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 넘치는 ‘혜미리예채파’, ‘지구오락실’ 못 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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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넘치는 ‘혜미리예채파’, ‘지구오락실’ 못 넘는 이유는…
이미지 원본보기‘혜미리예채파’, ‘지구오락실’ 포스터. 제공| ENA, tvN
‘혜미리예채파’가 복작복작 워맨스를 보여주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물론 나영석표 예능 ‘지락실’ 시청률을 따라잡으려면 갈 길이 멀어보이지만, 신선하고 통통 튀는 조합으로 주말 예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12일 첫 방송된 ENA 예능프로그램 ‘혜미리예채파’는 외딴 산골 마을에서 퀘스트를 통해 돈을 벌어 자급자족 해야하는 멤버들 혜리(이혜리), (여자)아이들 미연, 안무가 리정, 최예나, 르세라핌 김채원, 파트리샤의 복작복작 살림살이를 담은 예능이다.
첫방송 시청률 0.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0.5%, 0.4%, 0.3%을 기록 중이다. ‘혜미리예채파’와 자주 비교되는 tvN 예능 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락실’)이 첫방송 2.2%로 출발해 최고 시청률 3.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tvN에 비해 ENA 채널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과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주로 소비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큰 차이다.
개그우먼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래퍼 이영지, 아이브 안유진 4인으로 구성된 ‘지락실’은 지난해 6월 방영 당시 1020 세대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MZ 여성 예능의 중심이 됐다.
‘지락실’의 성공은 예능 판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왔다. ‘지락실’ 출연자들은 자극적이거나 혐오스런 웃음 코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유쾌한 웃음을 끌어냈다. 비글미 넘치는 네 사람은 쉴 새 없이 멤버 간의 케미를 뿜어냈고 시청자들은 그저 게임 좋아하는 귀여운 동생들을 보는 마음으로 편하게 웃을 수 있었다.
‘혜미리예채파’와 ‘지락실’이 비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혜미리예채파’ 역시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예능이다. 멤버들끼리 장난치고 노는 관계성 속에서 케미를 보여준다. 끊임없이 게임을 하는 점도 ‘지락실’과 비슷하다.
비슷한 요소가 많음에도 두 프로그램의 성적이 갈리는 이유는 뭘까. 두 프로그램은 ‘대중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동안 나영석 PD는 ‘신서유기’,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 ‘출장 십오야’, ‘윤스테이’, ‘스체인 하숙’, ‘알쓸신잡’, ‘윤식당’, ‘삼시세끼’ 등 수 많은 예능을 성공시켰다. 이에 나영석 PD 프로그램이라면 ‘믿고 보는’ 고정 시청층이 있고 관심도가 높다.
그러나 ‘혜미리예채파’를 연출한 이태경 PD는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이하 ‘놀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나, 아직 믿고 보는 스타 PD라기엔 대중적인 인지도가 떨어진다.
또 ‘지락실’에서는 이은지, 이영지 등 이미 타 방송이나 유튜브 등에서 예능감이 입증된 멤버들이 쉴 새 없이 폭소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킨 안유진, 독특한 발음으로 국적 논란을 일으킨 미미 등 명확한 캐릭터의 출연자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혜미리예채파’에는 ‘놀토’에서 예능감을 보여줬던 혜리 외엔 그동안 예능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한 멤버들이 없다. 때문에 막상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재미있지만, 출연자들의 팬이 아니고서는 이 프로그램을 선택하기 까지 손이 안 가는 것이 사실이다. 또 ‘혜미리예채파’라는 프로그램 이름도 멤버들의 케미를 담은 것은 여실히 느껴지지만 입에 달라붙지 않는다.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뿐 아니라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게임들이 반복되고 있다. 초성 게임, 반주만 듣고 노래 맞추기는 익숙한 아이템이다. ‘지락실’과 멤버들의 캐릭터, 포맷까지 비슷하다.
‘지락실’의 음악퀴즈 처럼 ‘혜미리예채파’의 시그니처 게임을 통해 대중에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대중이 선택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아무리 재미있다고 한들 소용이 없다. 궁금해서 손이 가는 ‘대중픽’ 예능이 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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