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건후 아빠' 박주호 "100점짜리 은퇴 경기"
작성자 정보
- 가온길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476 조회
- 목록
본문
나은·건후 아빠' 박주호 "100점짜리 은퇴 경기"
마지막 경기서 '91분'…헹가래·박수 받으며 그라운드와 작별
"건강한 몸으로 경기장에서 은퇴하고 싶었다…향후 계획은 미정"
"나은이는 '돈 뭘로 벌 거냐'…축구에 빠진 건후는 울상"
기념 촬영하는박주호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가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울산 현대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6.6 [email protected]
(수원=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수원FC 박주호가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 100점을 준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수원FC는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에 1-3으로 졌다.
전·후반 91분간 중원을 누빈 박주호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박주호는 경기 뒤 은퇴 기자회견에서 "목표를 계속 세우고 도전해왔고, 후회하지 않는 성격이다. 선수 때는 늘 나에게 60∼70점을 줬지만, 오늘만큼은 후회 없이 잘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10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에 계속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로 경기장 안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는 박주호는 "작년부터 은퇴를 생각했지만, 아팠던 아내 때문에 은퇴하는 것으로 비춰지기는 싫었다"며 "축구에 대한 열정과 앞으로 경기를 뛸 수 있을지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버겁다고 판단했다"며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헹가래 받는 박주호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6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FC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끝난 후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수원FC 박주호가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3.6.6 [email protected]
"선수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친구인 이용을 제외하고는 14라운드 전북 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팀 동료들에게도 은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박주호는 "6개월만 쉬고 (조)원희 형처럼 복귀하면 되니, 우선 은퇴했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한 팀 동료들의 재밌는 농담도 소개했다.
박주호는 K리그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울산 시절이던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수원FC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2021년 7월 25일 울산에 5-2로 대승을 거둔 경기를 언급했다.
박주호는 도르트문트(독일) 시절 팀 동료였던 가가와 신지(일본)가 연락했다며 "나와 나이가 비슷하고, 그 역시 은퇴를 앞둔 선수라는 점에서 허심탄회하게 은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 뒤 "카타르 월드컵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세르지오 코치도 '축하한다, 좋은 기억이 많은 선수였다'고 말해줬다"며 고마워했다.
눈물 흘리는 박주호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가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울산 현대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6.6 [email protected]
TV 예능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박주호의 딸 박나은·건후 남매의 반응도 소개했다.
박주호는 "나은이가 처음에는 '돈을 앞으로 어떻게 벌 거냐'고 물었지만, 이내 '고생했다'고 안아줬다"며 "'다른 일을 여러 가지 해보겠다'고 나은이에게 답하자 '그래도 요리는 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또 "요즘 축구에 빠진 건후가 '왜 그만두려고 하느냐'며 울음을 터뜨리려고 하길래, '대신 너와 축구하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다'고 하자 좋아하더라"라며 흐뭇해한 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계획은 없다. 이번 달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스케줄을 정리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지금까지 수원FC에서 주장 역할을 비롯해 고참으로서 많은 역할을 해준 박주호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마지막 경기까지 팀을 위해 헌신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적장 홍명보 울산 감독도 "본인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뒤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건넸다. 그간 고생 많았다"고 박주호의 앞날을 응원했다.
2019년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주민규는 "(박)주호 형을 보면서 '나중에 주호 형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은퇴한다는 소식을 듣고 슬펐다"며 "지도자의 길이든 무엇이든 충분히 잘할 거라고 믿고, 항상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드리블하는 박주호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6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수원FC 박주호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3.6.6 [email protected]
2008년 일본 J2리그 미토 홀리호크에서 프로 무대를 밟은 박주호는 가시마 앤틀러스, 주빌로 이와타(이상 일본)를 거쳐 2011년부터 FC바젤(스위스), 마인츠,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등 유럽에서 활약한 뒤 2018년부터는 울산을 통해 K리그를 밟았다.
200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비롯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고 같은 해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이후 2015 아시안컵,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포백 라인을 책임졌다.
경기 전 은퇴식에서 이재준 수원FC 구단주와 수원FC 서포터스의 감사패를 받은 박주호는 경기 뒤에는 수원FC 선수단의 헹가래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박주호는 등번호 '6'과 같은 6일에, 유럽에서 활약하다가 국내로 복귀해 2018∼2020년 몸담았던 팀 울산을 상대로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수원FC와 울산 팬들은 전반 6분부터 1분간 박수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박주호를 배웅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