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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결정만 바라보는 신세라니…35억 투자 냉정히 실패, 두산 자존심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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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결정만 바라보는 신세라니…35억 투자 냉정히 실패, 두산 자존심 구겼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SSG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말이다. 두산은 현재 SSG 랜더스가 외국인 투수로 누구를 선택할지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두산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지난달 24일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부 손상 진단을 받으면서 대체 외국인 투수가 필요해졌다. 두산은 미국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 대만과 일본까지 샅샅이 뒤져 후보군을 추렸으나 시장 상황이 너무도 열악했다. 괜찮다 싶은 선수는 한국행에 관심이 없으니 결국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두산이 지금까지 '살펴보고 있다'고 인정한 투수는 모두 3명이다. 올해 SSG에서 대체 외국인으로 활약한 일본 독립리그 출신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 그리고 복사근 부상으로 시라카와에게 자리를 내줬던 로에니스 엘리아스까지 후보군에 올렸다. 지난해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장수 외국인으로 활약했던 에릭 요키시는 지난달 29일 한국으로 입국해 입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두산이 처음부터 SSG 투수들에게 지대한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만에 하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미국에서 데려올 수 있는 투수의 폭이 매우 좁아지면서 SSG 투수들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두산으로선 SSG가 포기한 선수를 데려다 쓰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니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시라카와는 SSG가 엘리아스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6주 동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시라카와는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2패, 23이닝,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지난달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⅓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한 차례 무너지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치솟았지만, 나머지 4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버티면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일본 독립리그 출신이라고 무시하기 어려운 구위를 보여줬다. 직구 구속은 시속 150㎞를 웃돌고, 결정구로 활용하는 포크볼은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시라카와가 SSG에서 방출될 경우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데, 두산은 시라카와의 포크볼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엘리아스는 올해 부상도 있지만, 부진했다. 7경기에서 2승3패, 40이닝, 평균자책점 4.73에 그쳤다. 대신 엘리아스는 지난해 10월 22일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6탈삼진 2실점 투구로 큰 경기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SS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를 고려하면 건강한 엘리아스는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카드다.

▲ SSG 랜더스 시라카와 케이쇼 ⓒ SSG 랜더스
▲ 엘리아스는 2024년 SSG의 외국인 에이스 중책을 맡았다 ⓒ곽혜미 기자
▲ 에릭 요키시. ⓒ 곽혜미 기자


두산이 요키시와 계약을 밀어붙이자니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요키시는 지난해 키움에서 방출된 뒤로는 미국에서도 소속팀 없이 지난 1년 동안 개인 훈련만 진행했다. 6주짜리 외국인 선수라 해도 1년 실전 공백은 분명 치명적인 요소다. 요키시는 지난달 30일 두산 2군 훈련지인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입단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입국 바로 다음 날이다 보니 직구 구속 등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키시가 한국에서 보낸 5년 커리어는 SSG 투수 2명보다 훨씬 화려하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 5시즌 통산 성적은 130경기, 56승36패, 773⅓이닝, 평균자책점 2.85다. 2021년 시즌에는 16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고, 2020년에는 평균자책점 2.14로 부문 1위에 올랐다. 2019년과 2021년, 2022년에는 모두 180이닝을 넘기면서 이닝이터 능력도 충분히 보여줬다. 한국에서 다시 선수 생활을 이어 가고자 하는 의지도 강하다.

두산 기존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래든 와델이 전반기 내내 부상으로 애를 먹이지만 않았더라도 지금 상황까지 놓이진 않았을 것이다. 알칸타라는 총액 150만 달러(약 20억원), 브랜든은 113만 달러(약 15억원)를 받고 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런데 알칸타라는 팔꿈치 염좌, 브랜든은 허리 통증에 이어 이번 부상까지 계속해서 자리를 비우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당연히 규정이닝을 채우지도 못했다. 냉정히 올해는 외국인 투수 농사는 낙제점이다.

이승엽 감독은 "지금 더 이상 (2군에서) 올라올 선수가 없다. 올라올 선수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여기 있는 선수들로 버틸 수밖에 없다. 조금만 더 버티고, 외국인 들어오고 그러면 좋아지기를 바란다. 버티다가 지금 벌써 전반기가 끝났다"며 외국인 원투펀치의 반복된 공백으로 힘들었던 전반기를 되돌아봤다.

SSG는 1일 이숭용 감독이 예고한 대로 남은 시즌 동행할 외국인 투수를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조만간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두산은 후반기부터는 새 대체 외국인과 함께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한다. 다만 SSG가 엘리아스를 포기할 경우에는 두산의 계산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KBO 규정상 엘리아스가 웨이버 공시될 경우 정식선수로만 계약이 가능하기 때문. 두산이 예정대로 대체 외국인 영입을 추진하면 엘리아스와 계약은 성립될 수가 없다.

▲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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