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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냄새라도 맡고 싶다" 대구 1,2차전은 그림자였다...잠실 3,4차전은 '강민호 시리즈'다. 왜?[PO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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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깡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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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국시리즈 냄새라도 맡고 싶다고 하셨어요."

삼성 라이온즈 야수 최고참 강민호(39)에 대한 박병호(38)의 증언.

"그런 이야기를 이제 시즌 마지막부터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아마도 민호 형이 더 준비를 많이 하시지 않았을까요?"

시리즈 전 만난 강민호는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주변에서 한국 시리즈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일단 플레이오프를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우선 한국시리즈는 그 다음에 생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단 플레이오프에 모든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원론적인 답을 하시네요?'

"(웃음) 진짜입니다. 너무 주위에서 한국시리즈 얘기를 많이 해가지고 이미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사람이 돼 버렸어요. 그래서 이제 일단 플레이오프부터 이기고 난 뒤에 생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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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생활 20년 간 단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최고의 무대. 한국시리즈를 먼저 경험한 전 롯데 동료들에게 놀림만 당했다.

2024년은 조롱을 종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딱 한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실로 간절하다.

강민호는 자신을 철저히 뒤로 숨기고 있다. 오직 돋보이지 않는 굳은 일, 그림자 역할만 자청하고 있다.

타격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오로지 투수리드, 도루저지 등 안정감 있게 투수를 지키고, 안방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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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행을 이끌 삼성 다운 야구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젊은 피죠. 젊은 피 야구를 해야죠. 시리즈라고 진짜 공을 좀 더 보려고 하는 그런 야구는 아닌 것 같고요. 영웅이한테도 공 하나하나 볼 생각하지 말고 너 답게 나가서 영웅스윙 하라고 했어요.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젊은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벤치에서도 좀 분위기를 잘 만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실제 그랬다. 1차전에서 어지럼증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캡틴 구자욱 대신 덕아웃에서 가장 목청을 높였던 두 선수. 강민호와 박병호였다. 구자욱도 인터뷰에서 "병호 형, 민호 형을 중심으로 어린 선수들까지 덕아웃에서 화이팅 불어넣어줬다. 고마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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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이 쏘아올린 8발의 축포에 진심 기뻐하며 덕아웃 응원단장 역할을 톡톡이 해냈다. 2차전에는 김헌곤의 깜짝 투런포에 흥분해 환호하다 덕아웃 단차에 아래로 떨어져 자칫 큰 부상을 입을 뻔도 했다. 과도한 응원을 말려야 할 판.

철저히 동료들을 앞에 세우고 그 뒤에 숨는 강민호. 속내가 궁금했다. 그래서 더 집요하게 물었다.

'삼성야구의 강점은 젊은 피도 있지만 베테랑 선수와의 신구 조화 아닌가요?'

"병호가 가을에 잘하니까 병호와 신예들이 잘 이끌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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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계속 빠지시네요?'

"저는 수비 쪽에서 좀 더 투수를 잘 이끌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공격적인 부분은 잘하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수비 입장에서는 제가 제일 고참이고 어린 투수들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니까 집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타격은 막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데 공격적인 부분은 좀 생각을 많이 빼려고 하고 있고, 우선 투수의 운영이 돼야 경기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수비 쪽에 좀 더 신경을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실제 1,2차전에서 부각되지 않았지만 포수 강민호는 실제 엄청난 역할을 했다.

레예스, 원태인을 이끌면서 '홈런 공장' 라이온즈파크에서 실점을 최소화 했다. 강민호가 마스크를 쓴 17이닝 동안 자책점은 단 2점. 한참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올라온 LG타선에 파크 팩터를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실점 최소화의 중심에 강민호의 과감하게 허를 찌른 리드가 있었다.

위기에 LG 최고 강타자 오스틴을 두번 연속 범타 처리하며 가을야구 '오스틴 암살자'로 깜짝 등장한 김윤수도 인터뷰에서 "민호 형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했다. 충분히 강력한 구위를 파악한 강민호는 제구 불안을 가지지 않도록 존을 넓게 벌려 과감하고 빠른 승부로 오스틴을 돌려세웠다. 두산 양의지와 함께 여전히 당대 최고 포수로 꼽히는 강민호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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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이어질 잠실 3,4차전은 강민호가 전면에 나서야 할 경기들. 이른바 '강민호 시리즈'가 될 공산이 크다.

벼랑 끝에 몰린 LG로선 가장 넓은 잠실 홈으로 돌아와 최대 장점인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활발한 작전야구로 반등을 노린다. 이를 저지해야 할 최선봉에 안방마님 강민호가 있다.

가뜩이나 3,4차전 선발인 황동재와 례예스 모두 1m90이 넘는 장신의 우완투수로 퀵모션이 빠르지 않은 단점이 있다. 특히 가을야구가 처음인 신예 황동재를 클러치 상황에서 차분하게 이끌어 가야 할 책임도 강민호에게 있다.

"젊은 투수들이 올라오면 긴 이닝을 던진다는 생각하지 말고 정말 한 이닝 한 이닝을 전력으로, 한 3인닝씩 잘라서 막아주면 좋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중간 투수들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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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상황. 하지만 강민호는 호락호락하게 상대가 장점을 극대화 하도록 놔두지는 않을 참이다.

"준플레이오프 때 LG의 이중도루를 봤어요. (장)성우 어깨가 안 좋다고 생각해서 도루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저희랑 경기하면 쉽게 뛰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저희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습니다."

압도적 2연승으로 확실하게 잡은 승기. 라팍과는 정반대 잠실 파크팩터와 야수진 중심 구자욱의 부상이탈이 흐름의 변곡점이 되지 않도록 봉쇄하는 중책을 강민호가 맡았다.

자신의 최대 소망이자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잠실 시리즈. 강민호 어깨에 시리즈 길이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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