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파문 "日 대표팀 감독 경질하라" 분노 폭발→고개 숙인 사령탑 "패배는 모두 내 책임"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일본 야구 대표팀 팬들. /사진=WBSC 공식 홈페이지

일본 야구 대표팀 선수들. /사진=WBSC 공식 SNS대만 야구가 일본 야구의 국제대회 28연승을 저지하면서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일부 일본 야구팬들은 사령탑인 이바타 히로카즈(49)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만은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일본과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4-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대만은 프리미어12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렸다. 대만은 앞서 조별리그에서 B조 2위로 슈퍼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슈퍼라운드에서는 1승 2패에 그쳤으나 미국, 베네수엘라보다 높은 TQB{Team Quality Balance·(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를 기록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앞서 조별리그 및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을 각각 만나 2번 모두 패했던 대만은 결승전에서 패배를 제대로 설욕했다.

대만의 우승으로 프리미어12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이 모두 한 차례씩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한국이 결승에서 미국을 제압하고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어 2019년 제2회 대회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꺾고 프리미어12 첫 우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번 제3회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대만이 일본을 물리치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만은 2015년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본 뒤 2019년 대회에서는 슈퍼라운드 5위에 그쳤으나 이번 우승으로 마침내 빛을 봤다. 일본은 이날 패배로 국제대회 27연승을 마감했다.

대만은 선발 등판한 좌완 린위민이 4이닝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어 5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장이가 3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해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8회에는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천관위가, 9회에는 린카이웨이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반면 일본 선발 도고 쇼세이는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4실점으로 흔들리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대만이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그라운드로 나와 환호하고 있다. /사진=WBSC 공식 홈페이지
대만 선발 린위민이 13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한국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타선에서는 대만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천제시엔이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천제시엔은 팀이 1-0으로 앞선 5회초 우월 스리런포를 터트리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천제시엔은 이번 대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다. 타율 0.625, 2홈런, 6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천제시엔은 앞서 한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고영표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터트린 바 있다. 일본은 대만 투수의 호투에 꽁꽁 묶인 채 산발 4안타에 그쳤다.

경기가 끝난 뒤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일본 야구팬들은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25일 "이바타 감독은 그만둬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를 함께 실으며 경기 내용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일본 야구 대표팀이 전승을 거두다가 마지막 경기에서 패했다. 이 결과로 '이바타 감독 사임'이 X(구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로 들어갔다"며 "다만 대부분의 팬은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야구를 보지 말라', '현장의 고생도 모르면서 그런 말을 하지 마라', '감독 덕분에 전승을 거두며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당신이 감독을 맡아보라'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이바타 감독은 패배 후 "선수들은 정말 잘해줬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기술도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강해졌다. 패배는 모두 내 책임"이라면서 "힘든 일정 속에서도 선수들이 잘해줬다. 정말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 다음 국제대회로 2026년에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은 선수도 있다. 이들이 향후 계속해서 한층 더 성장한다면 기쁠 것"이라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이바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오는 2026 WBC 대회까지로, 아직 2년이 남아 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WBSC 공식 홈페이지

대만이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그라운드로 나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WBSC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