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시치, 전방 십자인대 파열→5~6개월 'OUT'…은퇴 위기 [오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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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시치, 전방 십자인대 파열→5~6개월 'OUT'…은퇴 위기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분위기 좋은 토트넘 홋스퍼에 악재가 찾아왔다. 크로아티아 윙어 이반 페리시치가 전방 십자인대 부상을 입어 장기간 결장이 확정됐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반 페리시치는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발표했다.
부상을 입게 된 원인과 향후 조치에 대해선 "경험 많은 크로아티아 국가대표인 페리시치는 비접촉 훈련 중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라며 "수술 후 그는 의료진과 함께 재활을 시작해 남은 시즌 동안 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유럽 축구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SNS을 통해 "페리시치는 전방십자인대가 찢어져 앞으로 5~6개월 결장할 것"이라며 "그는 "크로아티아 대표팀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를 함께 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1989년생 크로아티아 윙어 페리시치는 지난해 여름 인터밀란을 떠나 FA(자유계약선수)로 토트넘과 계약했다. 당시 페리시치 영입을 추진한 건 그의 스승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었다.
페리시치는 토트넘에 합류하기 전에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에서 콘테 감독과 함께 세리에A 우승을 합작했다. 2020/21시즌 콘테 감독은 당시 윙어였던 페리시치를 윙백으로 포지션 변경을 시켰고, 포지션 변경 후 페리시치는 리그 32경기에 출전해 1800분을 소화하는 등 콘테 감독 기대에 부응하면서 인터밀란을 11년 만에 세리에 A 정상에 올려놓았다.
시간이 흘러 인터밀란을 떠나 2021년 11월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콘테 감독은 리그 8위에 위치했던 토트넘을 4위까지 끌어올리면서 기어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콘테 감독은 과거에 지도해 봤던 선수라 장점을 잘 알고 있고, 윙어와 윙백을 모두 볼 수 있는 즉시 전력감 자원인 페리시치 영입을 추진했다. 페리시치도 평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어 했고, 스승인 콘테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에 나서면서 이적은 어려움 없이 성사됐다.
콘테 감독의 부름을 받은 페리시치는 지난해 6월 토트넘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크로스가 무기인 페리시치가 콘테 감독과 재회하자 토트넘 팬들은 두 사제가 만들어낼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페리시치는 지난 시즌 콘테 감독의 3-4-3 전술에서 주로 왼쪽 윙백으로 기용됐다. 콘테 감독은 인터밀란 시절을 떠올리며 토트넘에서도 페리시치를 윙어가 아닌 윙백으로 주로 기용하면서 백3 전술을 가동했지만, 도리어 직전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손흥민의 득점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일어났다.
2021/22시즌 리그에서만 23골을 터트리며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많은 기대를 받으며 새 시즌을 시작했지만 리그 8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교체로 나와 해트트릭을 기록하기 전까지 리그에서 7경기 동안 침묵하는 극심한 골가뭄을 겪었다.
