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스승을 잡아야 '사는' 이승우 "어쩔 수 없는 운명…이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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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 전북 현대의 이승우(26)가 스승인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47)을 넘어야 하는 얄궂은 상황 속에서도 팀 잔류만을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은 1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서울 이랜드와의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이날 이승우는 후반 32분 교체 투입돼 약 13분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과감한 전진으로 서울 이랜드를 괴롭혔다.
적지에서 1승을 챙긴 전북은 8일 오후 2시 2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을 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치르게 됐다.
경기 후 이승우는 "전북에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은 만큼 강등을 걱정한다는 게 좀 그렇다. 우리가 잘 준비하고 회복하면 2차전도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며 특유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승우는 상대 팀 사령탑 김도균 감독과의 인연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시즌 이승우와 김도균 감독은 수원FC에서 사제지간으로 좋은 호흡을 보였다.
이후 김도균 감독은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으며 팀을 떠났고 이승우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으로 이적했는데, 공교롭게도 승강 PO라는 외나무 다리에서 적으로 만나게 됐다.
이날 경기 중 이승우는 빨리 스로인을 처리하려는 과정에서 터치라인의 김도균 감독을 밀치는 듯한 동작을 하기도 했다.
이승우는 당시 상황에 관해 묻자 "오랜만에 만나 친근함의 표시였다"며 웃어넘겼다.
이어 "지금도 김도균 감독을 응원한다. 서울 이랜드가 우리가 아닌 다른 팀과 붙었더라면 (감독님을) 응원했을 것이다. 하위권이던 서울 이랜드가 상위권까지 올라온 걸 보니 역시 팀을 잘 만드셨다"며 옛 스승을 향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전북이 맞이한 상황은 애정을 나눌 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다. 서울 이랜드의 상승세를 누르지 못하면, 이는 곧 강등을 의미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승우는 "일단 우리가 살아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면서 "잘 준비해서 (김도균 감독을)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차전은 홈 팬 앞에서 열린다. '홈 이점'을 앞세워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팬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