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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오고 신지현 가고... 하나은행의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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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꽁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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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미리보기 ③] 부천 하나은행여자프로농구는 2018-2019 시즌까지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프전에 직행하고 2위와 3위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계단식 포스트시즌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2019-2020 시즌부터 정규리그 4위팀에게도 플레이오프 출전 티켓을 주면서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크로스 토너먼트'를 도입하고 있다. 6개 구단 중 4위 안, 상위 67%에만 들어가면 봄 농구에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2012년에 창단한 하나은행은 2022-2023 시즌까지 11번의 시즌을 치르면서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5-2016 시즌엔 혼혈선수 사태로 시즌이 몰수됐고 3위를 달리던 2019-2020 시즌에는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종료되면서 플레이오프 없이 시즌이 마감됐다. 하나은행이 지난 시즌 창단 첫 봄 농구 진출이 확정됐을 때 선수들이 그토록 감격한 이유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였던 성적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FA시장에서 리그 정상급 센터 진안을 영입했다. 하지만 진안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에이스 신지현(신한은행 에스버드)이 팀을 떠나는 악재도 있었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아시아쿼터 와타베 유리나가 건강 문제로 계약이 종료됐다.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하나은행의 이번 시즌 성적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창단 12년 만에 첫 봄 농구 진출
 

▲  6년 만에 하나은행에 복귀한 김정은은 팀의 맏언니이자 리더로서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지난 2021년 리그 최고의 슈터이자 하나은행의 에이스였던 '스테판 이슬' 강이슬이 KB스타즈로 이적한 후 하나은행의 에이스 자리는 신지현이 물려 받았다. 신지현은 2021-2022 시즌 17.8득점3.8리바운드5.2어시스트, 2022-2023 시즌 15.3득점3.6리바운드4.6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을 이끌었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하나은행을 플레이오프로 견인할 수 없었다.

신지현이 고군분투했던 두 시즌 동안 연속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하나은행은 2022-2023 시즌이 끝난 후 드디어 '투자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FA시장에 여러 대어들이 있었지만 하나은행이 영입한 선수는 바로 신세계 쿨캣 시절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베테랑 김정은이었다. 김정은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뛰어난 득점력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뛰어난 리더십까지 갖춘 선수다.

작년 9월엔 신인 지명권 2장을 BNK 썸에 내주고 듀얼가드 김시온을 영입했다. 물론 신인 지명권으로 선발한 선수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은행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의 유망주가 아닌 당장 코트에서 뛸 수 있는 '즉시전력감'이었다. 그런 점에서 포지션 대비 좋은 신장(175cm)을 가지고 있고 1번부터 3번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김시온은 하나은행에게 매우 적절한 영입이었다.

김정은과 김시온을 영입하면서 하나은행의 김도완 감독은 더욱 안정된 전력으로 팀을 꾸릴 수 있었다. 주전선수 신지현과 양인영, 정예림, 김정은이 30분 내외의 출전시간을 책임졌고 2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시온이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해줬다. 여기에 후반기에 복귀한 신인왕 출신 유망주 박소희가 14경기에서 6.57득점3.4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하나은행은 선전했던 만큼 한계도 뚜렷했다. '양강' 우리은행과 KB를 상대로는 정규리그 내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삼성생명을 상대로도 1승5패로 크게 뒤졌다. 결국 하나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KB를 만나 평균 13점 차이로 뒤지면서 3연패를 당했다. 신한은행과 BNK 같은 하위권 팀을 상대로 확실한 우세를 거두지 못했다면 하나은행의 창단 첫 봄 농구 진출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진안 영입했지만 전력 유출도 심한 하나은행
 

▲  에이스 신지현이 신한은행으로 이적하면서 프로 4년 차 가드 박소희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양인영과 김시온, 김단아까지 내부FA 3명을 모두 잡은 하나은행은 FA시장에서 진안을 계약 기간 3년 연봉 총액 3억6000만원에 영입하며 부족한 높이를 보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에이스 신지현이 보상 선수로 BNK의 지명을 받았고 신지현은 추가 트레이드를 통해 신한은행으로 이적했다. 여기에 2022-2023 시즌 식스우먼상을 받으며 주목 받았던 재미교포 가드 김애나도 현역 은퇴를 선택했다.

신지현의 이적은 안타깝지만 지난 시즌 팀 리바운드 5위(36.8개)였던 하나은행은 득점 3위(17.47점)리바운드2위(10.43개)를 기록한 진안이 합류하면서 단숨에 높이를 크게 보강했다. 특히 이번 시즌엔 박지수가 WKBL에서 뛰지 않기 때문에 골밑에서 진안은 더욱 자유롭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뛰어난 개인 성적과 하나은행의 순위 상승을 동시에 이끈다면 진안은 이번 시즌 MVP 후보로 떠오를 수도 있다.

이번 시즌 하나은행은 신지현의 이적과 김애나의 은퇴로 가드진이 약해졌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전체 3순위로 지명했던 와타베 유리나도 건강 문제로 계약을 종료했다. 따라서 하나은행은 이번 시즌 프로에서 4번째 시즌을 맞는 박소희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비 시즌 동안 대표팀을 경험한 박소희가 이번 시즌 한층 성장한 기량을 발휘한다면 하나은행은 가드진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29분9초를 소화하며 노익장을 발휘한 김정은은 김한별이 은퇴하면서 리그 최고령 선수가 됐다. 여전히 건재한 기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시즌 중·후반의 승부처에서 많은 시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시즌 초반부터 출전시간 관리가 필수적이다. 지난 시즌 짧은 출전 시간과 적은 경기 소화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유망주 엄서이와 박진영이 이번 시즌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FA시장에서 리그 정상급 센터 진안을 영입했지만 이번 시즌 하나은행을 상위권 후보로 전망하는 농구팬은 많지 않다. 과연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처럼 농구팬들의 예상을 깨고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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