결국 손흥민의 2022/23시즌 리그 최종 성적인 10골 6도움. 직전 시즌에 비해 매우 아쉬운 성적이었다. 물론 손흥민은 시즌 중 안와 골절 부상과 스포츠 탈장까지 입으면서 컨디션이 100%가 아닌 게 성적 하락에 큰 영향을 줬지만, 일부 팬들은 페리시치와의 '불협화음'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지난 시즌 콘테 감독이 지휘할 때 손흥민은 최전방 3톱에서 왼쪽 공격수로 출전하면서 페리시치와 같은 라인에서 플레이했다. 이때 윙백이 페리시치가 더 공격적으로 올라가고, 골을 넣어야 할 손흥민은 미드필더에 가깝게 플레이하면서 팬들의 빈축을 샀다. 일부 팬들은 페리시치를 활용하기 위해 득점왕 출신 손흥민을 희생시키기 있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2022/23시즌 손흥민은 콘테 감독이 토트넘을 떠나는 3월 27일 전까지 리그 28경기에서 6골 2도움만 기록했다. 콘테 감독이 떠나고 시즌 종료까지 남은 10경기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했기에 콘테 감독의 전술을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기에 콘테 감독이 떠나면서 페리시치 입지는 애매해졌다. 먼저 왼쪽 윙어 자리엔 부동의 주전 손흥민이 있고, 오른쪽엔 스웨덴 윙어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있다. 또 신임 사령탑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스라엘 윙어 마노르 솔로몬을 영입해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출전 시간을 보장 받는 게 어려울 것 같고, 계약 기간도 1년 밖에 남지 않으면서 일부 언론들이 페리시치가 여름 이적시장 때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고 추측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페리시치는 유소년 시절에 6년을 함께했던 크로아티아 클럽 HNK 하이두크 스플리트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적이 예상됐으나 페리시치는 끝내 잔류하면서 2023/24시즌을 토트넘과 함께하게 됐다. 일단 예상대로 페리시치는 시즌 개막 후 리그 5경기 모두 벤치에서 출발하면서 교체 자원으로 분류됐다. 선발로 나선 경기는 EFL(잉글리시풋볼리그)-컵 2라운드 풀럼전이 유일하다.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최전방 원톱 자리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손흥민에게 자리를 내줬을 때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자리에 솔로몬을 배치했다. 솔로몬은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기록해 5-2 대승을 이끌었던 리그 4라운드 번리전 때 손흥민의 3골 중 2골을 도우면서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했다.
신입생인 솔로몬한테도 밀리면서 페리시치는 교체 자원으로 활용 중이지만, 현재까지 이른바 '슈퍼 서브'로 활약하며 입지를 다져갔다. 리그 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후반전에 들어온 페리시치는 맨유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후반 38분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에서 날린 낮은 크로스가 맨유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맞고 굴절돼 맨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지난 17일 토트넘이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터트리며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던 리그 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선 도움까지 올렸다.
0-1로 셰필드한테 끌려가는 상황 속에서 후반 35분 페리시치는 솔로몬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짧은 시간을 뛰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히샤를리송의 헤더 동점골을 도우면서 역전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이후 히샤를리송 패스를 받은 쿨루세브스키가 역전골을 넣으면서 토트넘이 승점 3점을 챙겨갔다.
주전은 아니지만 벤치에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기에 팬들은 페리시치 활약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침 손흥민도 시즌 중 클럽을 떠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야 하기에 손흥민이 부재 중일 때 페리시치가 큰 힘이 되주기를 기원했다.
손흥민은 부상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오는 2024년 1월 12일에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차출된다. 아시안컵 결승전은 2024년 2월 11일에 실시될 예정이기에, 만일 한국이 결승전까지 올라가게 된다면 토트넘은 한 달 이상 손흥민 없이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빠져 있는 동안 솔로몬과 페리시치가 빈자리를 메꿔주기를 희망했지만, 페리시치가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확정되면서 팬들을 걱정하게끔 만들었다.
한편, 페리시치 부상 소식에 토트넘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도 한숨을 쉬었다. 2024년 6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UEFA 유로 2024를 앞두고 있는 크로아티아는 페리시치가 빠르게 부상에서 회복돼 경기 감각을 되찾기를 기도했다.
현재 만 34세인 페리시치는 유로가 열릴 때면 35세가 되지만 여전히 크로아티아 대표팀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9월 A매치 일정 때 '라트비아-아르메니아' 2연전에서 모두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으며, 라트비아전 때 도움 2개를 올리면서 5-0 대승에 이바지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페리시치와 함께 유로에 참가하기를 원하고 있기에, 토트넘과 국가대표팀을 위해 페리시치가 재활 과정을 무사히 마쳐 부상에서 완벽하게 돌아올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나이가 많은 상황이어서 은퇴 시나리오까지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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