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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차 지명→토미존 서저리→데뷔 6년 만의 프로 첫 10승 달성한 곽빈 “적당한 때에 10승 달성했다. 아시안게임 에이스는 세웅이 형과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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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차 지명→토미존 서저리→데뷔 6년 만의 프로 첫 10승 달성한 곽빈 “적당한 때에 10승 달성했다. 아시안게임 에이스는 세웅이 형과 동주”


프로야구 두산의 우완 선발 곽빈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에 성공했다.
 
곽빈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4피안타 4사구 3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탈삼진은 5개. 두산이 10-1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곽빈은 시즌 10승(6패)째를 거뒀다. 2018년 프로에 데뷔해 그해 3승(1패 1세이브 4홀드), 2021시즌 4승(7패), 지난해 8승(9패)을 거둔 곽빈은 커리어 처음으로 10승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97이었던 평균자책점도 8이닝 무실점 역투로 2.74로 크게 낮춰 기쁨은 두 배가 됐다.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에서 8회초 투구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두산 선발 곽빈이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뉴스1
2018년 배명고를 졸업하고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곽빈은 그해 3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7.55를 기록하긴 했지만, 주무기인 빠른공으로 팬들의 머릿 속에 각인됐다. 그러나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마감했고, 결국 그해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를 받아야 했다.
 
수술에 이은 재활로 2019, 2020시즌을 통째로 날린 곽빈은 2021시즌 선발로 변신해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98.2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무려 79개나 내줄 정도로 극악의 제구력을 보였지만,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2시즌엔 147.2이닝을 던지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전 시즌에 비해 50이닝 가량 늘었음에도 볼넷은 60개를 내주며 제구력이 향상된 모습이었다. 평균자책점도 2021시즌 4.10에서 2022시즌 3.78로 나아지며 정상급 토종 선발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임을 증명했다. 후반기의 맹활약을 발판삼아 국가대표로도 뽑혔다.
 
2023시즌엔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특히 시즌 시작인 4월엔 5경기에서 30.2이닝을 소화하며 자책점은 단 3점(6실점)만 내주며 월간 평균자책점이 0.88에 불과할 정도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고질병인 제구는 아직 들쑥날쑥한 모습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이닝 당 볼넷은 4.02개로 2022시즌(3.66개)에 비해 늘었다. 다만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피안타율이 0.199로 2022시즌(0.253)에 비해 5푼 이상 낮춘 결과 커리어 첫 2점대 평균자책점도 가능해 보인다.
 
이날 선발 맞대결 상대는 SSG의 토종 에이스인 김광현. 현역은 물론 KBO리그 역대로 통틀어도 역사에 남을 만한 선배와의 맞대결에서도 곽빈의 빠른 공은 거침없이 상대 타자들을 파고 들었다. 김광현이 4이닝 동안 9피안타를 내주며 7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는 동안 곽빈은 SSG 타자들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6회까진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1회초 두산 선발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뉴스1
7,8회에는 야수들이 곽빈의 10승 달성을 축하하는 호수비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줬다. 7회엔 2사 2루에서 한유섬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김태근이 빨랫줄 송구로 홈으로 쇄도하던 김강민을 잡아냈다. 8회에도 2사 1,2루에서 김성현의 얕은 파울 플라이를 좌익수 로하스가 잡아냈다.
 
8회까지 투구수가 102개였기에 완봉을 위해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었지만, 이승엽 감독은 무리시키지 않았다. 이날 1군에 콜업된 김유성을 올렸고, 김유성은 10-0의 큰 점수차 속에 마운드에 올라 1점만 내주고 경기를 끝냈다.
 
경기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선 곽빈은 “앞선 세 경기에서 승리가 나오지 않아 저 혼자 흔들렸던 것 같은데, (최)원준이형이 하다 보면 나오는 것이라고 해서, 마음 편안한 상태로 오늘 던졌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일 한화전 승리로 9승을 달성했던 곽빈은 6일 KT전, 12일 한화전, 20일 NC전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이날 곽빈의 8이닝 투구는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102구를 던진 만큼 데뷔 첫 완봉 욕심도 있었을 법 하다. 곽빈은 “완봉 욕심은 있긴 했는데, 다음 경기 등판도 있기도 하고요. 8회에 위기 끝에 막은 거라 욕심을 버렸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최고 좌완 투수 선배님이랑 맞붙게 되어 영광이었다. 그리고 이겨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에서 8회초 두산 선발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뉴스1
곽빈은 후반기 들어 1승4패 평균자책점 4.97로 흔들렸다. 이날은 뭐가 달랐던 걸까. 곽빈은 “저 스스로는 후반기에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후반기에 흔들리니까 ‘왜 안 되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투수 코치님과 투수 파트쪽에서도 폼이나 구위에 문제는 없다고 말해줬다. 이영수 코치님께서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조언해주셔서 멘탈을 긍정적으로 바꾸니 잘 됐던 것 같다. 아울러 오늘 타자들이 일찌감치 7점을 지원해줘서 든든했고, 더 집중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우익수로 나선 김태근은 데뷔 첫 리드오프로 나서 선취득점을 올렸고, 7회엔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곽빈의 무실점 투구를 이어주기도 했다. 곽빈은 “(김)태근이형이 제가 먼저 고맙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잘 던졌다고 말해주셨다. 제 배명고 선배님이기도 하다. 그래서 믿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날 곽빈은 주무기인 직구 외에도 변화구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곽빈은 “(안)승한이형이 제가 커브를 잘 살려야 직구 구위도 살릴 수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커브를 의식적으로 많이 썼다”고 답했다.
1차 지명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프로 첫 10승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곽빈. 그에게 프로 첫 10승은 적당한 때에 찾아온 선물이란다. 곽빈은 “첫 10승이라 좋긴 하지만, 아직 야구 할 날이 많이 남았잔항요. 내년엔 좀 더 나아지고, 내후년엔 더 나아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면서 “10승은 적당하게 달성한 것 같다. 솔직히 23살에 1군에 있게 될 줄도 몰랐다. 프로의 벽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요”라고 말했다.
 
올 시즌 곽빈에게 남은 목표는 뭘까. 평균자책점 2점대 유지는 아니냐고 묻자 곽빈은 “후반기 초반만 해도 2점대 유지를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언제부터 2점대 투수였나 싶더라고요. 3점대로 가더라도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곽빈은 다음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멤버로 가게 된다. 곽빈의 후반기 부진에 에이스가 흔들린다는 걱정이 나온 곳도 사실이다. 이런 얘기에 곽빈은 고개를 저으며 “제가 아무리 잘 던져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에이스는 (박)세웅이형(롯데)과 (문)동주(한화)입니다. 저는 절대 아닙니다. 동주한테도 얘기해뒀습니다. ‘동주, 네가 해야 한다고’라고요. 다같이 으쌰으쌰해서 잘 해보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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