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기꾼 안 되려고” 설민석 울컥, 학위취소된 Y대 대학원 재입학 고백(강연자들)[어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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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기꾼 안 되려고” 설민석 울컥, 학위취소된 Y대 대학원 재입학 고백(강연자들)[어제TV]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캡처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캡처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Y대 대학원 재입학 사실을 고백했다.
7월 19일 방송된 MBC 예능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 2회에서는 설민석이 '한계'를 주제로 약 3년 만에 대중 강연에 나섰다.
이날 긴장한 채로 강단에 선 설민석은 깊게 심호흡 후 "저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너무 떨리고 공포스러웠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제작진분들이 역사 프로그램이 아니니까 선생님이 살아온 얘기를 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제가 절레절레 했다. '내가 뭐라고 저 같은 사람의 옛날 얘기를 해야 하냐, 아닌 것 같다'고 거절했는데 (번복하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된 이유는 제가 MZ분들에게 '고민이 뭐예요?'라고 물으니 답변이 입시, 취업, 거기에 수반돼서 오는 위기와 공포, 극복이더라. 그런 거라면 제가 살아온 흑역사를 말씀드리면 여러분들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백역사를 만들어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용기 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27년간 어느 자리에서도, 단 한 번도 밝히지 않았던 인간 설민석의 새까만 흑역사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그는 공부에 뜻이 없고 셰익스피어에 푹 빠져 배우나 극작가가 되려고 했던 과거를 털어놓았다. 당시 연극 연기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대학교에 줄줄이 떨어지고 심지어 군대마저 떨어졌다가 재수(?) 끝에 입대를 하게 됐다고.
문제는 거의 100㎏에 육박했던 통통한 몸이었다. 통통한 설민석을 마주한 고참들은 그가 낙오라도 하게 되면 자신들이 고생하게 될까봐 "어디서 저런 돼지XX를 데려왔냐"는 등의 폭언을 했다. 이에 "왜 사람을 이렇게 조리돌림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는 설민석은 좌절하지 않고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 운동을 2, 3시간씩 하고 10㎞씩을 뛰며 3개월 만에 30㎏ 감량에 성공했다.
군대에서의 경험을 '육체적 한계'라고 표현한 설민석은 전역 후 사회로 나오며 '환경적 한계'를 마주했다. 25세 나이 8수 끝에 단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며 성공만 남을 줄 알았는데 대학 동문으로 하지원, 유지태를 만나며 한계를 실감하고 위축이 되어 아싸(아웃사이더)로 전락했다는 것.
이런 설민석은 뜻밖의 곳에서 적성을 찾았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중학교 보습학원 파트타임 사회 선생님으로의 일을 시작했다는 설민석은 학생들을 가르치며 보람을 찾고, 30세에 대학 졸업을 하며 진로를 배우가 아닌 한국사 선생님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역사 전공이 아닌 탓에 이력서를 넣는 족족 불합격을 했는데. 포기하지 않은 설민석은 32세에 돌연 약속도 없이 큰 학원의 원장실에 들이닥쳤고, 원장님에게 "제가 나중에 대한민국에서 정말 유명한 한국사 선생님이 될 건데 그때 연락하시려면 아마 부담스러워서 못하실 거다. 그래서 어려워 마시라고 미리 연락처를 드리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설민석의 패기를 좋게 평가한 원장님은 그 자리에서 설민석을 고용했고, 설민석은 세 번째 수업 만에 학원에서 제일 큰 200명 교실을 마감시켰다.
42세의 설민석에겐 '무한도전' 섭외가 들어왔다. 그의 지상파 첫 데뷔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스타강사로서 10년간 최정상을 누리다 50대에 창업을 했다는 그는 "52세에 최강절정 지옥을 맛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때는 2020년 12월 말, 설민석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노크도 없이 저희 사장님이 확 들어와 휴대폰을 건네주더라. 봤더니 제 얼굴이 있는 기사더라. '논문 표절'이라더라"고 논란이 터졌던 당시를 회상했다.
설민석은 "사람이 살면서 엄청나게 큰일을 겪으면 어떻게 될 것 같냐. 눈앞이 하얘지고 멍해지고 사람이 다운이 되더라. 저를 사랑해주신 분들 앞에서 이대로 가는 건 안 되겠더라. 그래서 '나 물러나야 할 것 같다'고 하고 출연하던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전화해 '너무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고, 논문 지도 교수님들 일일이 다 통화하고, 가족한테 전화했다. 가족이 너무 두려워하더라. '괜찮냐'고 해서 '괜찮다. 오늘 일찍 들어갈 거니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 난리난 직원분들에겐 정중히 사과하고 '저 죽지 않으니까 걱정마라'고 안심시켰다"고 떠올렸다.
설민석은 "주저앉고 싶은데 저에겐 직원들과 가족이 있잖나. 마음 다 잡고 집에 들어가 가족들 안심시키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깨었는데 온 세상이 하얗게 눈이 덮여있는데 그때 제가 한 생각이 '꿈인가? 아 꿈이었으면'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다음부터 모진 시련이 밀려왔다. 회사는 완전히 어려워지고 직원들은 떠날 분들 떠나고 가족들과 밥을 먹으러 가면 식사하는 옆에서 손가락질하고 수근수근대고. 근데 정말 손가락질하는 건지 손가락질한다고 내가 느끼는 건지 모르니까 더 미치겠더라"고 토로했다.
설민석이 공황장애, 대인기피를 겪고도 재기를 결심한 건 자신을 사랑해줬던 어린이팬들 때문이었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회피하고 싶지 않았다는 설민석은 "제 악플 중에 가장 많이 달리는 게 뭔지 아냐. '역사기꾼'이다. 그런 비판을 받을지언정 내가 그런 삶을 살면 안 되겠더라"고 결심을 드러냈다.
이어 "연세대학원 교육대학원 역사학과 (석사) 논문이 문제가 된 거다. '내가 다시 시험봐야겠다'고 얘기했다. 제가 졸업한 학교를 다시 시험을 봤다. 합격해서 지금 학생이다"라며 표절 논란으로 학위가 취소된 학교에 재입학 한 사실을 고백했다. 수업뿐 아니라 답사도 다니고 MT도 참석하며 착실히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설민석은 "저 핵인싸다"라고 자랑했고, 이는 깜짝으로 강연을 찾아온 동기들이 인증했다.
강연 말미 울컥한 설민석은 "60대, 70대, 80대 어떤 고난이 저를 기다릴지 저는 알지 못한다. 확실한 건 어떤 한계와 고난이 있더라도 저는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가리라는 걸 확실한다"고 목표를 드러냈다. 그러곤 모두애게 꿈이 있다면 앞으로 걸어갈 것을, 꿈이 없다면 현재에 충실할 것을 조언하고 응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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