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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와 고다이라... 평창의 韓日 빙속 스타, 6년만에 함께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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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와 고다이라... 평창의 韓日 빙속 스타, 6년만에 함께 섰다


당시 뜨거운 우정 나눠 화제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서 재회

이상화(오른쪽)와 고다이라 나오가 22일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만나 활짝 웃고 있다. /뉴시스

한국 ‘빙속 여제’ 이상화(35)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 그는 평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다. 하지만 선수 생활 내내 라이벌이었던 일본 고다이라 나오(38)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그는 마지막 레이스를 마치고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그때 고다이라가 다가와 이상화를 따뜻하게 안아줬다.고다이라는 이상화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경기장을 돌며 마지막 올림픽을 끝낸 라이벌에게 최고의 예우를 보였다. 그 순간 둘은 평생의 라이벌이 아니라 함께 스케이트를 타며 동고동락한 전우(戰友)였다.

둘의 뜨거운 우정은 스포츠계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이 장면을 평창올림픽이 남긴 역사적 순간 15가지 중 하나로 꼽았고, 2018평창 기념재단은 둘에게 ‘한일(韓日) 우정상’을 수여했다.

6년이 지나 둘은 그때 그 장소에서 서로를 다시 끌어안았다.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을 계기로 평창 올림픽 경기가 열렸던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22일 재회했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서 사격 ‘레전드’ 진종오(45)와 함께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았고, 고다이라는 IOC 롤모델로 선정돼 대회를 찾았다.

둘은 서로를 보자마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상화는 “나오와 여기에 같이 다시 서니까 마치 경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눈물이 날 것 같지만 기분이 좋아서 참는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는 “평창 올림픽 이후 상화를 몇 번 만났지만 경기할 기회는 없었다”며 “이 경기장에서 만나니 선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했다.

2018 평창 올림픽 당시 이상화(왼쪽)와 고다이라 나오. /오종찬 기자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평창 올림픽이 끝나고도 우정을 이어왔다. 고다이라가 선수로 나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이상화가 한국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참가해, 고다이라 경기를 보며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36세였던 고다이라는 전성기 기량을 펼치지 못했고 17위에 그쳤다. 이상화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야 한다”며 울먹였다. 그해 이상화가 고다이라의 고향인 일본 나가노를 방문해 함께 일본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고다이라는 2022년 은퇴한 후 현역 시절 자신이 속했던 병원 직원으로 근무하며 학생들 지도와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두 사람이 어린 시절엔 청소년 올림픽이 없었다. 하계 청소년 올림픽이 2010년, 동계 청소년 올림픽은 2012년에 신설됐다. 고다이라는 “우리 어릴 땐 이런 대회가 없었지만, 중학생 때 일본에서 열렸던 한·일 교류 프로그램에서 상화를 만난 기억이 있다”며 옛 기억을 회상했다. 그는 “상화는 초등학생이었는데 그때 이미 상당히 강했다”며 “그 이후로 상화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청소년 올림픽에 출전한 후배들을 향한 조언과 격려도 잊지 않았다. 이상화는 “청소년 올림픽에서 경험을 쌓아서 나중에 성인 올림픽에서도 당당히 경쟁하고 세계의 벽을 허무는 선수로 성장하면 좋겠다고 했다. 고다이라는 “젊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상대가 없으면 경기 자체가 없다. 서로 존중하면서 배울 부분이 있으면 배우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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