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민] 韓감독 설전 후끈, 박 “입으로만 떠들지 말 것” vs 신 “경쟁심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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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민] 韓감독 설전 후끈, 박 “입으로만 떠들지 말 것” vs 신 “경쟁심 생긴다”
[골닷컴, 하노이] 동남아 빅매치를 앞둔 한국인 감독들의 장외 신경전이 뜨겁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과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의 기싸움이 흥미진진하다.
한국 시간 8일 오후 1시, 하노이 소재 베트남축구협회 2층 회의실에서 ‘AFF미쓰비시일렉트릭컵 2022(AFF컵)’ 준결승 2차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홈 팀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과 원정 팀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이 참석해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두 팀은 6일 있었던 인도네시아 홈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원정 팀 신태용 감독이 기자회견에 먼저 나섰다. 신 감독은 “베트남은 분명히 좋은 팀”이라고 존중의 뜻을 표시했다. 하지만 곧바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내가 맡고 나서 우리 팀이 상당히 안정화되었다. 이제 인도네시아도 베트남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 부임 이후 AFF컵 성적이 개선되었다. 2018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이 이끌기 시작한 2020년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4강에 올랐다. 저효율의 개인기에 의존했던 예전과 달리 ‘신태용 인도네시아’는 악착같이 뛰는 팀으로 변모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팬들도 신 감독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홈 팀 박항서 감독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은 “감독은 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선제 공격을 날렸다. 이어 박 감독은 “내일 경기에서 패한다면 깨끗이 승복하겠지만, 만약 우리가 이기면 앞으로 제발 입으로만 떠들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어조 자체가 평상시와 다를 뿐더러 화살이 향하는 지점이 바로 같은 한국인 감독이기 때문이다.
동남아 진출 이후 두 감독 사이에서는 미묘한 신경전이 목격된다. 타향에서의 화기애애한 그림은 연출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 준결승 1차전도 마찬가지였다. 경기가 득점 없이 종료된 이후, 박항서 감독이 먼저 라커룸으로 향해 두 감독이 악수나 격려를 나누는 모습이 불발되었다. 2차전을 앞둔 기자회견장에서도 서로 순서가 달라 마주칠 일이 없었다. 두 사람은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도 아닌지라 기싸움이 도드라져 보인다.
물론 두 감독 모두 한국인 지도자들의 동남아 진출을 환영했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인 감독의 동남아 진출이) 한국 축구는 물론 동남아 축구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 역시 “신태용 감독도 능력이 있고,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도 태국을 1-0으로 꺾었다”라며 축하를 보냈다. 통역 과정에서 ‘김판곤’이란 이름이 들리지 않자 박 감독은 “김판곤 감독을 꼭 언급해달라”라고 요청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22년 AFF컵 4강에서는 9일 베트남(박항서)과 인도네시아(신태용), 10일 태국과 말레이시아(김판곤)가 각각 결승행 티켓을 경쟁한다. 경기 결과에 따라서 결승전에서 한국인 감독끼리 만날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박항서 감독의 마지막 대회라는 점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올여름 자국에서 FIFA U-20월드컵이 개최된다는 점이 이번 AFF컵에 대한 기대감 상승으로 작용한다.
[2022 AFF컵 준결승전 일정]
1월 9일(월) 21:30 베트남(0) vs 인도네시아(0)
1월 10일(화) 21:30 태국(0) vs 말레이시아(1)
원정 다득점, 연장전, 승부차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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