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외인 에이스가...' 14피안타 7실점 난타라니, 그래도 바꿀수 없었다... KT 3번째로 50승 고지, 한화 3연패 [수원 현장리뷰]

KT 위즈가 한화 이글스를 제압하고 기분 좋은 2연승을 내달렸다.

KT 위즈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9704명 입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7-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2연승과 함께 올 시즌 KBO 리그 10개 팀 중 3번째로 50승(2무44패) 고지를 밟았다. 반면 한화는 3연패에 빠진 채 38승 50패 5무를 마크했다. 리그 순위는 8위다.

한화는 정은원(2루수)-김태연(우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지명타자)-문현빈(중견수)-김인환(1루수)-윌리엄스(좌익수)-박상언(포수)-이도윤(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리카르도 산체스. 경기에 앞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최재훈을 계속해서 풀타임 기용하는 건 쉽지 않다. 몸 상태를 지켜보면서 투입해야 한다"면서 "산체스가 박상언과 호흡을 맞췄을 때 좋은 모습을 보였다. (10일 선발 예정인) 김서현은 최재훈과 맞춰야 한다. 오늘 넣으면 3일 연속 투입해야 한다"며 선발 포수로 박상언을 기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맞서 KT는 김민혁(우익수)-알포드(좌익수)-황재균(3루수)-박병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이호연(2루수)-김상수(유격수)-오윤석(1루수)-배정대(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 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이제 우리 팀도 어느 정도 정상적인 전력을 갖췄다. 시즌 초반에 워낙 우리 팀이 안 좋아 승리를 많이 까먹은 면이 있다. 다른 팀들이 다 우리 팀을 상대로 승수를 많이 쌓았다"며 웃은 뒤 "이제는 우리 투수진도 안정돼 있고, 불펜진도 반등한 상태다.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84를 마크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었던 산체스. 하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3패를 당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설상가상, 투구시 특별한 습관까지 상대 팀들에게 포착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당시 습관 노출 후 수정한 뒤 2경기를 잘 던졌다. 확실히 그런 습관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 산체스는 난타당하고 말았다. 한화로서는 주중 첫 경기라 뒤를 생각하면 과감하게 불펜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없었다.

KT는 5회까지 산체스를 상대로 무려 장단 14안타를 몰아친 끝에 7득점을 올리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1회말에는 선두타자 김민혁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포일과 황재균의 1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틈타 3루까지 갔다. 이어 박병호가 우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올렸다.(1-0) 계속해서 장성우가 3구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이호연이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내며 2-0을 만들었다.

2회에도 KT 타선이 불을 뿜었다. 선두타자 오윤석의 안타에 이어 1사 후 김민혁이 2루타로 출루,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 알포드는 9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아웃. 그러나 황재균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킨 뒤 다음 타자 박병호마저 초구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 적시타를 터트렸다. 점수는 5-1이 됐다.

산체스는 3회 2사 후 오윤석과 배정대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으며 1, 3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민혁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다시 4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사 후 황재균이 우전 안타를 친 뒤 상대 우익수 김태연의 포구 실책을 틈타 2루까지 갔다. 이어 박병호의 좌전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렸다.(6-1)

5회에도 KT는 한 점을 추가했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오윤석의 희생번트와 배정대의 1루 땅볼 때 3루까지 갔다. 결국 김민혁의 중전 적시타 때 김상수가 득점했다.(7-1)

타선이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사이, 마운드에서는 쿠에바스의 호투가 빛났다. 1회에는 정은원, 김태연, 노시환을 연속 삼진 처리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2회에는 실점으로 잠시 흔들렸다. 채은성과 문현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김인환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윌리엄스와 박상언, 이도윤을 모두 범타 처리하는 위기관리 능력과 함께 2회를 마쳤다.

3회 역시 삼자 범퇴. 정은원과 김태연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노시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4회에는 단 5개의 공만 뿌리며 기세를 더욱 올렸다. 채은성을 2구째 우익수 뜬공, 문현빈을 초구에 중견수 뜬공, 김인환을 2구째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솎아냈다. 이어 5회에는 윌리엄스와 박상언을 연속 외야 뜬공으로 유도한 뒤 이도윤을 3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황재균의 포구 실책이 나오고 말았다. 이어 2루 도루까지 내줬으나, 정은원을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쿠에바스는 선두타자 김태연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노시환을 중견수 뜬공,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문현빈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포효했다.

한화는 6회말 산체스를 내리고 한승주를 올렸다. 한승주는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중월 2루타를 얻어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경기가 후반부로 넘어간 가운데, 7회초 한화는 쿠에바스를 상대로 1사 1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박상언과 이도윤이 나란히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7회말 한화는 세 번째 투수로 이충호를 선택했다. 이충호는 김상수와 오윤석, 배정대로 이어지는 kt 타선을 삼자 범퇴 처리했다.

8회초 KT는 쿠에바스를 내리고 손동현을 올렸다. 손동현을 상대로 선두타자 정은원이 안타로 출루했으나, 김태연이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노시환이 우익수 플라이 아웃, 채은성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며 점수를 뽑지 못했다. 8회말에는 KT 타선이 삼자 범퇴로 물러났다. 그리고 9회초. 한화의 마지막 공격. 투수는 하준호. 한화가 선두타자 문현빈의 안타와 2사 후 최재훈의 볼넷, 하주석의 몸에 맞는 볼로 만루의 기회를 맞이했다. 여기서 정은원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점수는 7-2가 됐다. KT는 즉각 하준호를 내리고 김영현을 올렸다. 김영현은 김태연을 2루 땅볼로 유도하며 경기가 그대로 끝이 났다.

이날 산체스는 5이닝 동안 14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난타당하며 시즌 4번째 패전을 떠안았다. 경기 초반부터 많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쉽게 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에이스를 주중 첫 경기부터 조기에 내린다면 불펜에 과부하가 쏠릴 수밖에 없었다. 또 4일 휴식 후 등판할 수 있는 일요일(13일) 경기까지 생각한다면 선뜻 교체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한승주, 이충호, 김규연이 각각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해냈다. 한화는 문현빈이 멀티히트 포함, 총 7안타를 때려냈다.

이에 반해 KT 선발 쿠에바스는 7이닝 5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5승(무패) 달성에 성공했다. 이어 8회에는 손동현, 9회에는 하준호가 각각 마운드에 올라 1이닝씩 책임졌다. 총 15안타의 타선에서는 황재균이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또 김민혁과 박병호도 3안타로 펄펄 날았으며, 오윤석도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올 시즌 KT에 입단한 김영현은 데뷔 첫 세이브에 성공했다.

경기 후 '승장' 이강철 감독은 "한화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쿠에바스가 2회 위기를 잘 넘기며 안정된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장성우와의 볼배합도 갈수록 좋아지며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기대가 된다. 김영현의 데뷔 첫 세이브도 축하한다. 타선에서는 상대팀 에이스를 맞아 집중력을 보여줬다. 1회 박병호의 선취 타점에 이어 2사에서 이호연이 추가 타점을 기록하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고, 2회 베테랑 황재균, 박병호가 연속 타점을 올리며 승리할 수 있었다. 무더운 날씨에 선수들 수고 많았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