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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콘필드 5400억-잠실 돔구장 5000억인데...'사직 돔구장'이 1조라니, 시간만 허비하고 야구팬 염원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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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꽁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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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부산시 제공
[OSEN=조형래 기자] 첫 삽을 뜰 때까지 믿을 수 없다. 그동안 허비한 시간들은 신뢰를 주기 힘들 수밖에 없다. 부산의 새 야구장 계획 얘기다. 이미 수 없이 사업 계획 발표와 용역을 펼쳤지만 십수 년째 여전히 사직구장은 1985년 완공된 그 모습 그대로다. 

부산시는 20일, 부산시청에서 사직야구장 재건축 계획과 종합운동장 복합개발 추진 현황과 계획을 담은 비전을 발표했다. 

새 야구장은 2031년 개장을 목표로 개방형 구장으로 건설된다. 부산시는 ‘야구장은 관람객의 접근성과 이용 편리성 구장의 역사성 등에 대한 종합적 , 검토 결과에 따라 좌석 수 2만1000석 규모로 현재의 위치에 건립한다. 내년 설계 공모를 시작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재건축을 시행한다’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부산의 열정적인 응원문화를 더욱 생생히 체감할 수 있도록 부산의독 창성을 반영한 개방형 구장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연 면적은 지금의 3만6406제곱미터에서 6만1900제곱미터로 대폭 늘어난다.

아울러 ‘최초 야구장이 건선될 당시 주변환경과 달리 아파트가 밀집된 환경 변화와 부산의 응원문화 등을 고려해 그라운드 레벨을 낮추는 다운필드 방식으로 소음과 빛 공해를 최소화한다’라고 덧붙였다. 

신구장 건설 과정에서 가장 화두였던 대체구장 부지는 개발용역 당시 최우선 부지로 고려된 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확정됐다. 부산시는 ’2031년 개장 전까지 사직야구장의 임시구장은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고려해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OSEN DB
부산시는 지난 7월, 아시아드주경기장 대신 보조경기장을 임시구장 부지로 검토하기도 했다. K리그 구단 부산 아이파크의 적잖은 반발로 야구장 대체구장과 재건축 문제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보조경기장 부지는 롯데 역시도 접근성 등의 문제로 난색을 표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체구장은 예정대로 아시아드주경기장로 확정했다.

아울러 사직구장 재건축과 동시에 종합운동장 부지의 실내체육관, 수영장 등을 재배치하고 잔디 피크닉 공원 등 여가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실내체육관과 수영장은 북서쪽 주차장 부지로 이전해 재건축할 예정이다. 

이번 사직야구장 재건축 과정에 드는 예상 비용은 3262억원. 지난해 3월에 실시한 사직구장 재건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서는 사업비를 2344억원으로 추산했지만 올해 1월 지방행정연구원에서 다시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는 3262억원으로 약 1000억 가까이 상승했다. 자재값 및 물류비 상승에 따른 여파다. 대체구장 부지 선정 작업에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며 시간을 끌었고 사업비가 늘어났다.

