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본단자 감독도 박수 보낸 최소 경기 5000득점, 김연경의 멈추지 않는 기록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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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5,000득점과 함께 V-리그에 또 한 번 이름을 남겼다.
지난 13일 오후 흥국생명은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흥국생명엔 그야말로 ‘겹경사’가 벌어졌다. 바로 팀 정규리그 최다 14연승 기록 수립과 김연경의 최소 경기 5,000득점 달성이다. 김연경은 이날 14득점을 올리며 통산 5,001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김연경은 종전 기록인 13연승을 기록했던 2007-08시즌에도 흥국생명에서 맹활약했던 바 있다. 그 당시부터 쌓아 올린 소중한 한 점들이 모여 지금의 5,000득점을 이뤘다.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합류한 김연경은 국내로 복귀 후 계속해서 흥국생명 소속으로 활약해왔다. 김연경의 '국내 통산 5,000득점'이라는 기록을 구성하는 모든 점수는 흥국생명만을 위해 올린 점수인 것이다.
현재 여자부에서 김연경보다 먼저 5,000득점에 도달한 사람은 양효진, 박정아, 황연주, 정대영, 한송이로 5명 뿐이다. 그만큼 어려운 기록이자 대단한 기록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록을 중시하지 않는다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이 기록에 대해 묻자 “이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 김연경이 세운 기록에는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답할 정도였다.
그리고 김연경의 기록에는 특별한 수식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최소 경기’다. 김연경의 출전 경기 수는 221경기. 종전 최소 기록이었던 박정아의 337경기를 크게 밑돈다.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며 5,000득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실제 현재까지 김연경의 역대 통산 공격 성공률은 45.22%. 코트 위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공격 기회 중 대략 반 정도를 성공시켰다.
김연경은 “이제 이런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엄청 좋다는 감정이 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주위에서 많이들 축하를 해주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항상 내가 기록을 세우면 앞에 양효진이 있더라. 먼저 기록을 세운 양효진을 밀어낼 수는 없지만 최소 경기 5,000득점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려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튀르키예 등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했던 김연경. 각 리그에서 세운 기록을 모두 인지하고 있을까. 김연경은 멋쩍게 웃으며 “나보단 팬들이 더 많이 안다. 종종 상을 받았다는 사실도 깜박하곤 하고, 내가 모르는 기록도 있는데 그걸 팬들은 다 알고 있다”고 말한 뒤 장난스럽게 “(기록이나 상이) 너무 많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웃음이 터진 기자들을 향해 김연경은 “이숙자 해설위원을 만났는데 나답게 하라고, 겸손하게 굴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은 나를 더 어필해 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실제로 김연경은 '최고'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선수다. 첫 해외 진출이었던 일본 V.프리미어리그에서 시즌 베스트6에 연달아 두 차례 선정된 것은 물론 중국 슈퍼 리그에서도 2라운드 베스트7에 이름을 올렸다. 또 튀르키예 리그와 유럽배구연맹(CEV) 컵에서는 MVP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 밖에도 CEV 챔피언스리그와 국제배구연맹(FIVB) 올림픽 세계예선전, 아시아 여자 배구 선수권 대회 등에서 베스트 아웃사이드 스파이커로 선정되는 등 수많은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별중의 별'로 뽑힌 바 있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현재, 김연경이 흥국생명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만난 페퍼저축은행의 장소연 감독 역시 “김연경을 중심으로 팀이 결집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김연경이 무탈하게 코트 위를 지키는 것은 흥국생명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아본단자 감독도 휴식을 주고 싶은 선수의 목록에 김연경이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트레이너 파트에서 요가, 수영 등 새로운 것도 추천해 주고 있기에 몸이 안 좋을 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연경은 이날 세운 기록으로 이번 시즌 들어 세 번째 상금을 수령했다. 앞선 두 상금은 각각 1라운드와 2라운드의 MVP로 선정돼 받았던 상금이다. 김연경은 "첫 번째 MVP 상금은 선수단과 나눴고, 두 번째 MVP 상금은 김연경 재단에 기부했다. 이번 상금은 공교롭게도 나를 위해 써야 할 것 같은 타이밍에 받아버려서 어떻게 할지 아직 고민 중"이라고 익살스럽게 답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터뷰실을 나가던 김연경은 "상금을 쓰게 되면 후기도 공유하겠다"는 발언으로 한 차례 더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김연경의 행보에 많은 이들이 더욱 관심을 갖는 까닭 중에는 분명 끝을 예상할 수 없다는 이유 역시 존재할 것이다. 이번 시즌 김연경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김연경의 행보에 팬들의 기대감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