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의 악몽' '임대생' 자비처 멀티골 폭발!+자책골 2방 불운 맨유 UEL 8강 1차전 무승부, 극장 반전 드라마 세비야 2대2로 비겼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EPL 맨유가 홈에서 '임대생' 자비처의 멀티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막판 멀티 자책골 불운으로 세비야(스페인)와 비겼다. 유로파리그 4강행이 불투명해졌다. 세비야는 후반 막판 놀라운 뒷심을 보여주었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세비야와의 2022~2023시즌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맨유는 전반 자비처의 멀티골로 크게 앞섰지만, 후반 막판 8분 동안 말라시아와 매과이어의 연속 자책골을 내주고 말았다. 맨유 입장에선 다잡았던 승리를 놓쳐 땅을 쳤다.

맨유는 전반 1분 산초가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득점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맨유는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마시알, 바로 뒷선에 산초-브루노 페르난데스-안토니,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비처-카세미루, 포백에 말라시아-리산드로 마르티네스-바란-완비사카, 골키퍼 데헤아를 세웠다. 맨유 주 득점원 래시포드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맨유는 전반 12분 안토니의 결정적인 슈팅이 세비야 수문장의 선방에 막혔다. 경기 초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잡아나간 맨유는 전반 14분 먼저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임대생' 자비처의 왼발 선제골(1-0)이 터졌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스루 패스를 받은 자비처가 멋진 터닝 왼발슛을 기록했다. 자비처는 임대생이다. 오스트리아 국가대표인 그는 올해 1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맨유로 임대됐다. 뮌헨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자비처는 맨유에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임새가 컸다. 맨유 텐하흐 감독은 자비처의 폭넓은 활동량과 패스 연계 능력을 잘 활용했다.

세비야는 4-2-3-1 포메이션으로 대응했다. 최전방에 라멜라, 그 바로 뒷선에 토레스-라키티치-오캄포스, 수비형 미드필더로 구데이-페르난두, 포백에 아쿠냐-마르캉-니앙주-몬티엘, 골키퍼 보누를 내세웠다. 세비야는 경기 초반 전체 라인을 끌어올려 적극적으로 맞섰다. 최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가했다. 그런데 끌어올린 수비 뒷공간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맨유는 전반 21분 자비처가 두번째 골을 터트렸다. 세비야 뒷공간을 예리하게 파고 든 자비처가 마시알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차 넣었다. 자비처는 거의 3년 만에 한 경기 멀티골을 터트렸다.

2-0으로 앞선 맨유는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패스 연결이 매끄러웠다. 세비야는 너무 쉽게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했다. 허리에서 전혀 압박이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세비야의 공격이 잘 풀린 것도 아니었다.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맨유는 전반 34분 카세미루의 헤더가 세비야 수문장 정면으로 향했다. 세비야는 전반 42분 라키티치의 오른발 프리킥이 맨유 골대 위로 향했다. 세비야는 전반 추가시간 결정적인 득점 찬스까지 살리지 못했다. 니앙주의 헤더를 맨유 수문장 데헤아가 슈퍼세이브로 막아냈다. 맨유는 자비처의 멀티골을 앞세워 전반전을 2-0으로 앞선채 마쳤다. 세비야는 준비한 게 잘 풀리지 않았다.

0-2로 끌려간 세비야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풀백 나바스를 조커로 투입했다. 맨유도 바란을 빼고 센터백 매과이어를 첫번째 조커로 넣었다.

세비야는 후반전 초반 공격적으로 나왔다.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갔다. 반면 맨유는 세비야의 패스를 끊은 후 빠른 역습으로 세비야의 뒷공간을 노렸다.

맨유는 후반 16분 역습 상황에서 나온 안토니의 왼발슛이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이 컸다. 맨유는 후반 17분 에릭센 베호르스트 엘랑가 3명을 동시에 투입했다. 대신 브루노 페르난데스, 산초, 마시알에게 불러들어 휴식을 주었다. 세비야는 후반 21분 라멜라를 빼고 공격수 엔네시리를 조커로 넣었다. 세비야는 후반 28분 수소를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더 조였다. 맨유 안토니와 세비야 아쿠냐의 신경전이 대단했다. 측면 매치업 상대인 둘은 치열한 몸싸움을 펼쳤다. 맨유는 후반 35분 안토니를 빼고 펠리스트리까지 투입했다.

