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표 '오지환 계약'+'염경엽 보너스'…이제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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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표 '오지환 계약'+'염경엽 보너스'…이제 못 본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을 손봤다.
KBO는 11일 2024년 제1차 이사회 결과를 발표했다. 그중 '비FA(자유계약) 다년 계약 선수 관련 규정 신설'과 '메리트 지급 가능 항목에 한국시리즈 MVP 추가' 항목이 눈에 띄었다.
우선 '비FA 다년 계약 선수 관련 규정 신설'에서는 다년 계약 선수의 명확한 신분 규정에 대한 규약의 근거를 마련했다. 다년 계약 선수는 계약 기간 중 FA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고, 계약이 당해 년도에 종료될 예정인 선수에 한해 FA 자격을 승인하도록 개정했다.
구단은 비FA 선수의 다년 계약 체결 시 언제든 계약 승인 신청을 할 수 있다. 발표 다음 날까지 KBO에 계약서를 제출, KBO는 제출받은 다음 날 계약 사실을 공시하도록 했다. 기한 내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규약 제176조 [징계]를 준용, 계약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간주해 상벌위원회에서 제재 심의를 하기로 했다.
LG 트윈스와 오지환의 사례가 더 이상 나올 수 없을 전망이다. LG는 지난해 1월 오지환과 구단 최초 비FA 다년 계약을 발표했다. 2024년부터 2029년까지 계약 기간 6년, 보장액 10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등 총액 124억원의 조건이었다.
그런데 2023시즌 종료 후 오지환이 FA를 신청했다. 그간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은 FA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KIA 타이거즈와 3년 총액 25억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맺은 포수 김태군은 2023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으나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오지환의 경우 팀을 위해 형식상 FA 권리를 행사한 것이었다. 지난해 부활한 KBO 2차 드래프트 때문이다. 당해 연도 FA 신청 선수는 보호선수 35명 안에 넣지 않아도 자동으로 지명 제외된다. 오지환의 FA 신청에 따라 LG는 보호선수를 한 명 더 묶을 수 있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LG가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었다. 오지환의 다년 계약은 KBO 공시 전이었고, LG는 제도의 울타리 안에서 허점을 이용한 것뿐이었다. 그러나 야구계에서는 LG가 편법을 쓴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 속 LG는 지난달 21일 오지환과 'FA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 기간 6년, 계약금 50억원, 연봉 5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등 총액 124억원으로 비FA 다년 계약 시 공표했던 내용과 동일했다.
당시 FA 계약을 마친 오지환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게 제안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LG의 선수로 남을 수 있어 기쁘다"며 "올해(2023년) 모두의 노력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으로 팀이 통합우승을 이뤘는데, 앞으로도 많이 우승해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G 구단은 "FA 계약을 잘 마무리해 기쁘고, 오지환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오지환은 KBO를 대표하는 유격수다. 또 팀의 주장이자 LG의 프랜차이즈 선수다"며 "올해 선수들을 잘 이끌며 팀이 통합우승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줬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앞으로도 오지환에게 기대가 크고, 선수단을 잘 끌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KBO는 이번 이사회를 통해 비FA 다년 계약 관련 규정을 새로이 정립했다.
'메리트 지급 가능 항목에 한국시리즈 MVP 추가' 규정에서는 현 규약에서 정해 놓은 범위에서 벗어나는 메리트 지급을 제한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구단이 아닌 감독의 판공비나 사비로 선수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역시 LG와 연관이 있다. LG는 지난해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한국시리즈 공식 MVP와 별개로 자체 수훈선수를 선정해 사비로 상금 1000만원을 주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우승 후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한국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93표 중 80표를 획득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팀 동료인 포수 박동원(7표), 외야수 박해민(4표), 투수 유영찬과 내야수 문보경(이상 각 1표)을 제쳤다.
염 감독은 자체 수훈선수로 박동원과 유영찬을 뽑았다. 기존에 약속한 1000만원을 반으로 나눠 500만원씩 주기로 했다. 그러자 박동원이 염 감독에게 각각 1000만원씩 달라고 요청했고, 염 감독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두 선수에게 1000만원씩 포상금을 전했다.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방책이었고, 훈훈하게 마무리됐으나 KBO 규약에 어긋난다는 시선도 있었다. KBO는 2016년 제2차 이사회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메리트 금지 시행세칙을 마련했다. 선수단에 지급이 허용되는 항목과 허용되지 않는 항목을 세부적으로 규정했다. 이중 승리수당, 포스트시즌 진출 성과급(한국시리즈 우승 제외), 각종 격려금 등을 '허용되지 않는 항목'이라 명시했다. 염 감독의 '현금' 선물이 '각종 격려금'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존재했다.
KBO는 결국 감독의 사비 보너스 지급을 금지했다. 단, 한국시리즈 MVP에 대한 구단의 별도 시상의 경우 시즌 전 KBO에 운영계획서를 제출한 후 승인이 있을 경우 가능하도록 개정안에 반영했다.
한편 KBO는 2024시즌 이른바 '로봇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적용을 최종 확정했다.
미국프로야구는 아직 마이너리그에서만 로봇심판을 시험 운영하면서 메이저리그 도입을 미루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6월 "ABS 시스템 관련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계속 시험 운영하면서 조정 중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베이스 크기도 확대한다.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모두 전반기부터 도입한다. 2월 중 각 구장에 신규 베이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기존 15제곱인치인 베이스 크기를 메이저리그와 같은 18제곱인치로 확대해 도루 시도를 유도하고, 선수 간의 충돌과 부상을 막겠다는 의도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부터 베이스 크기를 확대해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KBO도 이를 따르겠다는 구상이다.
수비 시프트 제한도 전반기부터 KBO리그와 퓨처스리그에 적용한다. 내야수의 수비 능력을 강화하고 공격적인 타격을 유도하자는 차원이다. 시프트는 타자의 타격 성향에 맞춰 내야수를 1, 2루 사이 또는 3루와 유격수 사이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시프트 탓에 야구의 공격성이 줄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메이저리그는 지난해부터 투수와 포수를 제외하고 내야에 최소 4명의 야수를 둬야 하며, 2루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씩 수비하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도입을 추진한 피치 클락은 올 시즌 전반기부터 2군 퓨처스리그에 적용하고, KBO리그에는 전반기 시범 운영을 거쳐 후반기부터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피치 클락은 투수의 투구에 제한 시간을 두는 것이다. 2월 중 각 구장에 관련 장비 설치를 완료하고, 계시원 교육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방침이다.
투수 세 타자 상대 제도는 우선 퓨처스리그에만 적용 후,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KBO리그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당시 이 제도가 도입됐는데 제구력이 좋지 않은 한국 투수들이 꽤 애를 먹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역시 이 규정 때문에 투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국제대회에 이 규정이 점점 도입되는 만큼 KBO리그도 채택해야 하는 당위성은 있다. 일단 퓨처스리그를 통해 허와 실을 파악하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2022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행 중인 연장전 승부치기 또한 KBO리그 도입은 현장 의견 등을 종합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올 시즌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라 각 제도의 시급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승부치기는 10회부터 각 팀이 무사 상황에서 누상에 주자를 놓고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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