출석 요청이 오지 않아 출장을 길게 잡을 수 있고 중동으로도 향한다.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해 중앙 미드필더 원두재, 권경원(이상 코르파칸)을 확인한다. 대표팀에 부름 받은 경험은 없지만, FC서울에서 뛰었던 20세 이하(U-20) 대표팀 출신 공격수 이승준도 있어 다목적 확인이 된다. 18일에 경기가 예정, 관전 예정이다.
중앙 미드필더는 박용우(알 아인)를 활용했지만, 원두재, 권경원도 충분히 부름을 받아도 이상할 것 없는 자원이다. 백승호(버밍엄시티)와는 다른 스타일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선수층 강화에 딱 맞는 관전이다.
원두재, 권경원은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중앙 수비까지 소화 가능하다. 특히 원두재는 경기 중 집중력, 정신력만 잘 살리면 대형 중앙 미드필더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과정에 중앙 미드필더를 두껍게 세워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이들이 나서야 한다. 신장도 어느 정도 있어 이라크전에서 제공권에 애를 먹으며 실점했던 아픔 상쇄도 가능하다. 그간 '큰' 정우영(울산 HD)이 수비 보호 역할을 적절히 해왔지만,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도 숙제라는 점에서 이들을 살피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선수 확인은 물론 세계 전술 흐름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유로파리그(UEL) 등의 관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UCL에는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페예노르트),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앙현준(셀틱) 등이 나서고 UEL에는 손흥민, 이한범(미트윌란) 등이 나선다. 모든 경기는 관전이 어렵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움직이며 전력 점검을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