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미친 13연승'인데, 김연경은 "내 예상과 완전 다르다" 무슨 의미? [인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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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득점을 따낸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김연경. 인천=송정헌 기자[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내 예상과 전혀 다르게 가고 있다. 이렇게 연승을 할 거라고는..."
흥국생명의 '살아있는 전설' 김연경도 깜짝 놀랐다. 흥국생명의 무서운 질주. 자신의 팀이 잘나가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니 흥미롭다.
흥국생명은 10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3대0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개막 후 파죽의 13연승. 구단 최대 연승 타이 기록이다.
김연경은 경기 후 "13연승, 너무 좋다. 예상도 못했다. 연승이 이어지는 자체로 좋다"고 말했다. 16년 전 13연승을 거둔 2007~2008 시즌. 그 때도 김연경이 있었다. 흥국생명 역사의 현장에 모두 있었다. 김연경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웃었다.
1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승리했다. 3세트 득점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김연경. 인천=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4.12.10/흥국생명이 우승 후보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압도적으로 치고나갈 줄은 몰랐다. 김연경, 김수지 외 주전 선수들이 대거 교체됐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 그런데 마치 몇 시즌을 함께한 선수들처럼 손발이 들어맞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완전히 다른 팀이다. 그런데 팀으로 함께 경기를 해내가는 모습이 너무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연경도 이에 호응하며 "올해는 선수들이 집중하고, 준비하는 게 달라졌다. 선수 개개인이 감독님 배구를 많이 이해하고 익히면서 코트 안에서 보여주고 있다. 훈련도 체계적으로 많이 한다. 치료, 트레이닝 파트도 선수들 관리를 많이 해주신다. 시스템이 잘 구축되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은 배구에만 집중한다"고 동력을 설명했다. 이어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지 얘기를 많이 한다. 그렇게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승리했다. 3세트 득점 후 투트쿠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김연경. 인천=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4.12.10/김연경 스스로는 이런 파죽지세를 예상했을까. 그는 "사실 팀은 내 예상과 전혀 다르게 가고 있다"며 웃었다. 무슨 뜻일까. 김연경은 "나도 우리가 이렇게 연승을 할 거라 생각 못했다. FA 영입 등 변화가 있었고, 각 팀들도 전력 보강을 알차게 했다. 다들 좋은 경기력을 낼 거라 예상했다. 그래서 개막 전 긴장 아닌 긴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 타이트한 경쟁을 예상했었다는 뜻이다.
김연경은 이어 "내 개인으로 보면 사람들이 몸이 더 좋아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비시즌 개인 훈련도 많이 했고 몸상태도 좋다. 꾸준하게 챔프전까지 지금의 흐름을 끌고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2라운드 MVP를 수상했다. 아본단자 감독,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 속에 상도 받고 사진도 찍었다. 그런데 김연경은 경기 후 "내 생각에 2라운드 MVP는 내가 아닌 세터 이고은"이라고 말했다. 무슨 의미였을까.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열린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 이고은이 사인을 맞추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4.12.05/김연경은 "이고은의 역할이 크다. 세터가 중요한 포지션이기도 하고, 중간 역할을 굉장히 잘해줬기 때문에 팀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얘기를 나누면 피드백도 긍정적이고, 계속 노력한다. 요령도 피우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다. 보기 좋다. 그러니 좋은 기량이 나오는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고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새 식구. 사실 김연경과 김수지 빼고는 외국인 선수 포함 주전급 선수들이 거의 다 바뀐 상황인데, 이고은의 경기 운영 속에 흥국생명은 하나로 똘똘 뭉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도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뛰는 게 너무 좋다. 특히 세터가 업그레이드 된 게 크다"고 말하며 "이고은이 굉장히 잘한다. 훈련, 하고자 하는 태도, 뭔가 해보려는 노력 등이 마음에 든다. 자기 자신보다 팀을 위해 플레이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세터는 이런 세터"라고 극찬했다.
잘 되는 집의 전형이다. 팀 분위기도 좋고, 경기력도 최상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연경도 예상하지 못했던 판도, 결국은 '원팀'의 힘이라는 결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