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시즌 V리그는?]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 “정신 없었던 2년…‘너흰 안 된다’는 예상, 보기 좋게 깰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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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시즌 V리그는?]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 “정신 없었던 2년…‘너흰 안 된다’는 예상, 보기 좋게 깰 터”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혹독하게 2024~2025시즌 V리그를 준비했다.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새 시즌, 김 감독은 주변에서 반복되는 ‘삼성화재는 안 된다’는 평가를 보기 좋게 극복하겠다는의지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51)을 마주한 곳은 9월 일본 시즈오카였다. 일주일의 해외전지훈련 내내 김 감독은 혹독하게 선수들을 조련했다. 일본 V리그 명문 도레이 애로즈와 4차례 연습경기와 자체 미니게임에서 조금이라도 부족해 보이면 강하게 질책했고, 일부 선수들에게는 심야 개인훈련까지 지시했다. 특유의 환한 미소를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럴 만도 했다. 한 시절 V리그 최강으로 군림한 삼성화재지만, 지금은 최약체에 가깝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전력, 팀 구성으로 힘겨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김 감독은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고 채워가도록 평소보다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환경 탓’을 하지 않는다. 어렵기 때문에 더 보람을 느낀다. 선수들에게는 강한 기질과 근성을 불어넣고, 조직력을 다지며 희망을 찾아간다. 구단도 베테랑 감독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 2023~2024시즌 정규리그 막판이던 올 2월 3년 재계약을 알렸다. 성공적인 체질 개선과 팀 리빌딩의 공로를 인정했다.
사실 삼성화재의 2023~2024시즌도 나쁘진 않았다. 최종 순위는 6위(승점 50)였으나, 1라운드와 3라운드에 5승1패, 2라운드에 3승3패로 선전했다. 4라운드(2승4패)부터 페이스가 뚝 떨어진 게 뼈아팠다. 김 감독은 “이를 다시 반복할 수 없다.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체력이 준비돼야 긴 레이스를 버틸 수 있다”며 치열한 몸만들기를 주문했다.
삼성화재의 새 시즌 방향성은 뚜렷하다. ‘재도약의 원년’이다. 선수단 구성도 나쁘지 않다. 세터 노재욱 등 자유계약선수(FA)를 모두 잡았고, 전진선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시몬을 데려왔다. 2m 장신으로 핀란드리그 득점왕을 경험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알리 파즐리(이란)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했고, 여러 해외리그를 거친 아웃사이드 히터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불가리아)를 수혈했다. ‘몰빵 배구’가 아닌 균형을 위한 선택이다.
V리그 전초전으로 최근 막을 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도 삼성화재는 조별리그 3전승으로 4강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해 결승행에는 실패했어도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일부 선수의 부상으로 100% 전력을 쏟지 못한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자신감을 얻었다. 선수들의 응집력도 확인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이야기다.
-벌써 3번째 시즌이다.
“정신없이 지난 2년을 보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수 구성과 팀 문화를 확립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다.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 최대치 성과를 만들어야 했다. 결과는 조금 부족했음에도 구단은 재계약으로 계속 믿음을 줬다. 끝까지 책임지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한국인 지도자들이 거의 남지 않았다.
“나와 권영민 감독(한국전력)만 남았다. 안타깝다. 국제경쟁력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는데, 아쉬움은 있다. 다만 외국인 감독님들도 한국배구를 마냥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동반자로 여기길 바란다.”
-2년간 어떤 부분에 주력했는지.
“타 팀에선 주전으로 뛰기 어려운 이들이 많았다. 자신감이 많이 결여돼 있었고, 조금 가라앉은 인상이었다. 어떻게든 경쟁력을 갖춰줘야 했다. 반격 찬스를 어떻게든 만들어내 우리가 공격에 나서는 훈련을 반복했다. 다행히 선수들이 잘 자라주고 있다. 훈련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 맹활약한 외국인 주포(요스바니·대한항공)와 헤어졌다.
