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신호탄' 오히려 C등급이 쏠쏠하다?…깜짝 조기 계약자 또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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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C등급이라 오히려 수요가 있을 것 같다."
올겨울 FA 시장 1호 계약자는 베테랑 투수 우규민이었다. 우규민은 6일 원소속팀 kt 위즈와 2년 총액 7억원에 사인했다.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 조건이다. 우규민은 올해 45경기에서 4승, 1세이브, 4홀드, 43⅓이닝,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며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1985년생이라는 나이가 걸림돌이긴 했지만, FA 선언을 해도 C등급에 올해 연봉 2억2000만원이라 보상 규모도 그리 크진 않았다. 한번 도전을 해볼 만했는데, kt가 빠르게 움직여 적정한 금액에 사인을 받았다.
나도현 kt 단장은 "베테랑 투수로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우규민은 우수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 투수 운용에 보탬이 된 꼭 필요한 선수다. 내년 시즌에도 투수진의 허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FA 시장에는 우규민을 포함해 C등급은 모두 8명이다. 내야수 서건창, 외야수 김헌곤, 투수 김강률, 내야수 최정, 투수 임정호, 외야수 김성욱, 투수 문성현 등이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은 다른 팀으로 이적해도 보상선수가 없고, 직전년도 연봉의 150%만 원소속팀에 보상급으로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이적 부담이 확 줄어든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C등급은 보상 부담이 적기 때문에 보강할 포지션에 맞는 선수가 있다면, 쏠쏠한 보강이 될 수 있다. C등급이라서 이득을 보는 선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6일 SSG 랜더스와 4년 총액 111억원 전액 보장 계약한 최정을 제외하면 C등급에서는 큰 계약을 노릴만한 선수는 없다. 다만 과거 등급제가 없었을 때는 FA 신청을 했다가 보상 위험 부담이 커서 미아가 되기 직전에 원소속팀과 적당히 타협해 계약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면, 이제는 보상 위험이 없으니 조금 더 자유롭게 타구단과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
서건창은 C등급이 되길 기다렸던 선수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었을 때는 B등급이었으나 자격유지를 선택했고, 올해 만 35세 이상 신규 자격으로 C등급으로 한 단계 낮추면서 계약 가능성의 폭을 넓혔다.
김강률은 올해도 두산 필승조로 활약했다. 1988년생으로 나이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지만,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한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다. 올해는 53경기에서 2승, 1세이브, 12홀드, 42이닝,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올해 연봉은 1억5000만원으로 보상 규모도 작아 불펜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는 노릴 만하다.
외야수 김헌곤은 포스트시즌에 폭발력을 보여줬다. 정규시즌에는 117경기 타율 0.302(281타수 85안타), 9홈런, 34타점, OPS 0.792를 기록했는데, 올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만 4홈런, 6타점을 쓸어담으면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올해 연봉은 6000만원이다.
외야수 김성욱은 1993년생으로 비교적 나이가 어리고, 일발 장타력도 갖추고 있어 외야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는 확인할 만하다. 올해는 129경기에서 타율 0.204(358타수 73안타), 17홈런, 60타점, OPS 0.671을 기록했다. 타율이 낮은 편이긴 하나 한번씩 치는 홈런이 쏠쏠했다. 올해 연봉은 9500만원으로 역시나 보상 규모가 크지 않다.
C등급의 이점을 살려 빠르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선수가 추가로 나올 수 있을까. 최근 구단들은 방출된 선수 가운데 과거 활약이 좋았거나 높은 잠재력을 평가받았던 선수와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만큼 보상 없이 적은 금액으로 전력을 보강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데, C등급 선수들도 비슷한 이점을 살려 수요가 있는 구단에 어필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