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이런 FA 없었다, 초유의 계약 예고라니…비FA 다년 계약과 뭐가 다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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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통산 홈런 1위(495개)에 빛나는 ‘20년 원클럽맨’ 최정(37)과 FA 계약을 ‘예고’했다. 지금껏 FA 시장에서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계약 예고다.
SSG는 지난 4일 오후 ‘최정 선수 측과 만나 긍정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선수 측이 FA 계약 방식으로 진행하길 원해 FA 시장이 열리는 6일 계약 후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실상 구두 합의로 SSG는 구단 공식 SNS에도 ‘최정 선수 FA 계약 안내’라며 같은 내용을 띄워 팬들에게 알렸다. 내심 최정이 떠날까 마음 졸였던 SSG 팬들을 안심시킨 소식이었다.
KBO는 지난 2일 2025년 FA 자격 선수 명단(30명)을 공시했고, 선수들은 4일까지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KBO는 5일 FA 권리 행사한 선수들을 FA 승인 선수로 공시하며 6일부터 모든 구단과 공식적으로 협상 및 계약이 가능하다. SSG는 FA 개장 첫 날 최정과 계약을 미리 예고하며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당초 SSG는 FA 시장이 열리기 전에 최정과 다년 계약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올해 최정이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면서 시즌 막판부터 물밑 관심이 예사롭지 않았다. 보상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C등급이라 최정의 올해 연봉(10억원)의 150%인 15억원 보상금만 주면 영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에서 ‘23년 원클럽맨’ 김강민을 보호선수명단에 넣지 않고 한화 이적을 초래해 거센 역풍에 시달렸던 SSG로선 두 번 실수를 반복할 수 없었다. 최정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최소 10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마무리 단계에 왔다. 단지 비FA 다년 계약이 아닌 FA 계약을 위해 ‘오피셜’을 6일로 미룬 상황이다. 최정이 FA 신청을 했을 때 팬심을 고려해 미리 계약 예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비FA 다년 계약이든 FA 계약이든 계약 규모는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만 최정 측에서 FA 계약을 원한 것은 계약 형태 때문으로 보인다. KBO 규정상 계약금은 신인과 FA 계약 선수만 받을 수 있다. 비FA 다년 계약 선수는 계약금을 받을 수 없고, 연봉과 옵션 총액을 연수에 나눠 받는다.
같은 계약 총액이라도 목돈을 빨리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을 선수들이 선호한다. 연봉은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에 걸쳐 나눠 지급받지만 계약금은 일시불 개념이다. KBO 야구선수계약서 제7조에 따르면 구단은 계약금을 2회로 분할 지급하며 1회는 선수 계약 승인 후 30일 이내에, 나머지는 리그 종료 후 30일 이내에 지급한다.
구단 입장에서도 최정을 FA 계약으로 붙잡는 게 나쁘지 않다. SSG가 외부 A~B등급 FA 영입할 경우 당해 FA 계약 선수인 최정은 자동으로 보호선수가 된다. 비FA 다년 계약이라면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해야 하지만 FA 계약으로 최정이 자동으로 빠지면서 1명의 선수를 더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물론 SSG가 외부 FA 선수를 영입해야 얻을 수 있는 효과다.
이같은 실리적인 측면 외에도 상징적인 부분도 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비FA 다년 계약을 제외하고 순수 FA 계약을 3번이나 체결한 선수는 조인성, 정성훈, 이진영, 박용택, 강민호 등 5명밖에 없다. 2021년 12월 삼성과 4년 36억원에 계약한 강민호를 넘어 최정이 3차 FA 계약 역대 최고액 기록을 쓰게 된다. 앞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정은 2014년 11월 첫 FA 때 4년 86억원으로 당시 기준 최고액에 SK와 재계약했다. 2018년 12월 2차 FA에서도 6년 106억원에 SK에 잔류했다. 당시 4년 계약의 틀을 깨고 6년 장기 계약으로 화제가 됐다. 두 번의 FA로 192억원을 챙긴 최정은 6일 발표될 3차 FA 계약을 통해 두산 양의지(2회 총액 277억원)를 넘어 역대 FA 누적 금액 1위 등극이 확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