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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다신 안 해, 그동안 받은 사랑 감사” 27년 시위 당긴 기보배, 선수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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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다신 안 해, 그동안 받은 사랑 감사” 27년 시위 당긴 기보배, 선수 은퇴


기보배가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은퇴기자회견을 열고 27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가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올림픽에서 금빛 과녁을 명중했던 기보배가 27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기보배는 14일 오전 서울시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발표했다. 1988년생인 기보배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각급 대표를 거치며 런던올림픽과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세계선수권, 양궁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국내외 대회에서 금메달 94개, 은메달 50개, 동메달 43개 등을 수확했다. 기보배는 2017년 결혼과 이듬해 출산을 하고도 선수 생활을 지속했으나 지난해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양궁 과목을 지도하는 등 선수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기보배는 "지난 1997년에 처음 활을 잡아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면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양궁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국내외 대회에서 거둔 모든 결과는 국민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상에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스승과 선·후배, 동료에게 감사하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대한양궁협회와 가족에게도 큰 감사를 전한다"고 은퇴를 발표했다.

이어 "그동안 받은 넘치는 국민적 사랑과 관심을 여러분께 돌려드리고 싶다. 대한민국 생활체육 발전에 도움이 되고 양궁의 우수함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이 있다면 어떠한 일도 주저하지 않겠다"며 양궁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선수 생활을 하며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로서의 역할을 은퇴 이후 제대로 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기보배는 "막상 활시위를 내려놓으려고 하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빈자리는 이제 든든한 후배들이 채워줄 거라 굳게 믿는다. 대한민국 양궁에 대한 지속적인 성원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변함없는 양궁 사랑을 당부했다.

기보배는 "다시 태어나면 양궁 절대 하고 싶지 않다. 항상 긴장감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게 힘들었고 무한 경쟁 속에서 내 목표를 이뤄야겠다는 부담감도 싫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딸을 운동선수로 키울 것이냐는 물음에는 "딸이 나 못지않게 승부욕이 강한 것 같아 ‘뭘 해도 잘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본인이 하고 싶다면 양궁이든 모든 스포츠든 시켜보고 싶은 의향이 있다"고 답해 세계를 주름잡았던 승부사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한편 이날 은퇴식에서는 기보배의 가족이 지난 27년간 선수 생활을 했던 기보배의 노력을 기념해 순금 27돈으로 제작한 금메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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