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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김태리 '정년이' 놓치고…MBC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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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김태리 '정년이' 놓치고…MBC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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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김태리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MBC가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힘을 쏟는다.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 김태리 주연 '정년이' 편성이 불발되면서 낙심이 컸다. 김남주(52)를 비롯해 이제훈(39), 김희선(46), 한석규(59) 주연 드라마를 잇따라 편성, 금토극 라인업을 탄탄히 구축했다. 지난해 남궁민 주연 '연인'이 유일하게 흥행했는데, 올해는 절치부심 드라마 왕국 재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년이는 제2의 '옷소매 붉은 끝동'(2021) 신화를 기대하며 준비한 작품이다. 정지인 PD가 옷소매에 이어 연출을 맡았다.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소리 하나는 타고난 '윤정년'(김태리)의 여성국극단 입성과 성장기를 그렸다. 동명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당초 MBC에 편성됐으나, tvN으로 바뀌면서 잡음이 불거졌다. MBC가 CJ ENM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상대로 법적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소문까지 퍼졌다.

한 관계자는 "정년이는 MBC에서 편성을 확정한 상태였다"며 "MBC가 회당 20억원 이상을 주기로 했으나, tvN에서 더 큰 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장 질서를 망가뜨렸다"며 "'앞으로 스튜디오드래곤과 작업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소송까지 검토한 이유"라고 짚었다.

신현창 MBC 드라마국장은 법적대응설을 부인하면서도 제작사에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정년이는 스튜디오드래곤과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 앤피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김태리 소속사 매니지먼트mmm도 공동 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신 국장은 지난달 뉴시스에 정년이 편성 불발 관련 "마음 같지 않다"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과는 상관없다"면서도 "저희가 오래 준비했다. 1년 남짓 극본 작업을 하고, 인원도 투입해서 했으니까. 제작사와 문제가 남아있다. 법적으로 잘 정리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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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는 상승 기세를 탔다. 연인에 이어 이세영 주연 금토극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최고 시청률 9%대(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찍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룹 '아스트로' 차은우 주연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수요극으로 주 1회 편성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2022년 12월 '일당백집사' 이후 수목극을 폐지, 1년 여 만에 선보였지만 시청률 1%대로 막을 내렸다. 아직까지 수요극 재개 예정은 없으며, 금토극에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다. 이미 상반기 라인업을 완성한 상태다. 12일 오후 9시50분 첫 방송하는 이하늬 주연 '밤에 피는 꽃'을 시작으로 김남주·차은우 '원더풀 월드', 이제훈 '수사반장 1958', 김희선 '우리집', 한석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수사반장은 2년 여간 공들였다. MBC 히트작 '수사반장'(1971~1984·1985~1989) 프리퀄이다. 최불암이 연기한 형사 '박영한' 반장의 청년 시절을 그렸다. 초반에 캐스팅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훈이 출연을 확정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빈센조'(2021) 박재범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 신예 김영신 작가와 함께 집필했다. 박 작가는 초반 극본을 뒤엎고 다시 쓰는 등 애정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우리집은 우여곡절 끝 MBC에 편성됐다. 심리상담가 '노영원'(김희선)이 추리작가인 시어머니 '홍사강'(이혜영)과 행복한 가정을 위협하는 사건을 마주한 뒤 공조하는 이야기다. 원래 제목은 '가스라이팅'이다. 지난해 하반기 방송 예정이었으나, 5회 가량 촬영 후 중단됐다. 제작사가 jpx스튜디오에서 레드라인픽쳐스로 바뀐 뒤 수개월간 재정비 작업을 거쳤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께부터 촬영이 다시 시작됐다"며 "제작이 무산될 뻔했으나, MBC에 편성 돼 다행"이라고 했다.

MBC는 이주환 드라마본부장이 복귀하면서 부활 신호탄을 쐈다. 이 본부장은 '주몽'(2006~2007)으로 시청률 약 50%까지 찍었다. MBC 드라마 황금기 시절 활약, '올드맨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형준 MBC 사장 역시 지난해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이 본부장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MBC 드라마 인기 재점화를 자신했다. "연인 열풍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2024년 수사반장뿐 아니라, 한석규, 김희선, 김남주, 이하늬씨 등 걸출한 배우들이 함께 한다. MBC는 단지 드라마 왕국 부활에 그치지 않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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