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나영석의 '지락실'vs한끗 아쉬운 김태호의 '유랑단' [상반기 예능 UP&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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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난 나영석의 '지락실'vs한끗 아쉬운 김태호의 '유랑단' [상반기 예능 UP&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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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2023년 상반기, 수많은 예능들이 우리를 찾아왔다. 지치고 힘든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시간을 쪼개 봤던 예능은 무엇인지, 제발 더 잘돼서 위기설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고 봤던 예능은 어떤 게 있었는지 '상반기 예능 UP&DOWN으로 짚어봤다.
◆ (UP) tvN '뿅뿅 지구오락실2'…시즌100까지 계속되길
금요일은 '지락실' 하는 날. 새로운 시즌은 아무래도 전 편의 인기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부담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락실2'는 그러한 걱정이 쓸데없는 것이었음을 무려 8분 가량의 예고편 하나로 증명했다.
시즌2는 앞선 1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지락실'의 대단한 점은 누구 하나 특출나게, 혹은 묻힌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은지, 이영지, 미미, 안유진 각자가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으로 전에 없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예능에서 생긴 이미지는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네 사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기며 다른 예능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케미를 뿜어냈다.
이 조합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재밌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나영석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써야 하고, 딸 뻘의 출연자에게 잔소리를 듣고 독촉을 당하게 될 줄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들을 발굴한 나영석의 혜안까지 재평가되고 있다. 나영석은 이 네 명으로 10년은 더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매 회차 '밥 친구'가 되어준 '지락실2' 멤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 (UP) MBC '나 혼자 산다'…신흥의 재미, 기존의 케미
'나 혼자 산다'는 2013년 첫 방송 이후 대상 박나래와 전현무를 배출한 메이저 예능이다. 어느덧 10주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장수 예능'인 데는 이유가 있는 듯 하다.
한때는 위기론까지 불거졌던 '나 혼자 산다'는 올해 새로운 출연자들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며 '나혼산'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이유진이 출연한 회차에서는 잠깐 등장했던 아버지 이효정의 출연이 오히려 화제를 모았다. 중고 거래로 소탈한 매력을 전한 이효정은 출연 이후 아들 이유진과 함께 중고거래 어플 광고를 찍었다. 김대호 아나운서의 도심 속 전원(?) 생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대호84'라는 별명을 얻으며 떠오르는 '아나테이너'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움은 물론, 익숙함 속에서 특별한 케미를 찾기도 했다. 팜유 라인이 그 예다.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의 '맛있게 먹고 즐기는' 무해한 케미가 시청자들을 다시 TV 앞으로 불러들였다. 앞서 세 사람은 베트남의 달랏으로 먹방 여행을 떠났던 바. 방송 후 '팜유 투어'로 달랏을 찾는 여행객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 (UP) KBS 2TV '홍김동전'…누가 안 보는 거야?
이런 예능이 필요하다. '홍김동전'은 자극적이지 않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고 홍진경과 김숙, '홍김'이 주축이 되어 그 분위기를 만든다. 그리고 그 둘이 아끼는 동생들이자 예능 대세인 조세호, 장우영, 주우재가 독특한 케미로 재미를 더한다.
기싸움은 없지만 할 말은 하는, 따뜻하고 자유로운 '홍김동전'은 1%대 시청률 때문에 폐지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KBS 비드라마 16주 1위(7월 24일 기준)를 차지하며 입소문 파워를 입증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다 잡은 '홍김동전'은 최근 1주년을 맞이했다.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주우재는 "바닥부터 쌓아 왔다고 해야 하나, 같이 이겨냈다는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또 김숙은 "매주 '다음 주에 못 볼 수 있다'고 말하니까 더 사랑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김동전'이 더이상 전전긍긍하지 않고, KBS의 장수 예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UP)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한번 보면 빠져들걸
'사이렌'에서는 군인, 경찰, 경호, 소방, 스턴트, 운동까지 각자 4명씩 총 6개 팀으로 나눠져 생존 미션에 나선다. 기존 미디어에서 보기 힘든 강인한 여성 24명의 경쟁과 연대, 팀별로 확연히 돋보이는 직업의식이 8개의 에피소드에 녹아있다. 섬 하나를 다 빌려서 촬영했다는 '사이렌'의 이은경 PD, 채진아 작가는 나영석 사단으로도 알려져 있다.
