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한 번에 2억 달러 날린 사나이가 있다… 처참한 몰락, 이대로 MLB서 매장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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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한 번에 2억 달러 날린 사나이가 있다…
처참한 몰락, 이대로 MLB서 매장되나
▲ 가정폭력 혐의로 선수 경력의 기로에 놓인 훌리오 우리아스
▲ 우리아스는 2024년 투수 FA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리스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시즌이 시작될 당시까지만 해도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선발 최대어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블레이크 스넬도 아니었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를 빼면, 최대어의 이름은 단연 훌리오 우리아스(28)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대박'의 모든 조건을 다 가지고 있었다. 일단 기량이 확실했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며 다저스의 상징 클레이튼 커쇼의 후계자 소리를 듣고 자랐던 우리아스는 만 20세였던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다저스는 우리아스가 단계를 밟아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애지중지했다. 갑작스러운 어깨 부상으로 우려를 모으기도 했으나 우리아스는 성공적으로 재기하며 2020년부터 본격적인 선발 에이스감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아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 11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27로 본격적인 발진에 나섰다. 그리고 이듬해 32경기에 선발로 나가 185⅔이닝을 던지며 20승3패 평균자책점 2.96의 뛰어난 성적으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이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7위였다.
2022년에는 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31경기에서 175이닝을 소화하며 17승7패 평균자책점 2.16으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 사이영상 투표 3위, MVP 투표 14위 등 화려한 성과를 남겼다. 그리고 2023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2024년 나이는 28세. 7년 이상의 계약이 가능하다는 평가 속에 총액 2억 달러가 보인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2023년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시즌 초반 구속이 다소 떨어졌고, 커맨드도 흔들렸다. 21경기에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4.60에 머물렀다. 그래도 우리아스의 시장 가치에 토를 다는 이는 없었다. 여전히 최대어였다. 그런데 하나의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아스의 경력이 망가졌다. 선발 FA 파워랭킹 1위에서 추락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리스트에서 사라진 엄청난 사건이었다.
우리아스는 2023년 9월 4일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메이저리그 전역의 주목을 받았다. LA 시내의 BMO 스타디움을 찾은 자리에서 동행한 여성을 폭행한 혐의였다. 긴급 체포된 우리아스는 5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기는 했지만 여파가 굉장했다. 메이저리그는 가정폭력, 여성폭력, 아동폭력 등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9월 7일 곧바로 행정 휴직 처분을 내리면서 우리아스의 경기 출전 길이 막혔다. 원 소속팀 LA 다저스도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아스의 경력에 '가정폭력'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에도 가정폭력으로 20경기 출전 정지를 당한 흑역사가 있다. 재범은 어느 나라든 법과 제도의 처벌이 엄하다. 결국 우리아스는 이후 완전히 사라졌고, 이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 선수가 됐다.
▲ 우리아스는 2019년에도 가정폭력 혐의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어 가중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 최악의 경우 메이저리그 경력이 끝날 위기까지 몰린 우리아스
그 사이 우리아스보다 못한 평가를 받은 다른 선수들은 차례로 대박을 쳤다.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 3.72, 그리고 지난해에도 3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한 애런 놀라(31)가 7년 1억72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했다. 투수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발점이었다. 결국 당초 2억 달러 초반이 예상되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에 사인하며 정점을 찍었다.
우리아스 사건은 경찰을 거쳐 지난해 말 검찰로 넘어간 상태다. 사법 처리를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폭력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리그 차원에서의 중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복귀하더라도 2024년 시즌의 상당 부분, 혹은 전체를 날릴 수도 있다. 당연히 그에 접촉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없을 수밖에 없다. 당장 쓰지도 못하는데 부정적인 여론을 안고 갈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아스가 성적과 별개로 이런 문제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마쳤다면 이번 시장에서 최소 2억 달러 이상의 돈을 벌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재 시장 상황이라면 2억 달러대 초반보다는, 중반이나 후반으로 갈 확률이 더 높았다. 화를 참지 못한, 어쩌면 인성의 문제가 우리아스의 경력을 위협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복귀 자체도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이제 문제는 FA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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