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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질내사정기 - 유학생 편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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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깡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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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편





몇 년 전, 서른 살 때의 일입니다.



당시 저에게는 열 살 어린 여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제 전작들을 열심히 읽어 보신 분들은 그게 누군지 아시겠죠? ㅎ 얼굴은 그다지 예쁘지 않았지만 착한 심성과 단오절 춘향이 같이 검은 머리가 매력적인 여자였습니다.



하루는 스무 살 그녀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클럽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저는 화들짝 놀라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아냐고 하니 전혀 모른다는 순진무구한 여자 친구. 다만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나게 춤추며 스트레스 푸는 곳 같다며 꼭 가보고 싶다고 하는 겁니다.



저는 동심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적나라게 말해주었습니다. 부비부비가 들어오는 강도와 남자들의 목적성, 그리고 왜 그런 유흥가 근처로 모텔들이 1개 중대 재울 만큼 도열해 있는지. 아직 순진함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담아 본 적 없는 그녀의 눈망울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때 그녀가 날리는 일격.



“그런데 오빠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뜨아....... -0-....... 방심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녀에게 매우 안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야기 하자면 눈물 나게 슬픈 일이니 전작 [열 살 어린 여친] 찾아보시길) 그리고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눈망울로 저에게 클럽에 데려가 달라고 하더군요. 거절했다가는 혼자라도 견학 갈 기세였습니다.



당시 저의 복장은 퇴근을 막 마친 서른 살 대리님 패션. 실장님 패션이라면 뭐 어떻게 좀 해보겠는데, 정말 딱 대리님 패션. ㅠ 몸에 맞게 잘 재단한 클래식 정장차림이었고, 심지어 차도 가지고 나온 상태였습니다. 패션이 죄송해서 못 들어가겠다고 하자 그녀는 자신도 흰 티에 핫팬츠 차림이니 한 번 같이 가보자는 것입니다.(그래서 더 싫은 거야) 한 번 가보고 싶은데 혼자 가기엔 겁나고, 친구들끼리 가기에는 저한테 미안하니 동행해달라는 것이 그녀의 요구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홍대의 클럽은 막 기말고사를 마친 젊음의 리비도로 퐈이어! 스무 살 여자 친구 앞에서 클럽입장 뺀지 먹으면 어떡하나 졸였던 제 슴가와는 다르게 쉽게 입장하여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클럽은 미어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특히 남자들의 비율이 현격히 높았는데, 그냥 봐도 저보다 열 살 가까이 어려 보이는 스키니한 군미필들이 여성 페르몬을 찾아 코를 큼큼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노라니 여자 친구가 걱정되기 시작했고, 나라 지킬 때도 안 나오던 사명감으로 철통 같이 그녀를 지켰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맥주병을 들고 잠시 퇴갤. 그런데 신나게 놀고 나온 그녀의 표정이 뭔가 묵시록 시무룩한 게 아니겠어요?



“클럽 오면 남자들이 막 접근한다고 그러는데....... 나한테는 아무도 안 와.......”



그녀는 남자친구인 제 앞에서 이런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솔직히 그 말을 듣는 순간 괘심하다기 보다는 순진무구한 그녀의 투정이 귀엽기만 했습니다.



다시 들어간 클럽에서 저는 일부러 조금 거리를 두고 그녀를 지켜봤습니다. 철벽방어 하던 제가 사라지자, 아니나 다를까 포경은 했을까 싶은 어린 남자들이 그녀에게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조금은 긴장한 마음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주위에 제가 없는 것을 알게 되자 매우 당황해 하더군요. 저는 그런 그녀가 너무도 예뻐 보여 다가가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나중에 그녀가 말하길 남자들이 들이대는 게 무서웠지만 한편으로 자기가 여자임을 확인 받는 거 같아서 마냥 싫진 않았다고. ㅋ



그렇게 새벽 두 시정도가 넘어가자 서른 살 저의 체력은 절전모드를 시전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눅눅해져 버렸고, 스무 살 그녀는 저에게 체력을 핫스팟 켜고 나눠줘도 될 만큼 쌩쌩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내버려둬도 알아서 가드 잘 할 여자 친구라는 것을 알고 있던 저는 그녀가 보이는 bar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그녀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



“ㅇㅊㅇㄱ ㅂㅇ?”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못 들었습니다. 제가 못 들었다는 제스처를 취하자 그녀는 “여, 친, 인, 가, 봐, 요?”라고 또박또박 제 귀에 음성을 박아주었습니다.



아까부터 제 옆에서 혼자 독주를 마시던 여자였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답하자 그녀는 자기도 남친이랑 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_-



저는 그러냐면서 그다지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는 뻥이고요 -_-ㅋ 어쩔 수 없이 그녀의 푹 파인 가슴으로 눈이 갔습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거유.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만큼 퍼진 몸매라는 게 함정.



