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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선수보다 나은 좌완이 하나도 없다… SSG 공공의 샌드백 신세, 24G 중 8G가 10실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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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선수보다 나은 좌완이 하나도 없다… SSG 공공의 샌드백 신세, 24G 중 8G가 10실점 이상


▲ 마운드가 급격하게 무너지며 9월 이후 추락하고 있는 SSG ⓒ곽혜미 기자
▲ 40세의 베테랑 고효준은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이 선수보다 더 나은 좌완이 없다는 건 SSG의 구조적 문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2-0으로 앞서고 있던 9회 마무리 서진용이 3실점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한 SSG는 16일 잠실 LG전이 굉장히 중요했다. 당장 연패를 끊어야 했고, 팀 분위기도 되살려야 했다.

중반까지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5회까지 상대 선발 케이시 켈리의 변화구에 꽁꽁 묶여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선발 오원석의 투구가 나쁜 건 아니었지만 1회 1점, 5회 2실점하며 0-3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6회 4득점하며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1사 후 추신수와 최지훈의 연속 안타, 최정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에레디아의 적시타와 최주환의 2타점 적시타로 단번에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어 바뀐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박성한이 적시타를 쳐 내며 4-3으로 역전했다.

이제 이 1점을 지켜야 했지만, SSG의 최근 불펜 흐름을 볼 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6회 수비에서 바로 드러났다. 애써 4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는데, 6회 도로 4점을 내주며 그대로 무너졌다.

5회까지 80구 정도를 소화한 오원석이 그대로 6회 마운드에 올랐다. 최민준이 일찌감치 몸은 풀고 있었지만 오원석이 조금 더 효과적이라는 벤치의 판단이 있었다. 실제 LG의 타순이 좌타자로 이어졌다. 하지만 오원석이 6회 1사 후 문보경에게 2루타를 맞고, 박동원에게도 볼넷을 내주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문보경을 1루수 땅볼로 잡았으나 2사 1,3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이제 LG의 타순은 박해민 홍창기 신민재 김현수 순으로 네 명의 좌타자가 연이어 나올 예정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SSG는 40세 베테랑 고효준으로 두 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오원석이 이전 타석에서 박해민과 홍창기에게 안타를 맞았다는 것을 고려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었다.

▲ 승부처에서 아직 승부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그런데 사실 고효준은 좌완이지만 좌타자에 그렇게 강한 투수는 아니다. 물론 올해 SSG 불펜에서 대분전하고 있는 고효준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고 칭찬해야 한다. 하지만 어쨌든 좌타자 상대 성적이 좋지는 않았다. 올해 고효준은 이날 경기 전까지 총 123명의 좌타자를 상대해 피안타율 0.293, 피출루율 0.410,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764를 기록했다. 장타를 많이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출루 비율이 굉장히 높았던 셈이다. 0.410의 출루율은 리그에서도 몇 안 되는 특급 타자들의 전유물이다.

반면 104명의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119, 피출루율 0.275, 피OPS 0.430의 아주 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좌타자에 약한 좌완을 투입했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지만 결과도 좋지 않았다.

홍창기의 타격감이 절정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 2사에서 박해민과 어떻게든 승부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1점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했던 나머지, 결국 볼넷을 내주며 더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홍창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그대로 역전을 허용했다.

어쩌면 문제는 고효준이 아니었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0.764인 고효준보다 더 나은 좌완이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SSG는 당장 이날 불펜에 좌완 자원이 하나도 없었다. 올해 좌완 기근에 시달리면서도 별다른 대처가 없었다. 2군에 선수들도 별로 없었고, 2군에서 선수들을 실험할 생각도 없었다. 대신 고효준 임준섭이라는 베테랑만 믿었다. 두 선수가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 고효준 임준섭이라는 좌완 모두 좌타자에게 약한 데이터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임준섭의 좌타자 상대 OPS는 0.845다. 오히려 이날 불펜에 있던 선수 중 좌타자에게 강했던 선수는 이건욱 정도였다. 한두솔이나 다른 좌완 자원들을 꾸준하게 실험해야 한다는 의견이 꽤 많았지만, 지금까지 방치한 결과였다. 마땅한 자원도 없었고, 1군에서 실험할 생각도 안 했다. 그 결과가 불펜 좌완 기근이다. 설사 포스트시즌에 간다고 해도 이건 문제다. KBO리그는 잘 치는 좌타자가 유독 많은 리그다.

SSG의 민낯이다. 주축 불펜들의 힘이 떨어진 SSG는 최근 24경기에서 8번이나 두 자릿수 실점을 했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은 중요한 상황에서 실험한 적이 없다. 가장 중요한 시점에는 가장 믿을 만한 선수로 해야 하는데, 이제 이 중요한 시점에서 어린 선수들을 쓰기는 어렵다. 괴로운 잔여경기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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