“정말 좋은 선수다. 참 잘해줬다. 다만 배구는 개인종목이 아니다. 주변의 지원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요스바니가 무려 49점을 올렸는데도 패한 경기가 있었다. 우리로선 배분이 중요했다. 국내선수들의 역량도 동시에 키워야 했다. 다른 선택을 해야 했다. 팀 구성에서 가장 적합한 조합을 찾아야 했다.”
-선수들의 성장과 팀 구성은 만족하나?
“팀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나름의 목표대로 조금씩 향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은 3년은 넘겨야 하더라. 성장 속도가 다소 더딘 부분도 있는데, 이는 전반적 현상이다. 기존 선수들과 영입생들의 조화는 나쁘지 않다. 만들면 된다.”
-이번 시즌의 삼성화재는 어떨까?
“어떤 분이 ‘삼성화재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보란 듯이 치고 올라가고 싶다. 분명 우리는 최상위 수준은 아니나 중위권 이상, ‘봄배구 도전’은 필수다. 우리가 안 되길 바라는 분들도 많은데, 예상을 보기 좋게 깨주고 싶다. 우선 올 시즌은 매 경기 전력투구를 하되, 경기 흐름에 따라 힘을 더 주든, 빼든 선택할 것이다. 지난 시즌 우리는 한국전력에 1승(5패)밖에 얻지 못했다. 일방적 열세는 더는 없다.”
-그만큼 비시즌 준비과정도 치열했다.
“빨리 시즌을 마쳤으니 빠른 준비가 필요했다. 사실상 완전한 ‘새 판 짜기’에 가까운데, 특히 어린 선수들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들이 잘 버텨줘야 한다. 볼 훈련과는 별개로 체력 프로그램과 웨이트 트레이닝도 적절히 가미했다. 중위권에만 들어도 포스트시즌을 기대할 수 있다. 장기 레이스에는 변수가 많다. 그로즈다노프가 부상으로 손발을 맞춘 시간이 짧은 것이 걱정이나, 잘 해낼 것이다.”
-삼성화재에선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치열하게 준비하는 사람. 매사 최선을 다하며 목표를 이루는 감독으로 남고 싶다. 무능한 이미지를 남기고 싶지 않다. 감독은 마법사가 아니지만, 선수들이 마법을 부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선수들이 신나게 뛰어놀도록 계속 도울 것이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51)을 마주한 곳은 9월 일본 시즈오카였다. 일주일의 해외전지훈련 내내 김 감독은 혹독하게 선수들을 조련했다. 일본 V리그 명문 도레이 애로즈와 4차례 연습경기와 자체 미니게임에서 조금이라도 부족해 보이면 강하게 질책했고, 일부 선수들에게는 심야 개인훈련까지 지시했다. 특유의 환한 미소를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럴 만도 했다. 한 시절 V리그 최강으로 군림한 삼성화재지만, 지금은 최약체에 가깝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전력, 팀 구성으로 힘겨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김 감독은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고 채워가도록 평소보다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환경 탓’을 하지 않는다. 어렵기 때문에 더 보람을 느낀다. 선수들에게는 강한 기질과 근성을 불어넣고, 조직력을 다지며 희망을 찾아간다. 구단도 베테랑 감독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 2023~2024시즌 정규리그 막판이던 올 2월 3년 재계약을 알렸다. 성공적인 체질 개선과 팀 리빌딩의 공로를 인정했다.
사실 삼성화재의 2023~2024시즌도 나쁘진 않았다. 최종 순위는 6위(승점 50)였으나, 1라운드와 3라운드에 5승1패, 2라운드에 3승3패로 선전했다. 4라운드(2승4패)부터 페이스가 뚝 떨어진 게 뼈아팠다. 김 감독은 “이를 다시 반복할 수 없다.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체력이 준비돼야 긴 레이스를 버틸 수 있다”며 치열한 몸만들기를 주문했다.
