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도 다쳤는데 삼성은 왜 자꾸 이길까…주축 3총사 부상 악몽, 그럼에도 이기는 방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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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이기고도 흥이 나지 않는다"
박진만(48)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10-5로 승리했으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삼성의 '간판타자'인 구자욱의 부상 때문이었다.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치고 구토 증세를 보였고 2차전에서도 80%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차츰차츰 컨디션을 끌어 올리던 상황. 그런데 일이 터졌다. 1회말 우전 안타로 출루한 구자욱은 2루 도루를 성공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 구자욱은 끝까지 주루 플레이를 소화했지만 왼쪽 다리를 절뚝 거리면서 겨우 홈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었다. 부상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삼성은 결국 2회초 대수비로 이성규를 투입했다.
구자욱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MRI 검진을 받은 구자욱은 절망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삼성 관계자는 "구자욱이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플레이오프 3~4차전은 출전이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이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치고 "이기고도 흥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주축선수인 구자욱이 부상을 입었다. 지금으로 봐서는 플레이오프 3~4차전 출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면서 "구자욱이 무릎에 통증을 많이 느끼고 있어서 일단 하루 정도 지나야 정확한 복귀 가능 날짜가 나올 것 같다. 플레이오프 5차전 출전 여부는 미리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초 구자욱은 잠실구장으로 향하는 동료들과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빠른 회복을 위해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이지마치료원을 찾기로 결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구자욱이 부상 치료차 16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로 출국했다. 18일까지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선수의 부상 치료 기간을 최소화해 19일 이후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비록 구자욱이 플레이오프 3~4차전 출전은 무산됐지만 그 이후에는 무조건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 이미 '에이스' 코너 시볼드가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베테랑 좌완투수 백정현도 플레이오프 대비 자체 평가전에서 상대 타자의 타구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맞아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아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발된 상태다. 여기에 33홈런 120타점을 몰아친 '간판타자' 구자욱까지 부상으로 빠졌으니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삼성은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승리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비록 구자욱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지금 삼성 외야에는 타격감이 뜨거운 타자들로 가득하다. 윤정빈은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3득점을, 김헌곤은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을 각각 폭발했다. 여기에 정규시즌에서 홈런 22개를 터뜨린 이성규가 뒤를 받치고 있다.
삼성은 코너와 백정현의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투수 중책을 우완 황동재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황동재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5경기에 나와 42이닝을 던져 1승 2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한 선수. 아무래도 상대 선발투수인 '10승 투수' 임찬규와 비교하면 선발 매치업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이 만약 3차전에서 시리즈를 종지부할 계획이라면 모든 투수들을 총동원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히 있다. 특히 핵심 불펜 자원인 김재윤과 임창민은 1차전에서 10구 미만으로 투구했고 이틀을 쉬었다. 1~2차전에 모두 나온 김윤수는 시속 155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가을야구 신데렐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로선 선발투수인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을 제외한 모든 투수를 총동원이 가능한 상황. '부상 도미노'가 덮친 상황인데도 삼성이 그리 절망적이지 않은 이유다.
삼성이 만일 3차전을 패하더라도 4차전에는 레예스 카드를 내세우면 그만이다. 현재 플레이오프는 14일 우천취소로 인해 일정이 하루 밀린 상황. 따라서 레예스가 만약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서도 4일 휴식 후 등판이 이뤄지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 박진만 감독도 "우천취소가 되면서 레예스가 하루 더 쉴 수 있다"라고 반색하기도 했다. 과연 삼성이 '부상 도미노' 속에서도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까지는 부상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았다. 그래서 앞으로 삼성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욱 주목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