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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도, 리시브도 잘 해요’ 부키리치는 정관장의 ‘복덩이’...“성심당 튀김 소보루는 고구마 소가 더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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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도, 리시브도 잘 해요’ 부키리치는 정관장의 ‘복덩이’...“성심당 튀김 소보루는 고구마 소가 더 맛있어요”




V리그 2년차를 맞이하는 정관장의 ‘세르비아 특급’ 반야 부키리치에겐 2024~2025시즌은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도로공사에서 뛰었던 지난 시즌만 해도 공격에만 몰두하면 됐다. 도로공사는 현역 최고의 리시브를 자랑하는 리베로 임명옥, 리시빙 아포짓 스파이커 문정원이 워낙 탄탄하게 리시브를 받아주다 보니 198cm의 신장을 앞세운 고공강타만 잘해주면 됐다.
 
V리그 2년차에 부키리치의 소속팀은 도로공사에서 정관장으로 바뀌었다. 도로공사가 부키리치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부키리치는 다시 트라이아웃에 나왔고,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2순위로 부키리치를 지명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함께 했던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인 메가(인도네시아)와는 재계약했다. 메가와 새로 뽑을 외국인 선수가 공존하기 위해선 리시브 능력이 있는 선수가 필요했는데, 정관장과 고 감독의 선택은 부키치리였다. 이 때문에 비 시즌 내내 고 감독은 ‘과연 메가와 부키리치를 코트에 함께 뛸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둘의 코트에 함께 세워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 감독의 수는 부키리치가 리시브를 받는 것이었다. 다만 그 선택은 두 선수 중 부키리치가 더 리시브를 잘 받아서가 아니었다. 누가 더 왼쪽에서 공격을 더 잘 하느냐였다.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예선 B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는 부키리치와 메가가 처음으로 함께 뛴 공식경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고 감독은 “기자분들이나 팬분들은 리시브 능력으로 부키리치가 리시브를 받게 됐다고 보시겠지만, 발상을 바꿨다. 누가 더 왼쪽에서 공격을 잘 하나 봤더니 부키리치더라. 왜 지난 시즌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님이 부키리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썼는지 알겠더라”라고 설명했다.
 
고 감독은 “부키리치가 리시브에서도 제 몫을 다 해줄 겁니다”라고 호언장담하면서도 사전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갈 땐 “아~불안하다. 불안해”라고 말하며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고 감독도 100% 확신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뚜껑을 열자 부키리치의 리시브 능력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198cm의 장신으로 발이 빠르지 않아 범위는 넓지 않았지만, 적어도 자신 앞으로 오는 서브에 대해선 확실히 받아올렸다. 정관장이 이날 받은 98개의 서브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3개의 리시브를 부키리치 혼자 받아올려야 했다. IBK기업은행 서버들의 당연한 선택이었다. 리시브 라인 3명 중 가장 리시브 능력이 떨어지는 부키리치에게 목적타 서브를 집중시켜 에이스를 노림과 동시에 부키리치의 공격 작업을 최대한 어렵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부키리치는 43개의 리시브 중 세터 머리 위로 정확히 받아올린 것은 17개로, 리시브 성공률은 39.53%였다. 고무적인 요소는 43개 중 단 1개도 에이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리시브 효율도 39.53%로 성공률과 동일했다. 이것만으로도 확실한 수확이었다.
 
팀 리시브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면서도 부키리치는 이날 팀 공격의 36.76%를 책임졌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한 것도 부키리치였다. 체력적 소모가 심했을 법 했지만, 주전 중 가장 높은 39.71%의 공격 성공률로 팀내 최다인 31점을 몰아쳤다. 5세트까지 이어진 이날 경기력 기복이 심했던 정관장이지만, 3-2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공수에서 가장 공헌도가 컸던 부키리치 덕분이었다.
 
고 감독도 “부키리치의 리시브가 관건이었다. 상대가 공략을 많이 할 게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부키리치가 잘 해줬다. 다만 리시브를 받고 공격에 들어가는 리듬을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칭찬과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부키리치의 얼굴은 다소 지쳐보였다. 그럴 법 했다. 체력 소모가 심한 리시브와 공격을 팀 내에서 가장 많이 했기 때문. 부키리치는 “새로운 팀에 와서 첫 경기를 이겨서 행복하다”면서 “모든 서버들이 나한테 서브를 집중할 줄 알았다. 리시브 준비를 열심히 했다. 나 아니면 누가 하겠나라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지난 연습 경기에서는 리시브 성공률이 더 좋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좀 아쉽다. 더 열심히 잘 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부키리치는 지난 시즌 김천을 홈으로 하는 도로공사에서 뛰다 올 시즌에는 더 큰 도시인 대전을 홈으로 하는 정관장으로 옮겼다. 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옮긴 것을 실감하느냐 묻자 부키리치는 “아직 자유시간을 갖지 못했다. 대전을 돌아볼 시간은 충분하진 않았다. 물론 대도시라는 느낌을 받고는 있다”고 말했다.
 
아직 대전을 두루 살펴보진 못했지만,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의 빵은 통역사를 처음 만난 날 맛봤다. 성심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튀김소보루 얘기가 나오자 부키리치는 “정말 맛있다. 팥 들어간 것과 고구마 들어간 것 모두 먹어봤다. 내 취향은 고구마가 들어간 튀김 소보루다. 정말 맛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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