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없다' 김강민 마침내 한화행 결단…11명 방출 칼바람, 선수단 개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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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없다' 김강민 마침내 한화행 결단…11명 방출 칼바람, 선수단 개편 속도
▲ 김강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한화가 선수단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짐승' 김강민(41)이 우여곡절 끝에 합류하는 한편 선수 11명을 방출한 것이다.
한화는 24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 소속이 된 외야수 김강민이 선수생활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김강민은 한화 구단 사무실을 방문했고 구단 측에 선수 생활 연장의 뜻을 나타냈다. SSG에서만 23년을 뛴 '원클럽맨'이었던 김강민의 이적은 한마디로 쇼킹한 뉴스였다. 한화는 지난 22일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 김강민을 지명했다.
한화는 이미 40대의 나이에 접어들고 SSG 시절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던 김강민을 지명한 이유로 "김강민은 외야 뎁스 강화는 물론 대수비 대타 자원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우리 팀의 어린 외야수들과 많은 공감을 나누면서 성장을 도울수 있다고 판단해 지명했다"라고 밝히면서 팀에 필요한 선수임을 강조했다.
김강민이 고민 끝에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한화는 오는 25일 KBO에 제출할 보류선수 명단에 김강민을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김강민은 한화 구단을 통해 팬들에게 보내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강민이 남긴 메시지는 23년 동안 한결 같이 성원해준 SSG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나타낸 것이었다.
"사랑하는 팬 여러분. 23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습니다.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보내주신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을 잘 간직하며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합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김강민은 2001년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대기만성형 스타일이었다. 2006년 96경기에 나와 타율 .276 1홈런 14타점 8도루를 기록하면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강민은 2007년 타율 .243 4홈런 18타점 19도루로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보탬이 됐고 2008년 타율 .271 3홈런 32타점 16도루, 2009년 타율 .267 12홈런 42타점 10도루를 남기며 SK 왕조 시절과 함께했다.
SK가 'V3'를 달성한 2010년에는 타율 .317 10홈런 72타점 23도루로 맹활약하며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됐던 김강민은 2011년 타율 .281 8홈런 33타점 9도루, 2012년 타율 .272 5홈런 31타점 11도루, 2013년 타율 .301 10홈런 55타점 10도루, 2014년 타율 .302 16홈런 82타점 32도루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2014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한 김강민은 4년 총액 56억원에 계약하면서 잔류를 선언했고 2018년 타율 .298 14홈런 46타점 10도루로 활약,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하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2020년 타율 .253 12홈런 45타점 7도루를 남긴 김강민은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고 1+1년 총액 10억원에 잔류하면서 '원클럽맨'으로 남을 채비를 마치는 듯 했다. 지난 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303 5홈런 18타점을 남긴 김강민은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3점홈런을 폭발하며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만 타율 .375 2홈런 5타점을 남긴 김강민은 당연히 한국시리즈 MVP로도 선정됐다.
올해는 타율 .226 2홈런 7타점 2도루를 기록한 것에 만족한 김강민은 한때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으나 결국 2차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지명한 한화에 합류하기로 결정, 프로 23년차에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 김강민 ⓒ곽혜미 기자
▲ FA 계약에 사인하는 안치홍 ⓒ한화 이글스
한화는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을 비롯해 우완 강속구 투수 이상규를 1라운드에서 지명, 불펜 뎁스를 확충했고 3라운드에서는 우완 사이드암 배민서를 뽑아 군 입대를 앞둔 강재민의 공백에 대비했다.
이에 앞서 FA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여 베테랑 2루수 안치홍과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한 한화는 빠르게 선수단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타율 .292 8홈런 63타점으로 쏠쏠한 방망이를 보여주며 '모범 FA'의 표본을 입증한 안치홍은 롯데와의 2+2년 계약을 마치고 다시 FA 시장에 나와 한화의 적극적인 구애에 이적을 결심했다. 올 시즌 롯데에서 주장을 맡았을 만큼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선수라는 점도 한화 입장에서는 플러스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새 외국인타자 영입도 완료한 상태. 한화는 지난 19일 새 외국인타자 요나단 페라자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페라자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으나 25세의 젊은 나이와 탄탄한 체형, 그리고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 한화는 "열정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젊은 팀 분위기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힐 만큼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에서 열정적인 플레이로 사랑을 받았던 호세 피렐라처럼 활약한다면 한화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 한화는 이날 11명의 선수들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대상은 투수 김재영, 박윤철, 류희운, 류원석, 송윤준, 내야수 이성곤, 외야수 노수광, 유상빈, 장운호 등 9명과 육성선수 이준기, 신현수 등 2명이다.
▲ 김재영 ⓒ곽혜미 기자
▲ 노수광 ⓒ곽혜미 기자
김재영은 201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기대주였지만 통산 11승 1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84를 남긴 것이 전부였다. 올해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13에 그쳤다. 2019년 한화에 입단해 '10라운드의 기적'을 꿈꿨던 박윤철은 지난 해 11경기에 등판하면서 3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비췄지만 올해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60에 그치는 아쉬움이 있었다.
지난 해 KT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류희운도 올해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1.25에 그쳤고 150km 후반대 강속구로 유명세를 떨쳤던 류원석도 올해 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50을 남긴 것을 마지막으로 한화를 떠나게 됐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5승 2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18로 맹활약하며 한화의 북부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좌완투수 송윤준도 올해 1군에서 4경기만 나와 평균자책점 8.31을 기록하고 정든 한화를 떠난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이성곤은 롯데 퓨처스팀 타격 보조코치로 야구 인생의 제 2막을 연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로 2021년 삼성에서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으나 올해 1군에서 8경기에 나와 타율 .143을 남긴 것에 만족해야 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타율 .242 6홈런 47타점 3도루.
베테랑 외야수 노수광도 한화와 이별한다. 노수광은 올해 30경기에서 타율 .221 4타점 2도루에 그쳤다. 2013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노수광은 2015년 KIA로 트레이드된 뒤 2017년 SK를 거쳐 2020년 또 한번의 트레이드로 한화에 복귀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노수광과 트레이드됐던 이태양은 지난 해 FA를 통해 한화로 복귀했다.
지난 해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서기도 했던 유상빈은 고교 3학년 시절 대만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케이스로 1군 무대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올해는 1군에서 3경기만 나와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013년부터 한화에서 뛰었던 장운호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2021년에는 103경기에 나와 타율 .235에 타점 28개를 기록하면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올해는 4경기에서 타율 .222 1타점에 그쳤다. 육성선수로 나란히 한화에 입단한 이준기와 신현수는 1군 기록이 없는 선수들이다.
한화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58승 80패 6무(승률 .420)로 9위에 그쳤지만 미래를 향한 희망을 엿본 시즌이기도 했다. 노시환이 30홈런 거포로 우뚝 섰고 문동주도 8승을 챙기며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거론될 만큼 성장세를 보였다. 정규시즌 초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교체하면서 최원호 감독 체제로 새롭게 거듭난 한화는 한때 8연승을 질주하며 중위권 싸움에 파란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팀 타율 .241로 최하위, 팀 평균자책점 4.38로 8위에 그치는 등 전력의 한계를 노출했고 꼴찌를 탈출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더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2018년 이후 멈춰있는 한화의 가을야구 시계가 다시 한번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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