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골 넣고 쓰러진 엄원상... '중국 거친 플레이' 황선홍호, 3-1 승리에도 웃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중국 적지에서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경기였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주축 공격수 엄원상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의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친선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U-24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과 2연전을 치른다.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 번 중국과 맞붙는다. 이날 경기에서는 엄원상이 멀티골, 정우영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출혈이 컸다. 멀티골로 폭풍활약을 보여줬던 엄원상이 후반 21분, 상대의 무리한 수비 플레이로 인해 부상을 당했다. 결국 플레이를 이어가지 못하고 교체아웃됐다. 순간적으로 오른 다리가 꺾였기에 부상 정도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벤치로 들어간 엄원상은 테이핑을 하는 순간에도 상당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심한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걱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경기장에 쓰러졌을 만큼 중국 플레이가 상당히 거칠었다. 전반 32분부터 대표팀 공격수 송민규가 상대의 거친 슬라이딩 태클에 왼쪽 발목을 부여잡았다. 경기장에 누워 손으로 얼굴을 가릴 만큼 아파했다. 엄원상 교체아웃 이후에는 후반 막판 공격수 조영욱이 상대의 무리한 공중볼 경합에 머리를 부딪히고 쓰러졌다. 후반 추가시간 박재용도 패스를 시도하다가 태클에 당해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의심쩍은 판정도 있었다. 한국은 3-0으로 앞서 있다가 후반 17분 추격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중국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크로스를 시도할 때 이미 공은 라인 밖을 벗어난 상태였다. 그런데도 주심은 경기를 진행했고, 중국의 골로 인정됐다. 한국 선수들이 아웃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참고로 이날 경기는 왕 디 주심, 마지 부심, 궈 징타오 부심, 싱치 대기심 등 모두 중국 출신 심판들이 판정을 맡았다.

그만큼 한국은 어려운 조건을 이겨내고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 공격수 천성훈이 출격했고, 2선에서 송민규, 고영준, 양현준이 공격을 지원했다. 중원은 정호연과 김봉수가 조율했다. 포백은 황재원, 이한범, 이재익, 이태석,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전반은 스코어 0-0으로 답답한 양상이 이어졌지만, 후반이 되자 한국의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다. 후반 5분부터 선제골이 터졌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김봉수가 찔러준 공을 엄원상이 침투해 발을 갖다댔다. 이것이 골키퍼 키를 넘겨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이어간 한국은 후반 8분 엄원상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달아났다. 미드필더 정호연이 센스 넘치는 스루패스를 찔러넣어 수비 압박을 벗겨냈다. 엄원상도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후반 15분 정우영의 환상적인 중거리골로 점수차 3-0을 만들어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후반 17분 판정 논란에 이은 추격골을 내줬지만, 승리를 획득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