'사이렌'에는 연예인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홍보나 화제성 측면에서 시작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번 보면 새벽까지 정주행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나 역시 '혹시 '사이렌' 보셨어요?'가 인삿말이었고, '보고나서 최애 팀 정해지면 알려주세요'가 영업 멘트였다. 오디션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 자체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사이렌'은 끊지 못하고 정주행했다.
공개 이후 '사이렌' 팬덤이 생기는 등 꾸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사이렌'은 지난 19일 개최된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예능·교양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이은경 PD는 "직업, 명예를 걸고 서바이벌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요즘도 직업에서 명예를 찾는 분들이 있느냐’고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셨다. 직업적 명예를 걸고 사는 분들이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신 경찰, 소방, 경호, 스턴트 등 여섯 부문 참가자들에게 영광 돌리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 (DOWN) MBC '놀면 뭐하니?'…개편의 개편의 개편
'놀면 뭐하니?'는 결국 또 다시 무리수 개편을 단행했다. 정준하, 신봉선이 하차했고 주우재가 합류했다. 유재석, 하하, 이이경, 박진주, 미주, 주우재까지 6인 체제로 가되, 게스트 출연을 열어뒀다.
재정비를 계기로 첫 메인 연출을 맡게 된 김진용, 장우성 PD는 유재석 중심에서 벗어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200회를 앞두고 PD 교체·변경만 세 번, 유재석 1인 체제에서 6인 체제가 되기까지 멤버 교체도 계속됐다. '놀면 뭐하니?'의 정체성은 뭘까? '유재석과 아이들'을 벗어나는 방향성을 추구한다지만 '유느님'의 존재감은 아직 너무나 크고, 대중은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방송에는 '예능 대부' 이경규가 출연해 시청률 해결법에 대해 "가장 좋은 건 폐지"라고 일침을 전한 바 있다. 저조한 시청률 끝에 결국 개편을 선택한 '놀면 뭐하니?'가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DOWN) 채널A '하트시그널4'…셀럽 등용문
'하트시그널'이 원래 이랬나? 예능이라기 보다는 짜여진 각본 속에서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또 이제는 누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어떤 커플이 탄생할지 보다는 저들이 방송 이후 어디 소속사에 들어갈 것인지, 어디 브랜드 행사에 참석할지 고민이 되는 수준이다.
연애 리얼리티, 일반인 출연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출연자 검증의 강도도 점점 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트시그널4'는 방송 전부터 잡음이 계속됐다.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고, 최근에는 데이트 타임라인 조작과 PPL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자막 실수, 출연자들의 선택이라고 해명했으나 몰입도는 자연히 떨어졌다. 이전 시즌의 화제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하트시그널'이 만약 이후 시즌을 고민한다면 스타덤에 오를 출연자를 고르기보다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재고해야 할 때다.
◆ (DOWN) tvN '댄스가수유랑단'…한끗이 아쉽다
오랜 시간 각자의 자리를 지켜온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 5명의 도전을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하고 새롭고 즐겁다. 그러나 그럴수록 '원래 하던 걸 또 하는' 김태호 PD의 올드함이 돋보이고, 이는 식상하다는 대중의 평가로 이어졌다.
다섯 사람의 관계성과 수다만 봐도 재밌을 텐데 흐름을 깨는 요소들이 재미를 반감시켰다. 다섯 멤버의 무대만 연달아 보여줘도 열광할 텐데 게스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의아함을 자아냈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오히려 '한끗'을 놓친 것.
기대감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뜨거운 화제성만큼이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화사를 둘러싼 선정성 논란이 연일 이슈를 차지했고, 미흡한 콘서트 운영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콘서트를 관람한 관객들은 관람 시간, 게스트 중심의 무대, 어설픈 무대 진행, 공연이 아닌 촬영을 위한 시간 배치 등을 문제삼으며, 남자가수 유랑단, 다음 버전을 위한 빌드업에 이용당했다고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유랑단' 측은 "공연 관람 및 운영에 있어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고, 다섯 출연자만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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