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아팠다" 홈에서 'LG 우승 세리머니'…롯데 포수 손성빈이 다짐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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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팠다" 홈에서 'LG 우승 세리머니'…롯데 포수 손성빈이 다짐한 것은?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공·수 양면에서 활약한 롯데 자이언츠 포수 손성빈이 팀 승리에 기여했다.
롯데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면서 LG전 3연패를 끊었다. 시즌 성적은 66승72패가 됐다.
이날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손성빈은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 1득점으로 멀티출루를 달성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2·3루에서 LG 선발 강효종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빅이닝을 완성한 데 이어 6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 출루 이후 윤동희의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렸다.
팀에 유강남이라는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는 만큼 매 경기 선발로 나설 수는 없지만, 손성빈은 자신에게 찾아오는 기회를 최대한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 2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 이후 일주일 만의 선발 출전이었음에도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손성빈은 "팀이 리드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팀이 이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라며 "칠 땐 직구인 줄 알았는데, 슬라이더였다"고 적시타를 친 소감을 밝혔다.
선발투수 심재민과의 호흡이 잘 맞은 것도 의미가 있었다. 이날 심재민은 5⅓이닝 4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선발승을 거둔 건 지난달 13일 광주 KIA전 이후 26일 만이다.
손성빈은 "(심재민의) 제 2구종인 커브가 좀 높았다. 근데 슬라이더가 워낙 좋기 때문에 슬라이더로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가면서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손성빈은 2021년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할 정도로 장안고 시절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무(국군체육부대) 입대로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했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올해 6월이 됐고, 시즌 도중 전역을 신고한 손성빈은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 6월 15일 시즌 첫 콜업 이후 두 달간 1군에서 지내다가 잠시 2군에 내려갔고, 지난달 1일 1군에 돌아왔다. 올 시즌 1군 성적은 40경기 63타수 16안타 타율 0.254 1홈런 14타점.
성적이 만족스럽진 않아도 타격에서, 또 수비에서 보여준 잠재력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특히 손성빈은 리그 톱 클래스 수준의 송구 능력을 선보여 누상에 출루하는 주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2023년은 어떤 한 해였을까. 손성빈은 "중간에 합류한 거라서 정신이 없기도 했는데,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고 경험도 많이 했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은 것 같다. 프로 입단 이후 이제 3년 차인데, 얻는 게 가장 많은 안 해일 것 같다"라며 "기술적으로도 (유)강남이 형이나 최경철 배터리 코치님께 많이 배웠다. 타격적인 부분은 박흥식 코치님이 계속 조언을 해주셔서 매 순간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기존에 유강남과 정보근 등이 안방을 지키고 있었던 만큼 손성빈은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 그는 "(팀에 돌아왔을 때) 걱정이 엄청 많았다. (정)보근이 형이 워낙 잘하고 있지 않았나. 보근이 형이 더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트래직넘버가 '1'로 줄어든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하지만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애정은 여전하다. 이날 잠실야구장에서는 2만명 넘는 관중이 야구장에 입장하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특히 원정 관중석을 채운 롯데 팬들의 함성이 크게 울려퍼졌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야구장을 떠나지 않은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뒷풀이'를 이어갔다.
팬들의 응원 소리에 놀란 손성빈은 팬들에 대해 고마움을 나타냈지만, 며칠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4~5일 롯데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부산 원정길에 오른 LG는 3일 버스로 이동하던 중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NC와 KT가 모두 패배하면서 매직넘버가 모두 소멸됐기 때문이다. 우승 당일 세레머니를 즐길 수 없었던 LG는 홈팀 롯데의 배려로 4일 경기가 끝나고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원정 팬들과 우승 세레머니를 진행할 수 있었다.
3루쪽에 도열한 LG 선수들이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때, 1루쪽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던 한 선수가 이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부러운 눈빛으로 LG의 우승 세레머니를 지켜본 사람은 바로 손성빈이었다.
LG를 응원하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엘린이' 손성빈은 "(어렸을 때) LG 팬이라 세레머니를 본 건 아니고, 우승 세레머니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솔직히 배가 아프기도 했다"라며 "나중에 롯데가 그렇게 똑같이 잠실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자리에 저나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돼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도 나중에는 성적을 낼 것이고, 잘할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손성빈은 "(나)균안이 형이나 (박)세웅이 형, (윤)동희까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돌아와서 팀 분위기가 엄청 밝아진 것 같다. (금메달을 따고 온 게)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지 않나"라며 "안 다치고 끝까지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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