맨유는 후반 36분 말라시아의 결정적인 슈팅이 세비야 수비수 맞고 골대 밖으로 흘렀다.

세비야는 후반 39분 행운의 만회골(2-1)을 뽑았다. 나바스의 크로스가 맨유 말라시아와 데헤아를 연달아 맞고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말라시아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맨유는 수비수 마르티네스까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교체 카드를 다 쓴 맨유가 수적 열세에서 나머지 시간을 버텨야 했다. 세비야는 파푸 고메스까지 투입해 공격에 무게를 더 실었다. 맨유는 모든 선수가 수비에 임했다. 세비야는 후반 추가시간 엔네시리의 결정적인 헤더가 데헤아의 선방에 막혔다. 그리고 세비야는 후반 종료 직전에 엔네시리가 헤더로 동점골을 뽑았다. 맨유 수비수 매과이어를 맞고 들어가 자책골로 기록됐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대2로 거짓말 처럼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유럽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자비처에게 가장 높은 평점 8.1점을 주었다. 안토니는 7.9점, 마시알은 7.4점, 말라시아는 6.2점, 매과이어는 5.6점, 데헤아는 6.2점을 받았다. 세비야 엔네시리는 6.6점, 나바스는 6.5점, 보누는 6.7점을 받았다.

영국 BBC는 '축구는 흥미롭다. 지난주 금요일 세비야는 셀타비고에 2-0으로 리드하다 수적 열세에서 막판 10분만에 2골을 내줘 2대2로 비겼다. 1주일도 안 돼 세비야는 10명으로 싸운 맨유 상대로 후반 막판 2대2로 비겼다'고 평가했다. 두 팀의 8강 2차전은 21일 세비야 홈에서 벌어진다.

맨유 레전드 출신 전문가 폴 스콜스는 BT스포츠에서 "맨유가 세비야 원정을 가면 무척 어려울 것이다. 오늘 후반전이 맨유에 대재앙이었다. 만약 원정 다득점 룰이 있었다면 맨유는 정말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엔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맨유 레전드 골키퍼 출신 피터 슈마이켈은 BBC라디오5에서 "맨유는 아직 유럽 톱팀이 아니다. 맨유가 유럽대항전에서 성공하려면 스쿼드 보강이 필요하다. 맨유는 경기를 잘 관리할 선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맨유 자비처는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였다. 빨리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결국 끝에 비겼는데 우리가 원한 결과가 아니다. 너무 멍청하게 두 골을 내주고 말았다"고 말했다.

세비야 공격수 라멜라는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끝까지 싸웠다. 그리고 믿음을 갖고 있었다. 우리는 홈에서 열광적인 팬들과 함께 한다. 2차전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라고 말했다.

아쉽게 승리를 놓친 맨유 텐하흐 감독은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가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2-0까지는 잘 했지만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부상 불운이 있었고, 불운하게 자책골 두개가 나왔다. 우리는 오늘 큰 교훈을 얻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을 때 경기를 끝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극적으로 원정서 무승부를 기록한 세비야 멘딜리바 감독은 "우리가 후반전에 잘 했다. 하프타임에 한골을 추격하면 동점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기회를 잘 살렸다. 이게 세비야의 정신이다. 유로파리그에서 세비야의 역사는 우리를 더욱 크게 만든다"고 말했다. 세비야는 6번으로 유로파리그 역대 최다 우승팀이다.

이날 벌어진 유로파리그 다른 8강전에선 페예노르트가 무리뉴 감독의 AS로마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유벤투스는 스포르팅 리스본을 1대0으로 눌렀다. 레버쿠젠은 홈에서 위니옹과 1대1로 비겼다.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8강전에선 웨스트햄이 헨트 원정에서 1대1로 비겼다. 피오렌티나는 레흐 포즈난 원정에서 4대1 대승을 거뒀다. 바젤은 니스와 2대2로 비겼고, 안더레흐트는 알크마르를 2대0으로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