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하게 끝난 이선균의 일기, 부디 편안함에 이르시길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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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하게 끝난 이선균의 일기, 부디 편안함에 이르시길 [TEN스타필드]
이미지 원본보기이선균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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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예의 에필로그≫
"너무 잘 됐죠. 그 당시 생각하면 이건 꿈도 꾸지 못 할 일을 경험한 거죠. 아카데미 시상식 가서 작품상을 받아서 박수도 받고. 아카데미 갈 때 정말 꿈꾸는 거 같았어요. 꿈에서 좋은 패키지 여행을 다닌 느낌? 정말 용 됐죠. 그때 비하면."
지난 10월 7일 뉴스매거진 시카고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선균은 이렇게 말했다. 좋은 배우를 꿈꾸며 무명 시절을 보내던 때와 지금을 비교할 때 어떻게 성장한 것 같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당시 이선균은 자신에게 있어 '숙제'와 같았던 연기가 이제는 '일기'처럼 느껴진다며 "또 다른 일기를 잘 써나가고 싶다"라고도 했다. 이 인터뷰는 이선균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됐다.
그로부터 3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7일, 이선균은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 예상하지 못한 황망한 죽음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너무도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SNS에 애도라며 글을 올리고, 누군가는 이를 비판했다. 또 일각에서는 고인 죽음의 이유를 유흥업소 실장 A씨, 경찰, 유튜버, 언론 등에서 찾으며 그들을 탓하고 있다. 이선균의 마지막 길이 너무나 혼탁하고 시끄러운 상황이다.
이선균의 죽음을 둘러싼 이 수많은 말 중 어떤 것이 맞고 어떤 것이 틀린 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현재 필요한 것은 세상을 떠난 고인을 향한 순전한 추모이다. 이선균이 배우로서 받은 큰 사랑이 그가 이번 사건으로 대중에 큰 질타를 받은 이유라면, 적어도 마지막 고인의 모습은 지난 24년간 많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로서 평가받고 기억되는 것이 옳다.
다만, 이번 사건과 관련 분명 시비를 가릴 때는 필요할 것이다. 어떤 것이 잘못됐는지 알고 바로잡아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늘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기를 즐거워했고, 자신이 돋보이기보다는 상대 배우를 빛나게 할 줄 아는 배우였다. 또, 장르와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고 인상적인 연기로 대중에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한국 영화 중 역작으로 꼽히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하는데 일조한 주역이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엔딩에서 동훈(이선균)은 지안(아이유)에게 '편안함에 이르렀나'라고 묻는다. 지안은 '네, 네!'라고 확신에 찬 답을 준다. 이선균의 마지막 길에 우리는 같은 질문을 되돌려 줬으면 한다. 그리고 이선균이 영정 사진처럼 밝은 미소로 그렇다고 말하길 바란다. 지안이 그랬던 것처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 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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