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 선생이랑 칼부림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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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중3.. 눈에 뵈는게 없던 나의 사춘기 끝자락..
우리 학교 미술 선생은 정년퇴임을 앞둔 노땅이었지만 목소리 하나는 걸걸했다.
미술 수업은 항상 5층의 미술실에서 이루어졌다.
미술실은 캔버스인가?, 그림 걸어두는 도구 덕에 선생얼굴을 안보고 맘껏 놀 수 있는 장소였다.
난 그날도 평소처럼 친구랑 폰을 보며 게임을 하고 있었다.
대충 예상했겠지만, 난 선생에게 걸렸고 수업이 끝나고 남아서 넓은 미술실을 둘이서 치워야했다.
댜충대충 빗자루질을 하며 쉬는시간이 끝나서 보내주기만을 기다리는데,
선생새끼가 종이 쳐도 청소를 대충한다며 보내주지 않는 것이었다.
씨발. 욕지거리가 튀어나오기 직전이었다. 그 다음시간이 체육이어서 늦으면 빠따였거든.
하지만 난 학교를 대표하는 윾쾌함의 사나이. 그 정도는 유머로 표출할 수 있었다.
난 선생의 그말을 듣자마자 빗자루를 허공에 대고 휘젓기 시작했다.
아니 이새끼가 미쳤나? 청소 똑바로 안해?
선생님, 저는 지금 이 퀘퀘한 미술실의 공기를 청소하는 중입니다.
같이 있던 친구는 존나 쪼갯지만,
선생은 얼굴이 붉게 변하더니 전용 매를 들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건 아마도 당구큣대를 절반으로 자른 물건에 검테이프를 칭칭감은 것이라고 추정된다.
하여튼 간에 중요한건 그 작대기가 내 머리를 가격하려 했고, 내 손에는 빗자루가 있었고
그리고 선생의 내리치는 몸짓은
ㅡㅡ 너무나도 느렸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제정신이 아닌 짓거리지만,
몇일전 블리치를 정주행했던 나는 나도 모르게 허리에 손을 얹고 무려 빗자루를 발도했다.
ㅡ에엑스 칼리버!
존나 크게 외치며 선생의 검을 팅겨내니 선생의 동그래진 눈동자가 나를 노려봤다.
허 이새끼봐라,
이어지는 상단 내려치기. 하지만 이 역시도 내 빗자루에 의해 무참히 팅겨나갔다.
그렇게 수합을 겨루니, 거친 숨을 몰아쉬던 선생은 마침내 자신의 검을 내던졌다.
ㅡㅡ드디어ㅡ[패배]를 ㅡ인정하는 것인가ㅡ?
하지만 이어지는 모습에 나는 거기서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노인의 ㅡ 불타 사라지기 직전의 마지막 몸부림에의 존경때문이었을 지도 모른다.
노익장은 원시시대 우리 조상들의 무기, 즉 죽빵으로 나를 가격했다.
난 눈앞이 노래진다는걸 처음 격어봤다.
그 이후의 뒷처리는 정말 고생이 많았지만,, 그래도 역시 지금 추억해보면 재밋었던 기억이다.
아쉽게도 선생은 나의 졸업과 함께 학교를 떠났다.
그분을 볼 수 있는 곳은 이제 나의 방구석에 처박힌 졸업앨범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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