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형인데 은퇴라니…이름 먹칠하지 않겠다” 롯데서 온 ‘박경수 후계자’, 홀로서기 다짐하다 [오!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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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박)경수 형은 너무나 대단한 선배다. 이름에 먹칠하지 않겠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지난 18일 “영원한 캡틴 박경수(40)가 22년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박경수의 은퇴를 그 누구보다 슬퍼한 KT 선수가 있었으니 트레이드 이적 후 줄곧 박경수 후계자로 불렸던 내야수 오윤석(32)이 그 주인공이다. 2루 수비의 달인이었던 박경수의 지도를 받으며 지금의 자리까지 왔는데 든든한 선배이자 멘토가 떠난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윤석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박)경수 형에게 내가 은퇴할 때까지 은퇴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결국 은퇴의 시간이 왔다”라며 “(박)경수 형은 그 정도로 대단한 선배이고, 내가 존경하는 선배다. 그 동안 박경수의 2루수 후계자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렇게 불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형한테 비빌만한 존재는 아니지만, 내년부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윤석은 경기고-연세대를 나와 2014년 롯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다. 그는 상무 복무를 거쳐 2020년 63경기 타율 2할9푼8리 4홈런 32타점으로 잠재력을 터트렸고, 그해 10월 4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KBO 역대 27번째 사이클링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대기록에도 롯데 내야에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면서 2021년 7월 31일 포수 김준태와 함께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오윤석은 이적 첫해부터 통합우승을 맛보더니 이듬해 112경기 타율 2할3푼4리 6홈런 37타점 23득점 커리어하이를 쓰며 데뷔 첫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올라섰다.
오윤석은 이적 4년차인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가장 적은 73경기를 소화했지만, 2할9푼3리의 준수한 타율과 함께 마침내 2루 수비를 인정받았다. 공교롭게도 박경수의 커리어 마지막 시즌에 2루 수비가 일취월장하며 이강철 감독이 믿고 쓰는 2루수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이 감독은 후반기 오윤석의 2루 수비를 보고 “메이저리그인 줄 알았다”라며 합격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오윤석은 올해 박경수가 플레잉코치를 겸하며 사실상 박경수 없는 그라운드에서 2루수를 맡았다. 하지만 박경수의 은퇴로 내년 시즌부터는 진짜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FA 심우준이 KT에 잔류한다는 가정 아래 김상수와 함께 2루수 박경수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이에 대해 오윤석은 “부담은 없다. 그런 걸 다 떠나서 경기에 나갔을 때 잘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물론 내년 시즌은 정말 허전할 거 같다. (황)재균이 형, (김)상수 형, (심)우준이가 있지만, 그래도 쭉 우리를 리드했던 형이 안 계시면 한 동안 어색할 거 같다. 그래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제 막 시즌이 끝났지만, 벌써 내년 시즌을 향한 비장한 각오도 품고 있었다. 오윤석은 “박경수라는 선수는 정말 너무나 대단한 존재다. 선수들을 리드하고, 후배들을 챙겨주는 거 보면 배울 게 엄청 많다”라며 “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자리 욕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박)경수 형 이름에 먹칠을 안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오윤석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