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대모’ 임성한표 고부 로맨스? ‘아씨 두리안’ 기대와 우려 사이[SS방송]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막장 대모’로 꼽히는 임성한(피비) 작가가 또 한 번 파격적인 신작으로 돌아온다.

TV조선 새 주말미니시리즈 ‘아씨 두리안’가 24일 토요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임성한(피비)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늘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작가인 데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멜로 드라마여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피비는 연속극 시장 최고의 작가이던 임성한 작가가 미니시리즈 작가로 변신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필명이다.

임성한 작가의 첫 판타지 멜로 드라마인 ‘아씨 두리안’은 단씨 집안의 별장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때마침 월식이 진행된 순간 등장한 정체 모를 두 여인과 단씨 일가의 시대를 초월한 운명의 이야기가 담긴다. 박주미, 최명길, 김민준, 한다감, 전노민, 윤해영, 지영산, 유정후, 이다연 등이 출연한다.

그동안 임성한 작가는 ‘신기생뎐’에서는 빙의, ‘오로라 공주’에서는 유체 이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는 AI를 등장시키며 예측불가 전개로 늘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임성한 작가가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운명을 담아낼, 색다른 판타지 멜로 드라마에서는 어떤 스토리를 선보일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한편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단순히 판타지 멜로가 아니라 예고편에서부터 고부간의 동성애라는 전례가 없던 스토리를 예고해 화제를 모았다. ‘아씨 두리안’ 티저 영상에서 장세미(윤해영 분)는 시어머니 백도이(최명길 분)에게 “어머님 사랑해요. 며느리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요”라고 고백을 건네는 장면이 등장했다.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고부간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설정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예고편부터 꺼내 놓은 것이다. 또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두 남성의 동성애까지 암시하는 내용도 나온다.

이미 임성한 작가는 여러 전작에서 귀신에 빙의되거나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무리한 설정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견인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기괴한 설정에 ‘막장 대모’라는 수식어로 불렸지만 연속극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MBC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SBS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등으로 유명한 임성한 작가는 막장 논란 끝에 은퇴를 선언했던 결심을 뒤집고 다시 드라마를 집필, 6년 만의 신작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을 내놓았다. ‘결사곡은’ 2021년에 방영돼 첫방송부터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쓰고, 시즌2 마지막화는 최고 시청률 16.6%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임성한 작가다운 독특한 대사와 장면들도 있었지만 기혼 남녀의 심리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고,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공개돼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었다.

박주미, 전노민, 지영산 등은 ‘결사곡’에 이어 이번에도 임성한 작가와 손을 잡았다. 여기에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등에서 김은숙 작가와 호흡을 맞춰 온 신우철 감독이 연출을 맡아 처음으로 임성한 작가와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만 ‘결사곡’ 시즌3는 귀신에 빙의하는 장면 등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으로 몰입감을 떨어뜨리며 이전 시즌들 보다는 부족한 화제성으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소위 ‘욕하면서도 보는’ 시청자들이 많았다면, 최근엔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시청자들의 눈높이 역시 높아졌다. ‘아씨 두리안’도 방송을 봐야 알겠지만, 더 이상 개연성 없는 스토리를 참고 보는 시청자는 없을 것”이라며 파격적인 소재 뿐만 아니라 완성도 높은 스토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임성한 작가는 늘 시청자들의 높은 원성을 받으면서도 자신만의 드라마 세계를 이어갔다”며 “무리한 부분도 있지만 중장년층의 욕망과 관심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주말극의 새 장을 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성과다. ‘결사곡’에 이어 ‘아씨 두리안’까지 계속해서 변모하고 도전하는 만큼 막장극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