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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의 한계인가…'총체적 난국' 투수 교체, 14실점과 탈락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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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의 한계인가…'총체적 난국' 투수 교체, 14실점과 탈락 자초했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총체적 난국이었다. 두산 베어스가 납득하기 어려운 투수 교체를 반복한 끝에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내주면서 탈락했다.

두산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9-14로 졌다. 분명 승리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던 경기였는데, 물음표가 붙는 투수 교체를 반복하다 패배를 자초하는 결과를 낳았다.

두산은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면서 1패를 떠안고 시작했다. 4위팀에 메리트를 주기 위한 규정이다. 많아야 2경기를 치르는 시리즈에서 1패의 영향력은 꽤 크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래 5위팀이 단 한번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이 없는 역사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올해까지 9번 모두 4위팀이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래서 1차전은 반드시 잡아야만 했다.

두산은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으면서 업셋 기적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다. 1회초 김재호의 안타와 호세 로하스의 2루타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고, 양의지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날 때 3루주자 김재호가 득점해 1-0으로 앞서 나갔다. 2회초에는 김인태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2-0으로 달아났다. 3회초에는 로하스가 우월 솔로포를 터트려 3-0까지 거리를 벌렸다.

문제는 4회말에 발생했다. 곽빈이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면서 2사 만루 위기에 놓이더니 서호철에게 좌월 만루 홈런을 얻어맞아 3-4로 뒤집혔다. 순식간에 NC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큰 홈런이었고, 시즌 내내 에이스로 활약한 곽빈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여기서 바로 불펜을 준비시켜야 했다. 곽빈이 얼마나 더 흔들릴지 모르기 때문. 곽빈이 버텨주면 좋았겠지만, 김형준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3-5로 거리가 벌어졌다.

이때는 곽빈을 바꿀 필요가 있었지만, 준비 시간이 부족했는지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곽빈이 도태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에야 급히 김명신이 투입됐다. 곽빈을 너무 믿었던 결과일까. 어쨌든 곽빈은 믿음에 전혀 보답하지 못했고, 여기서부터 마운드 운용 계산이 완전히 꼬여버렸다.

▲ 두산 베어스 곽빈 ⓒ 연합뉴스
▲ 만루 홈런을 친 서호철 ⓒ 연합뉴스
▲ 환호하는 NC 선수단 ⓒ 연합뉴스


여기서 필승카드 김명신을 일찍 쓴 것도 문제였다. 두산은 정규시즌 막판 김명신을 비롯해 김강률, 정철원 등 필승조가 붕괴된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렇다면 이영하, 최승용 등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으면서도 구위가 있는 투수들을 먼저 선택해 실점을 최소화 하면서 반격을 도모해야 했다. 지친 필승조의 부담을 가능한 줄여줘야 승리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정규시즌 막바지에 이미 충분히 확인했다.

김명신은 4회 추가 실점 위기를 막긴 했지만, ⅓이닝 동안 10구만 던졌다. 그리고 5회 이영하가 등판했다. 필승조 카드 하나를 허무하게 소진하고 이영하를 올렸다면, 이영하를 더 길게 끌고 가야 했다.

이영하는 불운한 실점을 했다. 이영하가 선두타자 제이슨 마틴에게 뜬공을 잘 유도했고, 우익수 김태근이 잡을 수 있는 평범한 타구였다. 그런데 강승호가 무리하게 타구를 처리하려다 둘이 겹치면서 공을 놓쳤다. 2루수 뜬공 포구 실책이었다. 이영하는 2사 3루까지는 잘 버텼지만, 서호철 타석에서 폭투를 저지르는 바람에 실점해 5-6이 됐다.

▲ 최승용 ⓒ 두산 베어스
▲ 김강률 ⓒ 두산 베어스


6회말 최승용이 등판했다. 최승용은 두산이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또 다른 카드였다. 이영하가 앞선 이닝에서 데미지를 입었으니 최승용으로 간 것까지는 납득할 수 있었다. 최승용은 공 10개로 1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하면서 좋은 감을 자랑했다.

그런데 7회말 김강률이 등판했다. 승리를 생각한다면 3이닝, 아웃카운트 9개를 계산해야 했다. 남은 필승조 카드는 김강률과 정철원 둘뿐이었다. 박치국과 홍건희가 있다고는 하나 정규시즌에도 기복이 있었던 둘이다.

가을야구는 단기전이기에 불펜이더라도 감이 좋은 투수는 길게 끌고 가는 게 최상책이다. 최승용은 게다가 선발 경험까지 있는 투수니 여차하면 9회까지 다 맡길 수도 있다는 각오로 승부수를 던지는 쪽이 승산이 있었다. 1점차면 타선이 한 번 정도는 반격해서 뒤집을 여지도 있었다. 그때까지는 김강률과 정철원을 가능한 아껴야 했다.

빠른 투수 교체의 결과는 참담했다. 김강률이 7회말 박건우에게 안타,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여기서 두산은 정철원 카드를 꺼냈다. 뒤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이 계산은 대실패였다. 정철원은 김주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서호철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5-8까지 거리가 벌어졌다. NC로 승기가 완전히 넘어간 순간이었다.

두산은 8회초 2사 후 김재호가 안타로 출루하고, 김재환이 중견수 오른쪽 안타를 치면서 추격 기회를 잡았다. 이때 중견수 마틴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김재호는 득점했고, 김재환은 3루까지 갔다. 6-8로 좁혀진 순간이었다. 5-6으로 버티다 6-6 균형을 맞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는 대목이었다.

필승조를 이미 소진한 두산은 결국 8회말 홍건희 말고 내놓을 카드가 없었다. 홍건희는 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이 감독의 투수 교체 실패를 한번 더 상기시켰다. 두산 타자들은 9회초 3점을 더 뽑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나 이미 NC가 멀리 도망간 뒤였다.

▲ 정철원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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