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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손 들어준 문체부 "국제대회 출전 제한 폐지 추진…후원 체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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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손 들어준 문체부 "국제대회 출전 제한 폐지 추진…후원 체계 개선"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관련 중간 브리핑이 진행됐다.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조사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서울청사,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부서울청사, 조은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작심 발언과 관련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중간 브리핑을 가졌다.

문체부는 10일 서울정부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관련 중간 브리핑을 진행, 협회의 제도개선 과제와 국가대표 관리, 보조사업 수행상황 및 운영 실태 등에 대한 점검 결과와 개선 사항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9월 말 국가대표 관리 체계화를 포함해 종합적인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먼저 문체부는 안세영의 인터뷰 직후 조사를 시작했으며, 국제대회 일정으로 선수단 중에서는 총 48명 중 안세영을 포함한 22명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이정우 체육정책국장은 "안세영 선수가 얘기했던 부상 관리 체계나 단식, 복식 맞춤 훈련 시스템, 국가대표 소집 기간 축소, 선수촌 생활, 전략적 국제대회 출전, 협회와 국가대표 소통 활성화, 깜독, 코치 및 트레이너의 처우 개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며 "나머지 선수단의 의견도 수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관련 중간 브리핑이 진행됐다.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조사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서울청사, 고아라 기자

문체부에 따르면 아직 중간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협회의 개선이 필요한 곳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배드민턴협회는 유니폼뿐 아니라 경기력과 직결되는 라켓, 신발까지 후원사의 용품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데, 기타 국내 올림픽, 아시안게임 44종목 중 용품을 선수들에게 예외 없이 사용을 강제하는 경우는 복싱이 유일했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의 경우 경기력에 직결되는 용품은 사용을 강제하지 않으며, 덴마크는 신발 및 라켓에 대한 권리는 선수의 소유임을 명시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단 모두가 본인이 원하는 용품 사용을 희망했으나 어린 선수들에 대한 지원 감소를 우려하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경기력과 직결되는 용품은 선수의 결정권 존중이 필요하고, 신속한 개선을 위해 협회 후원사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후원금 배분도 문제였다. 과거에는 협회가 받은 후원금의 20%를 선수단에게 배분했다. 그런데 협회는 2021년 6월 이 배분금 조항을 삭제했고,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선수단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다. 대다수 선수들은 문체부 의견 청취 과정에서 이를 알게 됐다. 

또한 과거에는 배분금과 별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선수는 후원사로부터 개인 보너스를 받았으나, 협회는 그 보너스를 일괄 수령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체부는 "선수들은 이 사항 역시 전혀 알지 못했다"며 "협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다른 종목과의 지원 체계 비교 등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관련 중간 브리핑이 진행됐다.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조사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서울청사, 고아라 기자

국가대표 선수 선발 방식의 공정성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배드민턴 단식은 선수의 경기력 100%로 선발하나 복식은 경기력 70%에 평가위원의 평가점수 30%로 선수를 뽑는다. 과거 주관적 평가는 50%였으나 10%로 축소됐다가 올해 2월부터 다시 30%로 확대됐다.

국가대표 선수단은 단식과 복식의 성격이 너무 달라 별도의 복식 선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얘기했고, 또 추첨으로 파트너와 상대 팀을 정하는 현재 방식은 실력보다 운이 크게 작용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위원 점수는 추첨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객관적인 실력과 무관하게 선발되는 역기능도 있다는 공감대가 존재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도 안세영이 지적했던 부분으로, 협회는 국가대표가 아닌 배드민턴 선수는 국가대표 활동기간 5년을 충족하고, 남자 28세, 여자 27세의 일정 연령 이상인 경우에만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승인 국제대회에 출전이 가능하다.

안세영은 올림픽 당시 인터뷰에서 '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나'란 질문에 "대표팀을 떠난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라고 꼬집은 바 있다. 그는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면서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직격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기타 국내 올림픽, 아시안게임 종목 중 배드민턴처럼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 국가대표 선수단 대다수가 국제대회 출전 제한을 폐지하거나 완화하기를 희망했다"며 "국제대회 출전 제한은 선수의 직업 행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만큼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드민턴 신인선수 계약의 학력에 따른 연봉 상한 차별, 지나치게 긴 계약 기간으로 지적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실업연맹이 있는 21개 종목에서 20개 종목은 선수의 연봉과 계약기간에 대한 규제가 없고, 핸드볼만 1년 이상 5년 이내로 규정, 연봉액은 하한액만 정하고 있다"며 "선수 연봉을 하향 평준화하고, 실업팀의 이익에 부합하는 불합리한 제도로 판단, 실업배드민턴연맹과 실업팀이 최대한 빨리 대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하라는 규정은 즉각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배드민턴은 선수의 임무로 '촌내・외 생활과 훈련 중 지도자의 지사와 명령에 복종', '선수의 결격사유 중 하나로 '본 협회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는 자'로 규정하고 위반시 자격정지 등의 제재 규정을 정하고 있는데, 문체부는 "故최숙현 선수 사건 후 체육계에서 공식 폐지되었음에도 잔존하는 규정으로 즉각 폐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즉각 폐지는 선수 관리에 어려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이정우 체육국장은 "예전과 달라졌지만 여전히 지도자와 선수는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관계인 것이 사실이다. 외국 사례에는 선수와 지도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선수단과 관계자를 만난 뒤 가이드라인 하에 이 제도를 폐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앞서 안세영은 지난달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를 게임스코어 2-0(21-13 21-1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딴 뒤, 작심한 듯 협회의 행정을 비판하는 말을 꺼냈다.

당시 자신의 부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안세영은 "부상은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파리올림픽에) 나올 수 없는 상태였는데 (협회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고 대표팀에 실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귀국한 안세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기를 바란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문체부는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중간 브리핑을 가진 이유에 대해 "조사단 구성과 조사가 실제적으로 3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 한 달 정도가 지나며 조사 진행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부분도 있었고, 안세영 선수도 10월 전국체전 대회로 복귀한다고 들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책임질 문제가 있다면 어른들이 책임지고, 선수들은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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