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다가…‘해주세요’하니 해주더라” KIA 150km 좌완 파이어볼러의 특별했던 21세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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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던지다가…‘해주세요’하니 해주더라” KIA 150km 좌완 파이어볼러의 특별했던 21세 생일
이의리/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해주세요 또 이렇게 해버렸죠. 그런데 해주더라.”
KIA 타이거즈 왼손 파이어볼러 이의리(21)에게 2023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많은 일이 있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엔트리 이슈도 있었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유종의 미도 거뒀다. KIA에선 제구 기복도 있었고, 특유의 재능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며 KBO리그 최고 왼손투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의리/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올 시즌 28경기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제구 기복으로 투구수 관리가 잘 되지 않아 퀄리티스타트 6회에 그쳤다. 그럼에도 확 무너진 경기가 많지 않았다.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선방했다.
왼손 선발투수인데 경기 중~후반까지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을 거뜬히 찍는 스태미너가 단연 최대 강점이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섞는다. 경험을 더 쌓으면 언터쳐블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실질적으로 양현종을 잇는 KIA 대표 토종 에이스가 될 준비를 마쳤다.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지난 27일 이의리, 박찬호, 최지민의 ‘식사 토크’를 게재했다. 제작진이 올 시즌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 얘기하자 이의리는 ‘생일 등판’을 꼽았다. 그런데 그날 결과가 좋지 않았다.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서 3.2이닝 3피안타 3탈삼진 6볼넷 7실점했다.
전형적인 올 시즌 ‘이의리다운’ 경기였다. 잘 던지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려 연속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에 처한, 그런 경기였다. 제작진이 7이닝 무실점한, 9월27일 창원 NC전을 꼽자 오히려 깔끔하게 잘 던진 날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
이의리는 웃으며 “생일이었는데, 재밌었다. 잘 던지고 있었다. 잘 던지다가 혼자 또 ‘해주세요’ 이렇게 해버렸죠”라고 했다. 그런데 “진짜 해주더라”고 했다. 실제 그날 KIA는 난타전 끝에 13-11로 이겼다. 이의리는 “그 3연전이 NC와 난타전이었다. 우리 투수들 평균자책 쫙 올라간 날”이라고 했다.
이의리는 솔직하게 “올 시즌 힘들었다”라고 했다. 제구 기복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단, 그 이상으로 장점이 많고, 장점을 더 살릴 필요도 있다. 이의리는 현재 미국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센터에 파견돼 개인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내년을 위한 철저한 준비다.
이의리/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나는 타자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한다. 형들이 필요한 게 있다고 하면 다 갖다 준다. 7이닝 무실점처럼 너무 깔끔한 경기는 기억도 안 난다”라고 했다. 그런 이의리의 얘기를 듣고 있던 박찬호는 “사람으로서 성장할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후배가 대견한 듯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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