남자친구랑 왔다는 -하지만 혼자 술 마시고 있던 옆의- 여자는 짙은 화장과 과한 장신구를 걸친 채, 샤넬 티셔츠에 스키니한 데님 차림이었습니다. 손가락 사이에는 두꺼운 담배가 끼워져 있었고 나머지 손가락으로는 작은 스트레이트 잔을 쥐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대뜸 저에게 한 잔 하겠냐고 청하더니 내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바텐더에게 무언가를 주문했습니다. 마셔보니 그냥 평범한 싸구려 데킬라였습니다. 제가 남자친구는 어디 있냐고 묻자 그녀는 “우리들은 클럽에서 따로 놀아요. 나갈 때만 같이 나가고.”라며, 자기 커플은 매우 쿨 하다며 묻지도 않은 말을 했습니다.



이 여자 취했구나!



저는 애당초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소 넓대대한 얼굴은 그렇다 해도, 눈앞에 스무 살 여자 친구가 남자들에게 에워 쌓여 있는데.......



데킬라 잘 마셨다고 하고 일어나려 하자 그녀는 저에게 연락처를 알려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랑 같이 왔다면서요?”라고 상기시켰지만 그녀의 대답은 “그래서 뭐가요?”. 생각해보면 제 질문이 잘못된 것이지요. ‘남자친구랑 같이 왔다면서요’가 아니라 ‘나는 여자 친구랑 같이 왔어요’가 바른 답이었는데.......



---



며칠 후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습니다. 클럽에서 만났었는데 기억하냐고 하더군요. 어라? 당황한 저는 “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사실 그때 귀찮은 마음에 아무 번호나 알려줬다고 생각했는데, 무의식중에 제대로 된 번호를 준 모양입니다.



그녀는 제 여자 친구의 안부를 묻더니 자기랑 차 한 잔 같이 할 수 있겠냐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잡으려 들었고, 저는 어이없는 마음에 아니 내가 무슨 호구도 아니고 하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그녀랑 술 마시고 있었음. ( -_- 뭐? 왜? 어쩌라고? 니들이 나한테 돌 던질 수 있어? .......죄송.......)



조명 없이 본 그녀는, 역시 넓대대 했음. ㅋ 솔직히 외모적으로 절~대~ 호감 가는 얼굴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렇다고 모난 얼굴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눈을 감으면 방송인 정ㅎㄷ 씨가 생각나는, 그런 인상이었습니다. (정ㅎㄷ 씨 까는 거 아님. 언젠가 밝혔듯 저는 무한도전의 엄청난 팬입니다) 다소 큰 얼굴도, 조금은 촌스러운 펌도, 과한 장신구도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키에서 100을 빼도 몸무게 보다 낮을 것 같은 그녀의 체형도 그닥....... 저는 타고난 ‘외모’ 보다는 열심히 가꾼 ‘스타일’을 보는 편인데, 그녀는 자기관리 일절 없이 돈만 들여 장식한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매우 자신감 넘치는 태도였습니다. ‘내가 꼬시면 남자들 다 넘어와’ 이런? 아마도 꽤나 무거운 돈을 들였음직한 묵직한 장신구와 촌스러울 정도로 크게 박힌 명품 로고의 파란색 원피스. 원피스와 색상이 매치되지 않는 자주색 힐. 대체 자신감의 원천이 어딜까 궁금했습니다.



바로 ‘돈’이더군요.(의도치 않게 또 ㅈㅎ돈 씨가 떠오르네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돈ㅈㄹ을 하더군요.(돈자랑? 혹은 돈지ㄹ? ㅋ)



그녀는 자기가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는데 잠시 한국에 놀러온 거라고, 원랜 강남 호텔에 연결된 클럽이나 이태원 클럽으로 가는데, 어린 남자친구가 이끄는 대로 가다보니 홍대로 가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날 여러 남자들이 자기에게 접근했지만 번호 안 주고 있다가 저에게 번호를 물어봤노라고, 제가 황공한 표정을 지어주길 바라며 필터가 두꺼운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



안물 안궁.......

이 뭐 병.......



하지만 당당하던 그녀도 자기의 나이를 밝힐 때는 네 발로 기더군요. 유학생이라고 하기엔 사연 많아 보이는 나이 삼땡. 미국 어디서 무슨 공부를 하냐는 질문에도 저자세로 뉴욕에서 무용을 공부한다고 했습니다.



글쎄....... 편견일 수 있겠지만 저 몸매에 무용을?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저는 적당한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찍 일어나 집으로 들어와 잤습니다. 왠지 어린 여자 친구에게 못할 짓을 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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