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이 잘 도망갔다고” 한화 마무리훈련 얼마나 힘들길래…투수 러닝만 90분, 국대가 편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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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훈련이 얼마나 힘들면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선수가 “이곳 훈련량이 많은 거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을까.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김서현(20)은 한화 선수로는 유일하게 2024 WBSC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 35인에 포함되며 지난 2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대회를 대비한 팀 코리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최근 고척에서 만난 김서현은 첫 성인대표팀 승선 소감을 묻자 “프로 와서 첫 대표팀이라 신기하다. TV로만 봤던 선배님들, 또 다른 팀에서 잘하는 선수들, 선배님들과 함께 뛰니까 확실히 청소년 대표팀과는 느낌이 다르다. 아직은 조금 어색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배우고 싶은 게 많다. 박동원 선배님과 직접 배터리호흡을 맞춰봤고, 투수들의 경우 다 잘 던지는 선수들이다. 아직까지 직접 다가가서 조언을 구한 적은 없지만, 선배님들이 무언가를 물어보실 때마다 대답을 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울고를 나와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맨이 된 김서현은 데뷔 첫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한 뒤 2년차인 올해도 대전이 아닌 서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약점인 제구력을 보완하기 위해 팔 각도를 비롯해 투구폼을 바꾸고 또 바꿨는데 최고 160km에 달했던 빠른 구속이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서현은 ‘노장’ 김경문 감독을 만난 뒤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여기에 양상문 투수코치의 노련한 기술 및 멘털 지도까지 더해져 37경기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9경기 평균자책점 0.96을 남겼던 7월이 압도적이었는데 당시 13경기 연속 무실점의 ‘미친 안정감’을 뽐냈다.
그러나 김서현은 이를 실력이 아닌 운으로 바라봤다. 그는 “운이 80%다. 운이 너무 좋았다”라며 “13경기 연속 무실점했을 때 보면 주현상 선배가 한 번 도와주셨고, 수비가 도와준 적도 있다. 나머지는 내 실력이 10%, 그리고 팀 분위기가 10% 정도였다고 본다”라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그럼에도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김서현은 “일단 올해는 마음이 편해졌다. 자신감도 많이 생기다보니 10%를 내가 채우지 않았나 싶다”라고 비결을 덧붙였다.
김서현은 국가대표 선배이자 팀 동료 문동주, 노시환이 부상을 당하며 한화 소속으로 유일하게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합류했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 살아남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류중일호는 고척돔 훈련 및 쿠바, 상무와의 3차례 평가전을 통해 최종 엔트리 28인을 확정한다는 계획. 지난 25일 투수 김시훈, 이강준, 조민석까지 추가로 합류해 마운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김서현은 “한화에서 나 혼자 오게 됐는데 그래서 끝까지 살아남아야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화 사령탑과 선배들도 김서현의 생존을 응원하고 있다. 김서현에 따르면 김경문 감독은 “가서 많이 배우고 와라. 최일언 투수코치와 잘 아는 사이인데 최 코치에게 많이 빼먹고 와라”, 노시환은 “대표팀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이 배우고 와라”라고 말했고, 문동주는 “절대 (최종 엔트리에서) 떨어지지 마라. 떨어져서 오면 죽는다”라고 애정 어린 경고를 했다.
첫 성인대표팀 훈련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한화 동료들로부터 대전에서 진행 중인 혹독한 김경문표 마무리훈련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나는 이 곳 훈
련량이 적당하다고 본다. 많은 거 같지는 않다”라며 “지금 대전은 투수 러닝만 1시간 30분이라고 들었다. 형들도 잘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