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미국 송환…측근들 유죄 인정·수사 협조

FTX 창업자 미국 송환…측근들 유죄 인정·수사 협조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드디어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뱅크먼-프리드가 이날 밤 미국 뉴욕에 송환돼 측근 2명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측근은 구글 출신 FTX 공동창업자인 게리 왕과 케롤라인 엘리슨 전 알라메다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전해진다.

앞서 뱅크먼-프리드는 미국 검찰의 요청으로 바하마 당국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 뱅크먼-프리드는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대해 법적으로 다투겠다고 예고했으나 이후 태도를 바꿔 미국 송환에 동의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이날 뱅크먼-프리드가 미국으로 송환됐고, 이르면 22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석할 전망이다.

현지매체들은 뱅크먼-프리드가 변호사를 통해 보석을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뱅크먼-프리드가 미국에 도착하면 그는 뉴욕 연방 법원에 출석할 것 같다”며 “그곳에서 신문을 받고, 탄원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그의 최측근인 FTX 전 고위 관계자들이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로 해 주목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FTX가 수년에 걸쳐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사기 행각에 두 사람이 동참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뱅크먼-프리드와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진 엘리슨, 뱅크먼-프리드의 MIT 재학시절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왕은 각각 7개, 4개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 중대한 조력을 제공할 경우 감형을 받기로 합의했고, 현재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미국 금융감독당국도 이날 엘리슨과 왕을 고발 조치했다. 이들은 당국의 수사에도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연방 검사를 지낸 한 법조계 인사는 “측근들의 유죄 인정·감형 거래는 뱅크먼-프리드에게 악재”라고 지적했다.

한편, 뱅크먼-프리드는 미국 검찰로부터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은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