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더 빼야 할 텐데' 염갈량은 왜 110㎏ 김범석을 '주전 포수' 대안으로 생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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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더 빼야 할 텐데' 염갈량은 왜 110㎏ 김범석을 '주전 포수' 대안으로 생각했나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키움전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범석이 잠실 경기에서 처음 포수 출전, 전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키움전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포수 김범석이 2회초 1사 만루에서 키움 김태진의 내야땅볼 때 3루주자 송성문을 포스아웃 처리하다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경남고 김범석이 지난달 3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담고와 황금사자기 결승전이 끝난 후 우승트로피를 듣고 미소짓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키움전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범석(오른쪽)이 2회말 호쾌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염갈량' 염경엽(56) LG 트윈스 감독이 주전 포수 박동원(34)이 없는 약 2주의 공백기 동안 2년 차 김범석(20)에게 맡길 뜻을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된 공식 프로필상 김범석은 풀타임 포수에게 적합하다고 보기 힘든 키 178㎝, 몸무게 110㎏의 체격을 가진 선수. 그러한 선택을 한 배경은 무엇일까.
염경엽 감독은 14일 잠실 키움전을 앞두고 "(박동원의 부상이) 김범석에게는 성장할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어차피 누군가를 써야 한다면 김범석을 쓰는 게 팀의 미래를 봐도 훨씬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과감하게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계획은 꽤 구체적이었다. 베테랑 포수 허도환(40)과 출전 시간을 나눠 갖되 김범석이 선발 포수로서 조금 더 많은 기회를 받는다. 염 감독은 "웬만하면 (김) 범석이를 선발 포수로 많이 쓸 생각이다. 경기 후반에 (허)도환이로 바꿔주면서 범석이가 어느 정도 버텨내는지 체력을 보려 한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조금 더 빠르게 빼려고 한다. 결정적일 때 실책을 반복하면 정신적으로 트라우마가 남을 수 있다"고 멘털까지 신경 쓴 기용법을 밝혔다.
김범석이 주전 포수로 나설 기간은 지난 11일 부산 롯데전에서 오른쪽 무릎 후방 슬와근 부상으로 이탈한 박동원이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쓸 약 2주 남짓.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면 김범석의 체중이다. 김범석은 시즌 전 KBO에 등록된 프로필상 키 178㎝, 몸무게 110㎏의 체격을 가진 선수. 미국 스프링캠프 당시 체중 감량 실패로 조기 귀국의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이후 어느 정도 체지방 감량에 성공했지만, 조금 더 살을 빼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포수에게 반드시 날렵한 몸매가 필요한 건 아니다. 그러나 매 경기 최소 2시간 이상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야 하는 포지션 특성상 체중은 덜 나갈수록 무릎에 부담이 덜하다. 또 아직 변화무쌍한 프로 투수의 브레이킹볼과 타자의 빠른 발에 익숙하지 않은 2년 차 포수는 기존 선수보다 더 많은 움직임이 요구된다.
당장 포수로서 첫 9이닝 수비를 소화한 14일 잠실 키움전에서 그 어려움이 드러났다. 이날 김범석은 김혜성에게 2개의 도루를 내주고, 7회 폭투로 실점, 8회 패스드볼 실책을 범하는 등 경기 내내 바쁘게 보냈다. 뜻하지 않은 주자와 충돌로 부상이 염려되는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염 감독이 김범석에게 스트레스가 될 것을 알면서도 "체중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고 꾸준히 언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프로 32경기 104타석을 소화한 2년 차 선수를 선발 포수로 꾸준히 내보낸다는 건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생긴 주전 포수의 공백이 김범석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또한 불과 2년 전만 해도 풀타임 포수로 활약했던 김범석에게 더 늦지 않게 프로에서의 경험을 쌓게 하면서 미래를 대비코자 했다. 염 감독은 "이번 기회에 (김)범석이가 어느 정도 백업 포수로서 자리를 잡아주면 뎁스 차원에서도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엔트리에 다른 한 명을 더 활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새긴다. 지금부터 한 경기, 한 경기가 범석이한테는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포수 김범석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나오지 않을 결정이기도 하다. 경남고 출신의 김범석은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LG에 포수 포지션으로 입단했다.
이미 경남고 시절부터 직접 볼 배합을 하고 준수한 도루 저지 능력을 갖춘 포수로서 유명했다. 주전 포수로서 신영우(20·NC) 등 투수들을 리드하며 2022년에는 경남고의 48년 만의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었다. 황금사자기 우승 당시 스타뉴스와 만난 김범석은 "2루 '팝 타임(Pop time)'은 가장 빨랐을 때 1.9초, 평균적으로도 2초 안쪽"이라고 말했다. 이어 "볼 배합은 직접 한다. 투수들에게 많은 것을 주문하지 않는다. '도망가는 피칭하지 말고 자신 있게 던질 것', '초구에는 스트라이크를 넣을 것' 두 가지만 요구한다"고 힘줘 말한 바 있다.
여기에 고교 우타자로서 보기 드문 장타력과 정교함을 더해 1라운드 선수로 평가받았다. 3학년 시절 전국 고교야구대회 25경기에서 타율 0.337(83타수 28안타) 10홈런 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27을 기록했고, 18세 이하(U-18)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서는 4번 타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때의 활약을 바탕으로 2022 아마추어 스타 대상과 이만수 홈런상을 받기도 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아예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지명 현장에서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 화제가 됐다.
주전 포수의 부상으로 생긴 기회. 짧으면 2주밖에 주어지지 않을 시간 동안 김범석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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