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인 줄 알고 전화 끊었다…원석이 가니까 홈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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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인 줄 알고 전화 끊었다…원석이 가니까 홈런이"
▲ 오재일(왼쪽)과 이원석. 두 선수가 삼성 라이온즈에서 함께 웃는 사진을 언제 다시 찍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이)원석이 가니까 홈런이 나오네요."
삼성 라이온즈 거포 오재일(37)이 모처럼 터진 홈런포에 웃으면서도 '절친' 이원석(37, 키움 히어로즈)을 떠올렸다. 삼성은 27일 오전 이원석과 202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투수 김태훈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함께 웃고 생활한 친구가 하루아침에 서울로 떠나게 됐으니 오재일로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오재일은 이날 아침 이원석에게 직접 트레이드 소식을 들을 때만 해도 믿지 않았다. 그는 "아침에 자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간다고 하길래 끊었다. 거짓말인 줄 알고. 기사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원석은 오재일이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FA 이적했을 때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된 친구였다. 두 선수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두산 베어스에도 함께 생활한 경험이 있어 손발이 잘 맞았다.
오재일은 27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경기에 집중하려 애를 썼다. 그는 "(이원석 트레이드를) 신경 안 쓰려 했는데, 뒤숭숭했다"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경기 뒤에는 마음이 달라졌다. 오재일은 삼성이 3-6으로 끌려가던 7회말 극적인 역전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7-6 승리와 함께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지난 13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서 마수걸이포를 날린 지 14일 만에 나온 값진 홈런이었다.
오재일은 "홈런 치면서 (이원석 트레이드는) 다 잊어버렸다. 원석이가 가니까 홈런이 나온다"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홈런 상황과 관련해서는 "넘어갈 줄 알았다. 유리한 카운트였고, 무조건 직구가 올 타이밍이라 스윙을 했는데 실투가 와서 홈런으로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오재일은 4번타자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던 이원석이 떠난 만큼 호세 피렐라, 강민호, 구자욱 등 남은 선수들과 함께 타선을 잘 이끌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오재일은 "그 앞에 기회를 내가 못 살려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해결해 보자고 생각한 게 좋은 타구가 나와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20경기 넘었고, 올라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좋은 타구가 나왔으니 점점 좋아지리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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