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어택 시도 상승...날개 단 배구 여제, 더 강해진 흥국생명 [I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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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36·흥국생명)이 다시 '고공 배구'를 실현하고 있다.
지난 2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흥국생명-IBK기업은행전 1세트. '배구 여제'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2-3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세터 이고은과 후위 공격(백어택)을 합작해 득점에 성공했다. IBK기업은행 블로커 3명 중 2명은 측면 공격을 막기 위해 각각 오른쪽과 왼쪽으로 향했다. 가운데 있던 최정민은 김연경의 공격 의도를 늦게 파악하고 점프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김연경은 3세트 9-13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도 후위 공격을 시도했다. 13-15에서도 백어택 라인 뒤에서 날아오른 뒤 블로커와 수비들을 속이는 연타 공격을 시도했다. 이날 김연경은 올 시즌 가장 많은 7번 후위 공격을 시도했다.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3-0으로 IBK기업은행을 잡고 개막 4연승을 달렸다.
김연경은 올 시즌에도 뜨겁다. 2일 기준으로 4경기에 출전, 공격 성공률(47.59%) 1위, 득점(74개) 5위를 지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10위(성공률 27.78%)에 올라 있는 후위 공격 순위다. 김연경이 최근 두 시즌 연속 10위 안에 들지 못했던 부문이다.
김연경은 원래 백어택 공격도 잘했다. V리그 데뷔 시즌(2005~2006)부터 4연속 이 부문 6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생활을 잠시 접고 복귀했던 2020~21시즌에도 6위였다.
최근 2시즌은 백어택 시도가 크게 줄었다. 세터의 기량과 성향 탓이다. 최근 2시즌 흥국생명 주전을 맡았던 김다솔과 이원정(현 페퍼저축은행)은 측면 공격을 선호했다. 후위 공격을 위한 토스는 주로 공격 타점이 높은 외국인 선수에게 향했다. 지난 시즌 김연경을 제외하고 백어택을 시도한 흥국생명 국내 선수는 3명뿐이었다. 횟수는 8번.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백어택이 잘 되면 사이드(측면) 공격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연경조차 백어택 공격 빈도가 떨어진 지난 시즌 막판에는 "훈련할 땐 김연경도 백어택을 자주 한다. (실전에서는) 세터의 선택"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그런 흥국생명이 달라졌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고은이 측면뿐 아니라 속공·백어택 등 중앙 공격을 자주 만들어내고 있다. 이고은은 페퍼저축은행에서 뛰었던 지난 시즌, '국내 에이스' 박정아뿐 아니라 박경현·박은서·이한비 등 다른 공격수들에게도 두루 백어택 토스를 보냈다.
올 시즌 김연경은 출전한 4경기에서 총 18번 백어택을 시도했다. 경기당 4.5회. 총 공격 시도 중 백어택 비율도 7.7%였던 지난 시즌보다 상승한 12.4%를 기록했다.
상대 블로커와 수비수들은 후위에 있을 때도 공격에 가담하는 김연경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 세터 이고은 입장에선 이런 점을 활용해 공 배급에 다양성을 갖출 수 있다. 공격 루트를 더한 흥국생명의 화력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