3262원의 사업비 분담은 부산시 및 국비 지원이 70%, 롯데가 30%를 책임진다. 국비 지원은 300억원, 롯데가 817억원, 부산시가 나머지 금액을 부담한다. 롯데는 지난 7월,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에 817억원을 부담하겠다는 공문을 부산시 측에 전달했다. 대체구장인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하는 비용까지 모두 포함한 비용이다.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대체구장 사업비는 부산시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OSEN DB
다만 사직구장 재건축과 관련해서 따라오는 물음표는 여전하다. 당초 2026년 착공에 2028년 완공, 2029년 개장을 내세웠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모두 2년이나 미뤄졌다. 롯데 구단도 이 부분에 대해 부산시와 다시 협의해야 하는 상황. 롯데 측은 부산시의 발표 직후 “착공 시점에 대해 부산시에 다시 문의를 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어쩌면 최근 들어 팬들이 바라고 있는 돔구장에 대한 답변은 석연치 않다. 돔구장에 대해서 박형준 시장은 브리핑 이후 기자회견 자리에서 “돔구장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야구인들의 의견이 많았다. 롯데도 동의했다”라며 “건축비도 1조원 이상 너무 과도한 비용이 드는데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에서는 현재 방안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건립된 일본 홋카이도현 기타히로시마 시에 위치한 개폐형 돔구장 에스콘필드의 사업비는 600억엔, 한화로 5400억원이 들었다. 아울러 서울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의 시설 중 하나로 신축되는 잠실 돔구장의 경우 폐쇄형 돔구장으로 계획하고 있고 사업비는 약 5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천 청라에 지어지는 복합 쇼핑몰과 연계한 돔구장 사업비의 경우 합쳐서 1조3000억 가량이 투입될 것이다. 박형준 시장이 밝힌 1조원이라는 건설비 추산이 어떤 배경으로 나왔는지도 밝혀야 한다.
OSEN DB
돔구장을 향한 염원은 최근 들어서 더 늘어나고 있다. 탁 트인 개방감이 야외구장의 장점이자 매력이겠지만 현실적인 환경들이 개방형 구장보다는 돔구장을 원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매년 여름 기온은 상승하고 있고 올해 유독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올해가 역대 최고치라고 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무더운 여름이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다.

또 예상치 못한 스콜 폭우로 경기 준비에 불편함을 겪었다. 사직구장만의 응원문화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생각해야 할 점은 관중과 선수단의 편의다. 더 이상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어졌지만 부산시와 롯데 모두 이 지점에서는 돔구장보다는 개방형 구장으로 결론지었다.

물론 돔구장으로 지을 경우 공사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공기가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사업비가 상승한다. 대체구장 활용 기간도 늘어나고 선수단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각해야 할 것은 사직구장 재건축 논의가 한창 활발했던 시점인 2017~2018년(2018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다) 즈음, 공수표를 날리지 않고 신구장 사업을 시작했다면 애초에 사업비 등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는 것. 그 당시라면 현재 예상하고 있는 사업비 3262억원의 절반 가량으로 최신식 구장을 짓고도 남았다. 나아가 이 정도 사업비면 당시에 돔구장을 지어도 충분했다.
OSEN DB
공사 지연과 설계 변경 등으로 공사비가 늘어난 고척스카이돔도 약 194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2014년 개장)가 994억 원,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2015년 개장)가 1666억 원, 창원 NC파크(2019년 개장)는 1270억 원의 공사 비용이 들었다. 완공 직전인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설비용은 약 1600억 원 가량이다.

부산시는 야구장 대신 2030 엑스포 유치 등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북항재개발 부지에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결정했다. 하지만 2018년 5월 착공한 오페라하우스는 설계 변경 및 자재값 상승 여파로 아직도 6년이 지난 현재도 완공되지 않았고 건설 비용은 현재 3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롯데 그룹은 오페라하우스 건립기금으로 10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제는 정말 올곧게 사직구장 재건축 계획을 밀고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시비 확보가 관건이다. 부산시 재정여건 공시에 따르면 현재 부산시의 재정자립도는 40.84%. 재정자주도는 51.81%다. 시 자체적으로 살림을 꾸려갈 수 있는 능력(재정자립도), 전체 세입의 사용처를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능력(재정자유도) 모두 전국 지자체 최하위권 수준이다. 부산은 초고령사회로 경제활동 인구가 적다.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가난한 도시인 부산이 2000억원이 넘는 야구장 재건축 관련 시비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그동안 사직구장 재건축 관련 계획들이 무수히 나왔지만 정말 실행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렇기에 여전히 비가 오면 경기장 곳곳이 홍수가 되고 해충이 득실거리는, 선수들도 관중들도 모두 불편한 사직구장을 계속 쓰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번에는 사직구장 재건축이 제대로 돌입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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