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레전드 합체' 이종범 전격 KT행, 이강철과 손 잡았다…'도루 10위' 거북이 군단 탈바꿈 시동 [공식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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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타이거즈 레전드'가 한 팀에서 뭉친다. KT가 '바람의 아들' 이종범(54) 코치를 영입하면서 기동력과 수비력을 보강한다.
KT 위즈는 24일 "이종범 1군 외야·주루 코치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광주일고-건국대 출신인 이종범 코치는 1993년 1차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해태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해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도루 7개를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해태의 우승을 이끈 이종범 코치는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 데뷔 시즌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프로 2년차인 1994년에 꿈의 4할 타율과 200안타에 도전했던 이종범 코치는 124경기에서 타율 .393 196안타 19홈런 77타점 84도루를 기록하며 KBO 리그를 평정,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일본 진출에도 1996~1997년 해태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종범 코치는 특히 1997년 125경기에서 타율 .324 30홈런 74타점 64도루를 남기며 지금도 리그에서 30홈런-60도루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기록돼 있다.
국내 무대에서 모든 것을 이룬 이종범 코치는 1998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로 진출했고 입단 첫 시즌부터 1번타자로 자리매김했으나 사구로 인한 불의의 부상으로 날개가 꺾이면서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고 결국 2001년 KIA로 간판이 바뀐 타이거즈로 복귀하기에 이르렀다. 2001시즌 도중 KIA 유니폼을 입은 이종범 코치는 45경기에서 타율 .340 11홈런 37타점 7도루를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고 2003년 132경기에서 타율 .315 20홈런 61타점 50도루로 맹활약,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로 나선 이종범 코치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8회초 1사 2,3루 찬스에 나와 일본 최고의 마무리투수 후지카와 규지를 상대로 좌중간 외야를 꿰뚫는 적시 2루타를 작렬, 한일전의 영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이종범 코치는 2009년 123경기에서 타율 .273 6홈런 40타점 11도루를 기록하면서 타이거즈가 1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조하며 부활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줬다.
2012시즌 개막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이종범 코치는 KBO 리그 통산 1706경기 타율 .297 1797안타 194홈런 730타점 510도루를 기록했으며 은퇴 후에는 한화 이글스 1군 주루코치, 국가대표팀 주루코치를 맡은 뒤 LG 트윈스에서 2군 감독 등을 지내다 지난 해 1군 주루코치로 LG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또한 이종범 코치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다. 이정후는 KBO 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69도루를 남기고 국내 무대를 평정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친 순간, 이종범 코치도 관중석에서 환호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올해 이종범 코치는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이제 '마법 군단'에 합류한 이종범 코치는 또 다른 '타이거즈 레전드'인 이강철 KT 감독과 만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종범 코치를 영입한 나도현 KT 단장은 "이종범 코치는 베테랑 지도자로서 팀의 외야 수비와 주루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종범 코치는 오는 25일 일본 와카야마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지도할 예정이다.
KT는 올해 최하위로 어렵게 시즌을 출발했으나 매서운 뒷심으로 사상 최초 5위 결정전 끝에 정규시즌 5위를 확정,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을 연파하며 사상 최초 '업셋'에 성공한 KT는 준플레이오프에서 LG에 무릎을 꿇었지만 최종전까지 가는 끈질긴 모습으로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KT는 올해 팀 도루 61개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팀내에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전무했고 배정대가 도루 9개를 기록한 것이 최다 기록이었다. 일찌감치 내년 시즌 준비에 나서는 KT가 이종범 코치의 합류로 기동력과 수비력에 날개를 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