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생기 돈 서울독립영화제, 관객 압도한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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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 2025년 예산안에 서울독립영화제 지원 예산이 삭감됐다는 소식에 격분했던 영화인들은 국회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복원됐다는 소식에 생기를 되찾았다.
방송인 류시현과 함께 개막식 사회자로 20년의 호흡을 자랑하는 권해효 배우는 "국회 문체위에서 복원된 예산이 예결위로 넘어갔다"며 영화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관련기사 : 문체위, 삭감된 영화예산 일부 복원… 숨통 트일까?).
"영화제 없애겠다는 건 가능성 없애겠다는 것"
▲ 50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28일 저녁 CGV영등포에서 열린 50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공동주최자인 영화진흥위원회 한상준 위원장은 "오랫동안 영화제에서 활동했었기에 그때마다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에 빠짐없이 참석했었지만, 50주년이라니 정말 느낌이 새롭다"며 "앞으로 75주년 100주년 넘도록 화려한 행진을 계속하시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공동주최자인 한국독립영화협회 백재호 이사장은 예산 문제를 언급하며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옆에 계시지만, 서울독립영화제 예산 전액 삭감 소식을 접하시고 8천여 분이 넘는 영화인과 관객분들께서 저희와 함께 목소리를 내주셨다"면서 "모두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이어 백 이사장은 " 우리 모두를 위해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린다"면서 호응을 유도한 후 "이 자리에 영진위원장님과 영진위, 문체부 관계자분들 그리고 국회의원과 의원실 분들 와 계시다.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응원의 박수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28일 저녁 CGV영등포에서 열린 50회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에서 인사말하는 공동주최자 영진위 한상준 위원장과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백재호 이사장은 개막선언에 앞서 "영화제는 가능성이다. 영화제를 없애겠다라는 말은 그 가능성을 없애겠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라며 "서울독립영화제가 없었다면 오늘의 저도 그리고 이 자리에 여러분도 안 계셨을 거고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서 맺어졌던 관계들과 그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던 영화들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독립영화제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40주년을 조영각 선배님과 같이 했었는데, 어느덧 50주년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며 "힘들었지만 뿌듯하고 즐겁게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50주년 기념 책을 제작해, 1975년부터 2023년까지 상영됐던 작품들 중 100편을 선정했다"며 "서울독립영화제를 비롯한 독립영화의 역사들을 찾아가는 하나의 경로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GV, 쇼박스, 마리끌레르 등 서울독립영화제 50년 예우
영화인들의 참여와 후원 등도 두드러졌다.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아카이브 트레일러는 개막식 장소인 CGV영등포 SCREENX관 3면을 활용한 포맷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그해 슬로건에 맞춰 제작하는 개막영상은 구교환 감독이 연출했다. 구교환 감독은 인사말을 통해 이 개막 영상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누나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정성 들여 만들었다"고 재치있게 말해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개막작인 <백현진쑈 문명의 끝>은 50주년에 걸맞은 상징성과 독창성을 갖는 작품으로 상영 후 큰 박수를 받았다. 상영에 앞서 박경근 감독과 백현진 배우가 나와 영화를 소개했다. 박경근 감독은 "이렇게 개막작으로 선정될 줄 몰랐다"라며 "영화를 만들려고 처음부터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관객분들이 (결과물을)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주연이면서 제작자이기도 한 백현진 배우는 "서울독립영화제에 출연했던 영화, 연출했던 영화에 이어 프로듀서로 참석하게 됐다"며 "기후변화로 호모 사피엔스가 멸망하는 그때까지 서울독립영화제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 50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백현진쑈 문명의 끝>을 연출한 박경근 감독(왼쪽)과 제작자이자 주연인 백현진 배우 |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개막식이 끝난 후 인근에서 개최된 개막 파티는 쇼박스가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쇼박스 관계자는 "서울독립영화제 50주년을 축하하면서 한국영화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영화제에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며 연대감을 표했다. 마리끌레르는 서울독립영화제의 지난 50년을 예우하고 앞으로 안녕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서울독립영화제 50주년 특별판을 제작해 영화제 기간 중 배포한다.
예산 삭감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전 영화계가 적극적으로 서울독립영화제에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다.
한편 50회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6일까지 CGV압구정과 청담씨네시티 등에서 열리며 역대 최다인 147편이 상영된다. 올 한해 국내 주요 영화제 상영작이 모두 망라됐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관심이 높다. 영화 상영 외에 50주년을 맞이해 포럼과 영화발전기금과 거버넌스 발전 전략을 주제로 한 정책포럼, 신인 배우를 발굴하는 배우 프로젝트 등도 함께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