삼성화재의 새 시즌 방향성은 뚜렷하다. ‘재도약의 원년’이다. 선수단 구성도 나쁘지 않다. 세터 노재욱 등 자유계약선수(FA)를 모두 잡았고, 전진선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시몬을 데려왔다. 2m 장신으로 핀란드리그 득점왕을 경험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알리 파즐리(이란)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했고, 여러 해외리그를 거친 아웃사이드 히터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불가리아)를 수혈했다. ‘몰빵 배구’가 아닌 균형을 위한 선택이다.
V리그 전초전으로 최근 막을 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도 삼성화재는 조별리그 3전승으로 4강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해 결승행에는 실패했어도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일부 선수의 부상으로 100% 전력을 쏟지 못한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자신감을 얻었다. 선수들의 응집력도 확인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이야기다.
-벌써 3번째 시즌이다.
“정신없이 지난 2년을 보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수 구성과 팀 문화를 확립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다.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 최대치 성과를 만들어야 했다. 결과는 조금 부족했음에도 구단은 재계약으로 계속 믿음을 줬다. 끝까지 책임지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한국인 지도자들이 거의 남지 않았다.
“나와 권영민 감독(한국전력)만 남았다. 안타깝다. 국제경쟁력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는데, 아쉬움은 있다. 다만 외국인 감독님들도 한국배구를 마냥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동반자로 여기길 바란다.”
-2년간 어떤 부분에 주력했는지.
“타 팀에선 주전으로 뛰기 어려운 이들이 많았다. 자신감이 많이 결여돼 있었고, 조금 가라앉은 인상이었다. 어떻게든 경쟁력을 갖춰줘야 했다. 반격 찬스를 어떻게든 만들어내 우리가 공격에 나서는 훈련을 반복했다. 다행히 선수들이 잘 자라주고 있다. 훈련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 맹활약한 외국인 주포(요스바니·대한항공)와 헤어졌다.
“정말 좋은 선수다. 참 잘해줬다. 다만 배구는 개인종목이 아니다. 주변의 지원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요스바니가 무려 49점을 올렸는데도 패한 경기가 있었다. 우리로선 배분이 중요했다. 국내선수들의 역량도 동시에 키워야 했다. 다른 선택을 해야 했다. 팀 구성에서 가장 적합한 조합을 찾아야 했다.”
-선수들의 성장과 팀 구성은 만족하나?
“팀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나름의 목표대로 조금씩 향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은 3년은 넘겨야 하더라. 성장 속도가 다소 더딘 부분도 있는데, 이는 전반적 현상이다. 기존 선수들과 영입생들의 조화는 나쁘지 않다. 만들면 된다.”
-이번 시즌의 삼성화재는 어떨까?
“어떤 분이 ‘삼성화재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보란 듯이 치고 올라가고 싶다. 분명 우리는 최상위 수준은 아니나 중위권 이상, ‘봄배구 도전’은 필수다. 우리가 안 되길 바라는 분들도 많은데, 예상을 보기 좋게 깨주고 싶다. 우선 올 시즌은 매 경기 전력투구를 하되, 경기 흐름에 따라 힘을 더 주든, 빼든 선택할 것이다. 지난 시즌 우리는 한국전력에 1승(5패)밖에 얻지 못했다. 일방적 열세는 더는 없다.”
-그만큼 비시즌 준비과정도 치열했다.
“빨리 시즌을 마쳤으니 빠른 준비가 필요했다. 사실상 완전한 ‘새 판 짜기’에 가까운데, 특히 어린 선수들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들이 잘 버텨줘야 한다. 볼 훈련과는 별개로 체력 프로그램과 웨이트 트레이닝도 적절히 가미했다. 중위권에만 들어도 포스트시즌을 기대할 수 있다. 장기 레이스에는 변수가 많다. 그로즈다노프가 부상으로 손발을 맞춘 시간이 짧은 것이 걱정이나, 잘 해낼 것이다.”
-삼성화재에선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치열하게 준비하는 사람. 매사 최선을 다하며 목표를 이루는 감독으로 남고 싶다. 무능한 이미지를 남기고 싶지 않다. 감독은 마법사가 아니지만, 선수들이 마법을 부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선수들이 신나게 뛰어놀도록 계속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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